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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ah Feb 27. 2024

성장통

눈을 감으면

해야 할 것들이

줄을 선다

시장통 같아

나는 헤매듯

무엇을 살지 고른다

분명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부 사야 할 것으로

바뀌었으니

분명 가던 길을

잃었음에 틀림없다


장에서 엄마를 잃어

그 손을 놓쳐

목놓아 울던 때처럼

시장통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섰다

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눈을 감고 생각한다

길쯤은 찾을 수 있지

나는 어른이다

용서하는 어른이고

길 잃어도 엄마를 찾지 않는

숨을 고르자


감히, 감히

내뱉던 깊은 한숨이

흘리지 못한 울음 대신

로켓처럼 나를 쏳아 올려

더는 헤매지 않고

하늘에서 땅을 보고

찾게 할 테니

그것이 무엇이든

해야 할 많은 것들이

줄을 서도

성장통으로 눈을 감으면

무엇으로 살지

찾게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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