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고독: 나와의 관계 재건하는 법

바깥만 향하는 내 삶

by 하이디김

고독을 지독히도 꺼려한다.

연결되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

전화하고 싶어 근질근질

요 며칠 좀 참아 본다.


한 땐 Proactive 하게, 열심히 좋은 사람들과 연결되라고 하는 충고에 자극을 받았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연락도 해봤다.

노후에 남는 건 좋은 친구 밖에 없다는 충고 덕이었다.

'편안함의 습격(마이클 이스터, 수오서재)'을 삼분의 일가량 읽었다.

건강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날리며 주말만 되면 넘치는 스트레스를 술고래가 되어 푸는 식으로 이중생활하던 작가가 쓴 책이다.


실내외 섭씨 25도만 찾는 현대인의 폐해는 따분함을 못 참는다.

따분함의 사망은 라디오, 텔레비전 발명과 2007년 아이폰이 나은 후과다.

상상력과 사회적 유대는 사망선고 직전이다.


따분함과 고독 속에서, 자기와 관계를 재건하라. 그리고 네트워킹을 하며 더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안다. 맞는 말이다.


어쩌다보니 나는 삶 속에서 가족과도 적정 거리를 두며 살게 되었다. 계획한 것이 아니다. 절대. 내맘은 절절이 근거리로 가고 싶다. 그때마다 자산 운용 규모와 매물 지역 범위덕분에 우연히 만들어진 거다.

독박육아 못할 짓이다 싶어 밍키언니 찾아 도시 이주했지만, 택시비 만원 동네 초품아가 내 예산 적정범위 이내였고.


엄마와 아라레 언니가 사는 곳에 와서도 택시비 오천 원 나오는 동네로 왔다.


당시 매물 유무와 자산 허용범위 때문이었다.

비자발적 원가족과 적정 거리 두기로 유지되는 관계의 아름다움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 나는 믿는다.


가끔가다 불편하다.

도움 받을 일도 많다.

SOS도 친다.


그렇다고 이 적정 거리를 깨야할까?

서로 하루가 멀다 하고 왕래하면 삶의 질이 윤택해지나?


고플 때 마주치는 인연도 좋고.

갑자기 엘베에서 이웃과 나누는 어색한 미소도 좋다.

관계 스트레스와 뜻 없는 대사에 잡생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약속된 만남이 편하다.


즉흥적으로 차 한잔 술 한잔을 권하는 파티걸, 타고난 외향성인 이는 많은 사람을 만나야 힘을 모으더라.


나는 정반대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만큼의 사회적 만남이 좋다.


모습이 이렇다는 것도 하 세월 후 깨달았다.

어쩌면 이렇게 만들어낸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타인 시선과 말 한마디에 의미를 읽는 것은

내가 내 시선과 말속에 뜻을 담았다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찾아오는 격렬히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욕망은 그저 재미를 좇는걸까?


넷플릭스 드라마 보고픈 욕망은 모닥불 멍이 고픈 것일까?


주말 몇 번인가 누군가를 초대하고 싶거나

심야에 아라레 언니네 초인종을 누르고픈 마음을

지그시 누르며 내 욕망을 멀리서 바라보려 했다.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좋은 이가 남에게도 좋으니

그들보다 더 독점하고 싶어서일까?

산책하다가 누군가에게 전화하고픈 것은 내 모든 생각을 쏟아내고 싶어서일까?


그렇다면 나는 나와 대화를 잘하나?

사실 요새 종이 일기장에 진도가 잘 안 나가기 시작했다.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아침저녁 날씨가 풀리면서

새벽 산책을 슬슬 가고 있는데 개발괴발 재잘조잘 언어 설사를 유발할 산책 일기라도 쓰면 일기장 변비가 고쳐지려나.

내 몸은 가을을 좋아한다.

가을에 태어나서일까? 땀샘 터지는 여름보다 서늘한 가을에 눈이 더 일찍 떠지고

무라도 썰 것 같은 충동이 생긴다.


TSH 수치가 경계를 들락 거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두꺼운 다시마를 불려서 먹고 새벽에는 30분 등산도 사수해보고 서늘하게 밤톨이와 30분 밤산책도 좋다.


그렇게 바쁘게 고독을 맛보고 삼키고 있다.

그때만큼은 부질없이 좋은 벗을 소환하지 않고

내 마음의 소음을 온전히 듣는다.


그러다가 남기고픈 이야기가 생기면 몇 번을 곱씹다가

이건 브런치에라도 써야지 한다.

고독의 부산물이다.


그러다보니 웬즈데이 정주행을 끝맺지 못하고

차은우 예쁘게 나오는 드라마 '사랑스럽개'를 끝까지 못 보지만


책 몇 장이라도 더 들춰본다.

다행히 편안함 습격이 재미있다.

줄거리를 유튜브 요약으로 알고 폈지만

다음 장이 궁금하다.


나도 작가처럼 북극 순록 사냥은 차치하고라도

밤톨이와

이 동네 두꺼비 사냥이라도 한 번 가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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