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편이다 남편 아니고

모든 것은 믿음의 문제, 예민한 아기들

by 하이디김

잘 해낼 것이라 믿고

잘 살고 있다고 믿고

그가 필요로 하는 것에는 그럴만하다 역지사지하고


이랬어야 하는데,


결혼 생활의 절반을 다정한 말 한마디에 목매다..


연애할 때 들리던 그의 마음의 소리는 다 어디로 갔더라?


출산과 육아에 일할 수 없다는 게 왜 그리도 서러웠나,

귀 멀고 눈멀었지.


가끔 던지는 무정한 말과 불퉁스러운 말에다

모든 불안의 원인으로 돌리고

모든 불행의 근원으로 삼았던 시간들.


아이가 생기고부터 내 희로애락의 근원을

애 아빠에게 찾는 것은 왜 때문인지,

그것 또한 잘못 길러진 모성애와 여자의 본능인지

고치기가 오래 걸렸다.




오늘도 여지없이 '택시 타고 가 아빠, ' 하는 다섯 살 기쁨이.


우리 집에서 제일 어리지만 제일 자기중심이 서 있다.

고칠래도 어렵고 가르칠래도 어렵다.


주말마다 오는 아빠, 일요일이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주는 게 일상이 된다.

자기가 더 엄마랑 놀고 싶으니 아빠는 거기까지 알아서 가란다.


그래, 희생은 부모 몫이어야 하지.

네 놀이 시간도 인생 공부니..


아빠를 챙기려는 게 잘못도 아니다.


기쁨이가 해피가 아무리 예쁘대도 다 크면 혼자 컸다며 떠나갈 아가들.

내가 그랬듯 우리 언니들이 그랬듯.

결국엔 내 삶 내 가정이 우선순위가 되니까.




결혼생활 16년 차.

절반은 그입 말 한마디에 울고 웃은 날들이 길고도 길다.


법륜 스님이 한량 거둬 산다고 생각하랬던가,

없는 것보단 낫다 했던가?


하나하나 따져보고 다시 되짚어 보면,

이렇게 책임감이 강하고

열심히 밥그릇 챙기려 애쓰고

아이가 원하는 걸 다 해주려는 사람도 없는데.


좀 예민해

아기 같아.


가끔 이기적이긴 해.


너무 자기중심적이라 허탈할 때도 있지.


그런데 나쁜 점만 우뚝 솟아 보이는 거다

못난 마음이 가득 차면.

눈에 들보는 안 보여.

통영에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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