프레스턴이 수명과 국민소득의 관계에 관해 남긴 주요한 발견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주어진 한 시점에서는 더 부유한 나라가 더 오래 사는 횡단면적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둘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는 경제 성장이 아닌 외생적 요인이 국가의 평균 기대수명을 증가시키는 현상이 나타난다. 전자의 발견에 초점을 맞춘 연구자들은 경제 성장이 건강의 개선, 수명의 증가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프리쳇(Lant Pritchett)과 서머스(Lawrence Summers)는 1960년부터 1985년에 걸친 데이터셋에서, 도구변수(독립변수와는 직접 상관을 맺는 반면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그 밖의 변수와는 상관이 낮아, 독립변수의 외생적인 변화가 종속변수의 변화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변수)를 통해 추정한 GDP가 영아사망률(infant mortality) 및 아동사망률(child mortality)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긍정적 효과를 역설해보였다(Pritchett & Summers, 1996).
하지만, 앵거스 디턴을 포함한 세 명의 학자들이 2006년에 쓴 영향력있는 논문은, 1960년에서 2000년 사이 10년, 20년, 40년 간격의 경제 성장과 기대수명의 변화 사이에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지적한다(Cutler, Deaton & Lleras-Muney, 2006). 많은 나라들이 경제 성장이 없이도 괄목할만큼 수명이 증가했거나, 혹은 그 반대로 높은 경제 성장을 기록하면서도 수명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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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체제가 단기간에 벌어지는 재난 위기에 대한 대응에서 차이를 만들어냈다면, 평상시의 건강 격차를 만들어낸 차이는, 두 나라가 채택한 사회 정책에 있었다. 센과 드레즈는 중국이 비슷한 출발선에서 시작해 인도를 크게 앞지른 요인으로 식량의 공적 조달, 공적 보건 의료, 교육을 지목했다(Drèze & Sen, 1991). 인도에 비해 식량, 의료, 교육 등의 공공성이 매우 높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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