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해야 할 것들이
줄을 선다
시장통 같아
나는 헤매듯
무엇을 살지 고른다
분명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부 사야 할 것으로
바뀌었으니
분명 가던 길을
잃었음에 틀림없다
장에서 엄마를 잃어
그 손을 놓쳐
목놓아 울던 때처럼
시장통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섰다
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눈을 감고 생각한다
길쯤은 찾을 수 있지
나는 어른이다
용서하는 어른이고
길 잃어도 엄마를 찾지 않는
숨을 고르자
감히, 감히
내뱉던 깊은 한숨이
흘리지 못한 울음 대신
로켓처럼 나를 쏳아 올려
더는 헤매지 않고
하늘에서 땅을 보고
찾게 할 테니
그것이 무엇이든
해야 할 많은 것들이
줄을 서도
성장통으로 눈을 감으면
무엇으로 살지
찾게 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