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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문화에 적응하기

사소한 것부터 다른 문화에 익숙해지기까지

by 김종섭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다름"이었다. 모든 것이 낯설고 달랐다. 물론 한국과 비슷한 점도 있었지만, 차이점이 더 크게 다가왔다. 한국에서 익숙하게 여기던 일들이 여기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낯섦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예를 들어, 아침마다 마주치는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하이" 또는 "헬로"라고 인사를 주고받는 문화였다. 한국에서는 이웃과 인사하는 것이 일상적이지 않다 보니, 그 첫인사는 매우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짧은 인사가 사람들 사이에 우호적인 기운을 만들어낸다는 걸 깨달았다.

또 하나, 실생활에서 자주 마주친 문화 차이는 "아엠쏘리"라는 표현이었다. 한국에서는 몸이 조금 부딪히거나 지나갈 때 아무 말 없이 그냥 지나가곤 했다. 그러나 여긴 "아엠쏘리"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처음에는 그 말을 꺼내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이곳에서의 사과는 단순히 잘못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내가 길을 지나갈 때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지나갈 때 "익스큐즈미"라고 말하지 않으면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상대방의 공간을 그렇게 의식하지 않지만, 여긴 그것이 매우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점에 익숙해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또 다른 문화 차이는 "엘리베이터"였다. 한국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문을 닫는 버튼을 누를 수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그런 버튼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문이 자동으로 닫히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이 또한 다른 사람들이 탑승할 기회를 주기 위한 배려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잠시 멈춰 선 문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지만, 결국 그 배려를 이해하면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를 때도 적응해야 할 점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예약 없이 머리를 자를 수 있었지만, 여긴 대부분 예약이 필수였다. 처음엔 그 작은 차이가 불편하게 느껴졌고, 머리 자르러 가는 빈도가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예약하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불편함도 사라졌다.

물건을 살 때도 한국과 다른 점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가격에 세금이 포함된 상태로 표시되지만, 캐나다에서는 가격에 세금이 별도로 붙는다. 가격을 보고 지갑을 꺼내려다 세금이 따로 붙는다는 사실을 깜빡한 적이 있었다. 또한, 물건을 사기 전에 추가 비용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한 번 더 고민을 하고 구매하는 습관이 생겼다. 음식점이나 유흥 업소에서 팁을 주는 문화도 처음엔 낯설었다. 팁은 서비스의 일부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를 실수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모든 것이 점차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색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아엠쏘리"나 "익스큐즈미" 같은 표현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때, 그리고 택스와 팁에 대해 계산하는 것이 더 이상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 나는 내가 이곳의 문화에 점점 더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결국,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던 사소한 문화들이 내가 이곳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카드 결제 문화, 예약 제도, 작은 인사, 팁 문화까지, 이 모든 것이 새로운 환경 속에서 나를 조금씩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에서의 삶과는 다른 문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한 결과, 오늘도 나는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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