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에 긍정하던 나를 보았네
그래 아니야 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나는 얼마나
아니라는 거야라고 외쳤을까
네가 하는 그 모든 말들이
파편으로 부서져 조각조각 피를 낼 때에
그래도 아니라고 발을 딛고
꿋꿋이 피를 흘렸다
밖에서 안으로만 도망칠 수 있어
상처의 골짜기에는
계속해서 아니라는 말만 메아리쳤다
끝내 내 세계의 문을 닫고
네 세계에 들어섰을 때
벗은 몸으로 나는
다시 태어날 수 있었지
나는 아니라는 말을 가두어 놓고
홀로 앉아
발을 씻었네
네 미소가 흐드러지게 피니
아, 봄이구나 하고
앉아 보았네
그래, 맞아
긍정하던 나를 보았네
그래, 아니야 부정하던 너의 긍정에
나는 네 미소 만을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