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카마 사막에서
한 여인을 만났네
낙타를 타고
사막 한 가운데
모닥불 피워
밤하늘 바라보며
‘moon river’를 노래하는
한 여인을 만났네
척박한 눈빛
황량한 얼굴
나른한 몸매
욕심도 꿈도 없는 그녀에게서
고향을 느꼈네
그녀의 입술에서 모래향이 풍기고
그녀의 치아는 단단한 암석 같았네
그녀의 혀는 메마른 풀 맛이었네
사막을 떠도는 집시 여인의 품이
내 모체 같았네
깊고 푸른 동공 속에는
오래된 전설같은
코스모스가 담겨 있었네
이타카마 사막에서
한 여인을 떠났네
낙타와 모닥불과 그녀를 남겨두고
맨발로 사막을 걸었네
수 백년이 흐른 후
문득
깨달았네
그녀를 사랑했음을
화성인의 사랑은
언제나 그렇듯 부질없다네
* 그림 : 앙리 루소, <잠자는 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