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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Mar 28. 2024

 기말고사 전야...

기말고사를 앞두고  라테의 스케줄은 더욱 분주해졌다.

오브제 조형 작업은 겨우 마쳤지만

영상 다큐 제출이 남아 있고

교양과목들도 걱정이었다.

 

지금의 교양수업은

라테~~ 와는 매우 달라져있어서( 좋은 쪽으로.)

전공급의 난이도를 자랑했기에 ;;


하지만 교수님들께서 수업 자료를

pdf 파일로 배포해 주시기에

90년도 라테! 에 비하면  

자료수집과 공부는 땅 짚고 헤엄치 기급!^^

라테의 선택적 디지털 사랑^^


하지만 득이 있으니 실도 있어야 공평한 세상...ㅠㅠ

벼락치기가 불가능한; 막대한 분량과

상대평가라는 채점 방식이 라테의 발목을 잡았다.^^;


전체 학생 중에

a를 받는 학생의 퍼센트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교수님들도 변별력을 위해 난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셨다 -.-;


mz 동기들은 디지털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만

라테는 그렇지 못하기에 ㅠ

비! 디지털 과목만큼은 반드시 a를 받아야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시험 준비를 했다.


집에 가는데 한 시간 반

가서 밀린 살림, 저녁밥 등등을 하고

(가족들이 그냥 놔두래도 결국 내가 하게 되는 매직;

주부님들은 아시죠? -.-;)

다른 과제하고 뭐 하면 어느 새 새벽이라 ㅠㅠ

아예 학교에서 두 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하고 가는 게 효율적이었다.


학기 초엔 혼자만 노구인 게 ㅋ 싫어서

학생회관에서 공부하는 걸 꺼려했던 라뗴였지만

어언 한 학기가 다 되니 배짱이 생긴 건지..

학생들 틈에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두드렸다.

관절이 메롱 인 라테기에

노트북에 코를 박고 거북목 자세로 공자왈 맹자왈 하다 보면

목과 허리가 뻐근해지면서 곡소리가 난다 ㅎㅎ


그럴 땐 탁 트인 전면창 너머 캠퍼스를 바라보며

잠시 힐링을...

크진 않지만 예술대학 그 잡채의 미감이 돋보이는

 우리 학교 캠퍼스는

라테의 마음을 늘 평온하게 해 준다.

입학하고 세 달 동안

정말이지 서울에 온 시골쥐 그 잡채로써!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디지털 시스템,  mz학우들, 과제, 시험이라는 트랙을

채찍질에 신음하는

늙은 공부노예 같던 라테..ㅎㅎ


기말고사라는 큰 산을 남겨두고 있긴 해도

그 북새통 ㅎㅎ 좌충우돌 끝에  한 학기의 70퍼센트를 달려왔다니...

이 상황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어둠이 내린 캠퍼스엔 드문드문 야작(야간작업)하는 학생들만이 오고간다.


*여기서 야작 에피소드 하나! 

미대는 특성상 집에서 작업을 하기 힘들기에

학교 작업실에서 밤에도 야간작업을 허용한다.


라테도 1학년 2학기에 팀플 야작을 한 적이 있다.

사각형 틀에 담긴 아크릴 용액 안에 컴퓨터 cpu를 넣고

굳혀 큐브 오브제를 만들어야 했다.

아크릴 용액은 냄새도 독하고 위험하기도 해서

 야외 공동작업장에서 만들기로 했다.


맞은편에선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캠핑카를 만드느라 용접을 하고 있었다.

촬영을 맡은 라테는 동기 하민이가  큐브를 제조하는 과정을

다양한 샷으로 담기 위해 작업공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아닌 밤중에 50대 여성이  왔다 갔다 하니 ㅎㅎ

산디과 학생들은 살짝 의아한 듯했다.

바로 앞 여학생에게 조그만 소리로


안녕하세요? 저도 학생이에요^^‘;;;

융합예술과 22학번이에요


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이내 서로의 작업에 골몰하고 있는데

예비역으로 보이는 남학생 두 명이 들어온다.

마침 반대쪽을 촬영하려고

뒤돌아선 라테였지만 나이든 사람 귀는 소머즈 귀라는 걸 몰랐던

예비역들이 소곤대며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누구야??


어. 늦게 학교에 오셨대. 융예과 1학년이시래.


응?? 킥킥... 킥킥킥....


분명히 웃음소리다.

예전 같으면,  서러워 눈물이 고이며. 열폭했을 수도 있던 상황이지만.

한 학기 짬바가 생겼다고 저쯤은

애교로 느껴지는  라테.ㅋㅋ

더 열심히 ㅎㅎ 촬영을 한다. ^^;;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경험치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일 뿐이지

딱히 악의가 있어서는 아니란 걸

조금은 알 것 같았기에...


한 밤중에 어둑어둑한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건

좀 스산하기도 하지만

까만 하늘아래 군데군데 가로등이 켜진 밤의 캠퍼스는

라테에겐 세상 그 어떤 휘황찬란한 장소보다

아름답고 가슴 벅찬 장소였다.


밤까지 작업하는  날은 남편이 픽업을 와주었다.

강남의 회사에서 의왕시의 학교 다시 수원의 집까지

긴 운전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어쩌면 나보다 더 ,

나의 대학생활을 좋아하는 눈치인 남편..ㅋㅋ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진짜 열심히 공부해서 기말 시험 잘 볼 거야!!!

를 되뇌며 또다시 조급해지는

라테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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