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의 사랑 1

by 김정은

이타카마 사막에서

한 여인을 만났네

낙타를 타고

사막 한 가운데

모닥불 피워

밤하늘 바라보며

‘moon river’를 노래하는

한 여인을 만났네


척박한 눈빛

황량한 얼굴

나른한 몸매

욕심도 꿈도 없는 그녀에게서

고향을 느꼈네

그녀의 입술에서 모래향이 풍기고

그녀의 치아는 단단한 암석 같았네

그녀의 혀는 메마른 풀 맛이었네

사막을 떠도는 집시 여인의 품이

내 모체 같았네

깊고 푸른 동공 속에는

오래된 전설같은

코스모스가 담겨 있었네


이타카마 사막에서

한 여인을 떠났네

낙타와 모닥불과 그녀를 남겨두고

맨발로 사막을 걸었네

수 백년이 흐른 후

문득

깨달았네

그녀를 사랑했음을

화성인의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부질없다네




* 그림 :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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