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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A하는 아나운서 Oct 24. 2021

지금은 '별 모으기' 전쟁 중

카페 덕후의 카페 사용 설명서

별 모아 보지 않은 사람, 손? 별다방 단골들에겐 익히 빠삭할 별 적립 찬스. 새로운 음료의 프로모션 기간엔 그 음료 마시기만 해도 별이 3개 추가 증정이요, 음료와 샌드위치 가격이 합산 1만 원이 넘어도 별 1개가 살포시 따라붙는, 마치 게임 같은 미션들이 스타벅스에 존재한다. 어느 카페에나 각자 나름의 적립 이벤트들이 있지만 별이 가지는 상징성만큼은 그 어떤 프랜차이즈 매장도 따라오지 못하지 싶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어 찾았다가도 별 3개에 끌려 신상 메뉴를 기어이 시도해보고야 마는 별다방 덕후라면 더더욱이 그렇다.

토요일 낮엔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이 필수템


미국에도 당연히 별이 있다. 한국과 묘하게 다른 시스템인데 전반적으로 증정하는  개수에 후하다. 물론 무료 음료나 푸드를 받기 위해 모아야 하는  개수도 상당한 편이지만. (50개, 150 혹은, 200) 만약 5달러 커피음료를 멤버십 카드로 구매하면  10 적립, 18달러 상당의 푸드를 구매하면 36개의 별이 적립되는 방식이다. 매주 목요일은 더블 스타데이나 트리플 스타데이로 지정되는 편이라 음료   사면 원래 적립될 별의 두배나 세배가  얹어진다. 마니아들에겐 놓칠  없는 기회. 석사 유학 시절, 목요일만큼은 등하굣길에 스타벅스에서 끼니를 자주 해결했던 이유기도 했다. 샌드위치에 라테 한잔만 마셔도 별이 50 가까이 쏟아지니까.

슬프다. 트리플 스타 데이였던 지난 목요일을 놓쳤다니


앞서 말한 ‘게임 마케팅 활발하다. 미션을 제시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성취하고픈 욕구를 자연스레 불러일으키는 별다방의 앙큼한 대작전.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나 서머 쿨러 이벤트처럼 음료 17 마셔야 미션 컴플리트는 아니다. 대부분 주말을 끼고 진행되는데 특정 조합을 퍼즐 맞추듯이 완성해서 식음 해야 한다. ‘라테 1 + 블랙퍼스트 메뉴 1 + 베이커리 메뉴 1 정해진 기간 사이 구매하는  대표적인 . 퍼즐 조합형 미션은 커피만 고집하던 사람들이 시야를 넓히게 해주는 제법 똑똑한 효력을 갖는다. 블랙퍼스트 메뉴보다는 런치샌드위치를 선호했던 나도 미션 탓에 ‘억지로(?)’  먹던 메뉴를 시도했는데 그중 스피니치 페타  (Spinach Feta & Eggwhite Wrap)  임신기간을 버티게   최애 간식이 됐다.  적립도 쏠쏠했음은 물론이고.


별다방의 퍼즐 조합형 미션 덕분에 좋아하게 된 일명 시금치 랩
미국 스타벅스, 퍼즐형 미션의 대표적 사례


그럼 모인 별로 뭘 하냐고. 한국에서는 별이 12개 모이면 톨 사이즈 음료 쿠폰이 발행되지만 미국은 별 개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제품이 각기 다른 방식. 별 50개는 베이커리류, 150개는 블랙퍼스트 메뉴 (맥모닝 같은 미니 샌드위치), 별 200개는 샐러드와 샌드위치, 별 400개는 MD제품이나 원두가 가능하다. 모처럼 마셔보고 싶었던 가장 비싼 NEW 음료가 은근히 비쌌다면 200개를 투척하면 된다. 하나 늘 같은 라테나 아아메를 마시는 내겐 해당사항이 없다는 슬픈 현실. 그렇다면?


별다방 덕후가 가만히 있을 리 없지. 각각 제품 별 가격 대비 효용을 차분히 살펴보고 체험해본 결과 별 50개를 베이커리류에 적용해먹는 게 내겐 가장 알뜰했다. 왜냐면 크림치즈 개수는 별 차감에 산정되지 않기 때문에! 베이글 1개만 주문하든, 베이글 1개에 크림치즈 5개를 주문하든 별은 50개만 차감되는 식. 빵순이 라이프를 살고 있는 내게 크림치즈는 다다익선이 아니던가. 남편이 먹을 빵만 추가해 구입하면 크림치즈 보너스는 돈들이지 않고 사이좋게 나눔 할 수 있어 좋았다. 자주 애용하긴 했던 별 쓰기 방식인데 너무 자주 남용하면 파트너한테 크림치즈 덕후로 찍힐 수 있음 주의.




이왕이면 아기 먹을 거에 써볼까
에그 바이트 (Egg Bites)


며칠 전 모은 별을 어디다 쓰지 고민하고 있는 남편에게 속닥속닥. 우리 음료는 너무 평범해서 별을 차감해 구입하기는 살짝 아까웠고, 이왕이면 같이 드라이브 나간 아기껄 사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며칠 전 유아식 메뉴에 있던 에그 바이트를 잘 먹었던 걸 생각하니 스타벅스 에그 바이트도 좋아할 것 같았던 엄마의 촉. 예상은 적중했다. 그날 오후 사용한 별 150개는 어찌나 뿌듯하던지! 앞으로도 종종 아기를 위해서도 내 별 아낌없이 투자하겠노라 다짐했던 순간.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별 달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적립 포인트 일부겠지만,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게임 마케팅 일환인 줄 알면서도 부지런히 그 미션 수행에 일상 속,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1인도 여기 있다는 걸. 자, 현재 적립된 나의 별은 165개. 얼른 200개 채워서 샐러드를 바꿔먹겠다는 나의 소소한 별다방 미션은 언제 달성하지? 이번 주말, 두 번만 주문해도 별을 40개 더 준다는데 예쁜 핑크 드링크 한 잔에, 남편 아아메라도 픽업해와야겠다.

“엄마, 내 거도 별로 주문해줘요”
이번 주말 별 40개 더 받으려면 예쁜 핑크 드링크 한 잔이라도
별의 노예가 되면 어떠한가. 잘만 이용하면 알뜰살뜰해지는 식탁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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