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뜻하지 않은 세월과부딪쳐 주름이라는이름의 주범이생겨났다. 나이라는 이름이다. "나이 듦"을 인정 하기엔 아직도 젊다는 뻔뻔스러움으로나이를 밀쳐 냈다.자신감이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나이를 가지고 비하하고 묘사하는 다양한 말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영원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영원하리 믿었던 믿음의 관계가 깨져나갔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 근엄성 있는 이야기쯤으로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던진 말이 고리 타분한 꼰대의 말로 되돌아왔다. 때로는 웃음 있는 개그라고 생각해서 던진 웃음 한마디가 아제 개그가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나이 듦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은 나를 보고 착하다고 말을 한다. 도대체 내가 착한 것이 뭘까, 이 만큼 살았으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어리숙하게 착한 탓만 하는 내가 과연 어울릴까,
"순수하다. 선하다. 바르다. 곱다. 순진하다. 어질다." 대충의 수식어만 보아도 착한 사람은 법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 많은 것 중에 하나라도 내게 남아있는 것일까, 그나마 타고난 심성이 있어 눈치껏 버티어 준 탓에 그중 하나 정도는 남아 있는 듯했다.
삶의 법칙은 늘 뜨거웠다. 살면 살수록 뜨거운 정점의 온도를 맞출 수가 없다. 어느 정도 적당하다 싶었던 온도가 그때그때 달랐다. 어느 장단에 맞추고 흥겨워야 할지도 모를 순간이 난감하다. 삶은 살면 살수록 어렵다는 방증이 아닌가 싶다.
나이가 먹으면 애가 되어간다는 말을 문득문득 실감할 때가 있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뒤처짐에서 오는 이유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어느 가수의 노랫말에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라는 말까지도 왠지 유치해 보여 위안이 되질 않는다.
아내는 나를 보고 항상 헛똑똑이라 말한다. 실제적으로는 강한 듯하면서 실속 없이 무너져 내린 감성 때문인지도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나를 인간적이라고 따라 주었고 좋아해 주었다. 그때는 상처가 되는 일도귀담아듣지
않고 관대하게 대처했다. 그런 날의 행동들이 나이로 채워져 가면서 작은 일에도 노여움이 생겨났다.
세상을 어느 정도 경험한 날에는 무리하게 머리를 회전시켜 꼼수를 얻어내려 하는 일에는 비켜나간 웃음이 있었다. 세상이 변해가는 과정 중에 나도 같이 변해야 할 말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나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세상은 늘 그랬다.
조금은 손해 본들 어떠하리, 유연하게 행동했던 것이 때론강한 실망감으로 내려앉을 때가 종종 있었다. 기대치의 마음을 닫지 못한 나의 반란은 아니었을까,
세상 중심에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듯한 나를 만날 때가 있다.나를 마주친 시선은 세상에서 제일 고독하고 외로워 보였다. 느끼는 데로 얻어지는모든 것이 나에게는 진실이고 싶었던 어리석음이 외로워 보였는지 모른다. 아직도 태우다 내려놓지 못한 붉은열정의노을이 초 저녁에 걸려 있다. 한낮에 미련이 아직도 남아 있었나 보다. 내게도 노을처럼 열정이 남아 있는 것일까, 오늘부터 노을을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