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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현성 Nov 14. 2022

부유

없다. 자기동어반복이 없다면 있는 쪽으로 가고 싶은데, 불가능한 쪽이 어딘지 모르겠어서 가고 있다. 보이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 아니고 싶다. 어떤 게 아닌지 모르면서 아니고 싶다. 없어지고 싶은 건 아닌데 없고 싶다. 이것을 밀고 싶다. 보이는 모든 것들을 포기했으면서 밀 수 있는 것은 촉감의 영역인가. 닿고 있다면 그것이 있는 것이어서 닿는 어떤 두 가지가 있다. 촉감이 아닌가. 감각이 가고 있거나 흐르고 있다. 밑바닥이 있다는 것일까. 두 가지에서 하나는 없고 싶다. 없애고 싶은 건 아닌데,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건 있는 거니까. 감정이 있는데 그걸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없다. 그래서 아무 것도 못 느낀다. 흐르고 있다. 등장시키고 싶지 않았는데 더, 더 깊이, 깊이가 있다는 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인가. 부딪칠까. 그 힘으로 밀어내볼까. 밀어질까. 밀어지지 않으면 없어지고 싶은데, 없는 것이 될 수 있을까. 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흐르고 있었나. 안으로 가고 있었나. 근데 그것이 아니라는 걸 왜 알고 있나. 저것은 두 가지 중에 하나인데, 그럼 남은 하나는 이것인가. 이것은 감정인가. 감정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감각이 없어서 확신하지 못하겠고 확신이 없으면 마음도 없는 건가. 마음도 없는데 왜 없애고 싶은 건 자주 있나. 더, 더, 깊이, 흐르고, 밀고, 낙하하고, 두 가지가 닿고 있지 않으면 완성되지 않는 저것은 흐르고, 밀고, 낙하하고 있다는 걸, 왜 알고 있나. 알고 있는 것을 모르고 싶다면 모르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왜 그것도 알고 있나. 없다, 라고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는 아무 것도 없는 건가. 아니고 싶어서 아닌 것이라고 했는데 왜 아닌 것들은 감정으로 흐르고, 흐르고 있다 믿고 있다. 싶고, 좋고는 뭐였더라. 닿았던 것인가. 그래서 했던 것인가. 무엇을 했더라. 생각해보면, 생각은 있는 걸 생각하고, 없는 걸 생각 못하고 없는 걸 생각 못하면…. 그건 생각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없다. 흐르고 있을 뿐인 것 같다. 같다는 적어도 두 가지가 하나라는 것인데, 그걸 확신할 수 있나. 확신할 수 없어서 가본 곳이 없다. 있는 쪽으로 가고 싶은데,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없는 것을 밀고 있다. 느꼈다면 없는 것을 느낀 것이고 느꼈다면 감각이 있는 것이고 없는 것을 느끼는 감각은 세상엔 없는 것이고 없다는 것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 그런 건 없을 것 같다. 여기서 있다는 붙여주지만, 사실 그런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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