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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Feb 23. 2024

피드백 신생아 라테.

* 코너 속 코너 - 라테의 웃픈 하루.^^

그날도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  

자연스럽게 ~학생들을 따라  올라타고 있는데~~~

기사님이 라테를 향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소리로 묻는다.

아주머니! 어디 가시게?  

뜨헉...............

학교 옆 아파트 단지에 사는 중년여성이

스쿨버스를 타고 편하게 가려던 걸로 오인하신 듯했다.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ㅋㅋ

이 나이에 대학생이 된 내 잘못도 있긴 해서 ㅋㅋ

기사님. 저도 계원예대 학생이에요!!!

멀뚱히  보고만 있는 기사님을 무시; 하고

버스에 올라타 뒷자리로 우당탕탕 뛰어가 앉은 라테...

아. 대학교 한번 가기 힘드네… 그래도 계속 타야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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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반의 대학은 라테와는 너무나 달라졌다.

단 하나의  정답이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무수한 방법을

스스로 탐구해 가는 과정에

방점이 찍힌 강도 높은 수업은

암기식 공부에 길들여진 라테에게

 무척이나 낯설고 힘들었다..


예술대학의 실기수업은

작업기획 + 피드백+ 작업완성+ 피드백의 순환이다.

작업 과정을 단계별로  발표하고

교수님과 학생들의 피드백 토론을 거쳐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처음 접한 피드백 토론의 그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라테는 초중고에서  토론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학급회의 빼고 ㅋ)

어른들이 토론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저 명령하달식의 소통의 전부인

세상에서 자랐기에

토론의 정확한 의미조차 모르고 어른이 됐다.


부럽게도 mz 동기들은 어려서부터

토론식 교육을 받은 세대들답게

라테와 비교되는 ㅋ 세련된 토론 태도를 갖고 있었다.

일단 안 좋은 지적을  들어도 정색하는 법이 거의 없다.

수용하는 태도를 먼저 보이고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말한다.


라테는 못 그랬다..ㅠ

라테는 공적인 의견과 개인감정의 분리가

안 되기 때문이었다.-.-

마치 드라마 악역을 실제 악역인 줄 알고 때렸다는;

옛날 어르신들처럼;;

작품에 대한 비평과 자신에 대한 공격을

당최 구분 못하고

움츠러들고, 당황하고, 속상해하는 라테..


작업 피드백을 줄 때도

객관적이고 예리한 비판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는데


라테는  

자식뻘의 동기들이 힘들게 만들었을 작업에

부정적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얘기했다가,그 동기가 불쾌해하면  어쩌지..

하는 유치한; 걱정까지 하느라

라테는 작품의 장점만  읊어댈 뿐이었다...

 

반대로.

친구들이 라테에게 피드백을 줄 때는.

 살짝 부정적인 뉘앙스가 나오는 듯하면..

심장이 마구 두근두근거리면서 (협심증 의심 나이;; )

작업 피드백이 아닌

라테 자신이 거부당한 느낌을 받고 -.-;

갑자기 그 친구에게 서운함이 밀려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 일쑤였다.


물론 동기들도 사람인 이상

자기 작품에 대한 상찬을 더 좋아하고

세게 들어오는 날 선 비판 앞에서는

 (교수님마다 케바케)

의기소침하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비평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발전의 토대로 삼으려 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데 라테는 지적을 받았다는  그 사실에 꽂혀;;

정작 중요한 피드백의 내용을 종종 놓쳤다.

이 무슨 어리석은..;;

피드백과 개인감정을 혼동하지 말고 분리할 것...

22학번 50대 라테의 최대 난제였다...


그때마다 라테는 동기들에게 sos를 쳤다;;

특히 준식이는

피드백만 받으면

징징대며 sos를 치는 라테에게

꼭 필요한 현명한 직언을 해주곤 했었다.

그것도 지나고 생각하니  민폐였다;;

이 자리를 빌어 준식이에게

깊은 고마움과 미안함을 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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