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의 뒷모습은
빗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우산 없는 뒷모습은
안녕, 하는 사이 잊혀
비로 내려도
덩그러니 남은 우산으로
길 앞에 놓인 어둠이
빛처럼 사라져
소리를 낮추고
음음 나는
비 맞을 당신에게서
‘부슬 비라 괜찮아, 잘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이 도착한다
만남은 꽃잎처럼
순간이어도
이토록 오래도록 지지 않아서
피고 지는 동안
우산이 되어
안녕, 하여도
홀로이어도
홀로이지 않도록
사랑하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빗길을 걸어도
그이 뒷모습으로
돌이킬 수 없는 사랑으로
음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