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까지 맞춰 줄 수 있는데 너는 어때?

연애 스타일 맞추기.

by For reira

커피를 가지러 가는 길에 책상에 멍하게 앉아 있는 동료를 보게 되었다. 근심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앉아 있는 동료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 치자, 동료가 깜짝 놀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무슨 일 있는 거야?"

"아... 아니에요.."

말끝을 흐리는 동료를 데리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왜 그렇게 멍하게 앉아 있어? 걱정 되잖아. 진짜 별일 없는 거야?"

머뭇머뭇거리던 동료가 입을 열었다.

"사실.. 요새 연애하는 게 너무 힘이 들어요. 좋긴 좋은데, 제가 뭔가 잘하려고 해도 항상 서운해하기만 하는 것 같아서요.. 제가 뭘 잘못하고 있나 계속 생각하게 되고.. 그동안 너무 오래 쉬었다가 시작한 연애라서 적응이 안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제가 뭔가 잘 모르는 게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복잡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동료가 한숨을 푹 쉬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가지고 서운해하는지 알고 있어?"

"되게 작은 부분들이에요. 좀 전에는 저에게 연락이 잘 안 된다고 서운하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연락이 얼마나 안되었길래?"

"제가 일하면서 집중하면 폰을 잘 못 보거든요. 근데 그 시간이 길지도 않아요. 20분 정도 지난 다음에 답장한 건데도 뭐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신경 쓴다고 쓰고 있는 건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말끝을 흐리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일할 때 신경 많이 못쓴다고 너의 상황을 이야기해본 거야? "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하긴 했는데.. 그래도 서운해하는 거 같아요."


연애를 하다 보면 서로 조율해야 하는 문제가 많이 생긴다. 생활 방식이나 생각 등에서 오는 작은 차이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맞출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 명이 지나치게 상대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을 때 생긴다.


위의 경우만 보아도 한 명은 요구하기보다 무덤덤하게 넘어가거나 요구사항을 들어주려는 성향이 강하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의 요구를 최대한 표현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에서 많이 맞추려고 하고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힘에 버겁게 느껴지게 된다.

싸우기도 애매할 정도로 작은 문제들, 그리고 상대는 솔직하게 무엇인가가 문제라고 이야기해온다면 그것에 맞춰 주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런 작은 문제들이 하나하나 쌓이면 '도대체 어쩌라는 거야'라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상대의 작은 요구들을 끊임없이 듣다 보면 가끔은 '내'가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었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있다. 최대한 맞춰주려고 해왔던 노력이 서로 원하는 모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스타일에 휘둘리기만 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누구의 잘못도 없고, 뭔가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나의 감정은 점점 힘들어진다.


이럴 때는 일단 과감하게 상대의 요구사항을 다 잊어버리자. 내가 조금이라도 힘들게 느끼는 연애는 좋은 연애가 아니다. 상대의 요구사항을 배제하고 나서, 내가 어떤 스타일의 연애를 해왔으며, 내가 원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크게 잘잘못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연애 스타일에서 오는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일 것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타입이고 상대는 어떤 것을 바라고 있는 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을 정리해서 나에 대해서 스스로 파악을 했다면, 상대가 원하는 작은 요구사항들을 어디까지 들어줄 수 있고 어디서부터는 상대가 나를 위해 들어주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는 과정이 끝나면, 상대에게 대화를 요청해야 한다. 내가 그동안 어떤 부분을 버거워했으며 어떻게 생각을 정리해 왔는 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상대는 내가 요구사항들을 버거워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랑하는 자신의 연인을 힘들게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의 작은 요구사항들에 상대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의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서로 선을 정하자. 서로 다른 부분은 설명을 통해서 이해시켜주고, 서로가 힘들지 않을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연애 타입을 맞춰가야 한다.


연애의 스타일 차이에서 오는 작은 문제들은 서로 '그냥 내가 좀 더 맞추자'라는 마음으로 넘기면 좋은 결과를 낳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즐거워야 할 연애에 오히려 치이게 십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난 이런 사람이야. 이건 하고 이것 못해.'라는 식으로 강압적으로 통보해 버리면 안 된다. 그것은 '나는 내 것을 양보하려는 노력을 하기 싫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내가 노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상대도 똑같이 노력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좋은 연애로 발전하기 어렵다.


내가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상대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서로가 양보해야 하는 선을 정하는 대화 자체가 바로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정해진 선은 서로의 노력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을 만들기 위해 나누었던 대화는 서로를 잘 몰라서 발생하는 작은 트러블들을 미리 예방해준다.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양보하고, 힘든 감정이 쌓이는 연애는 좋은 연애가 아니다. 만약 지금 상대를 사랑하는 만큼, 무엇인가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고, 지치는 느낌이 든다면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나는 절대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맞춰주려다 보니 생기는 안 좋은 감정일 뿐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대화를 통해 함께 선을 만들어 간다면,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우리는 정말 멋진 커플이야'라는 생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 해야 할 일

- 일방적으로 맞춰주려는 마음은 버리기.

- 나의 연애스타일과 내가 원하는 연애 스타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 어디까지 양보해야 할지를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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