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비밀
삶 속에 슬픔이란 왜 존재하는 것일까.
풀리지 않는 매듭과 같은 질문이 요즘 들어 더욱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건, 아마도 지금 끝을 모르는 긴- 터널 한가운데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에게 고난의 벽이란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삶의 일부이며, 어쩌면 이것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의 연속이 곧 삶인지도 모른다.
왜, 따스한 양지에서 휴식과 평온함은 그리도 짧은건지.
사람은, 나는.
왜 그보다 더 한참이나 긴 쓰라림의 시간을 걸어야 하는 건지.
의문을 갖지 않아본 인생이 있을까.
나는 그 비밀, 그러니까 우리 인생을 휘집어 놓는 슬픔, 아픔이라 불리는 것들.
그것들의 비밀을 이 감정의 절정 가운데서 알게 되었다.
그저 아무 뜻 없는 무게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픔의 깊숙한 곳에 들어가 보니 보이는 것이 있었다.
아픔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 정확히 하자면, 아픔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분명 사람은 고난의 시간을 통해 깊어지게 된다. 이것은 거부하고 싶을지언정, 누구나가 인정하는 진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 깊음마저도 나만의 것은 아니다.
아픔의 굴을 지나본 사람은, 누군가의 아픔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된다. 말 한마디라도 가벼이 건넬 수 없게 된다. 한 번의 손길이라도 하찮게 여길 수 없게 된다.
그의 아픔은 내가 지나온 그 시간들에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때로 우리는 내 아픔에 진실함으로 공감해 주는 사람에게서 위로를 건네받고, 내 아픔을 앞서 겪은 사람을 통해 희망의 순간을 기대하게 되지 않는가.
슬픔은 나의 것을 넘어, 타인을 위한 것이다.
아픔의 결과로 얻어지는 성숙함조차도.
그 마음에 내려 앉은 돌덩이를, 하나씩은 품고 살아가는 인생.
웃는 얼굴 뒤에 감추어진 각각이 다른 울음의 이유를 알지는 못해도, 함께 하는 순간 속에서 모양을 알 수 없는 서로의 눈물은 보듬어지고 어루만져지는 모양이다.
함께라는, 그것만으로도.
그러니, 지금 슬픔 속에 있다면
충분히 울자.
충분히 울자.
그리고는 일어나고 일어서자.
나의 아픔이 누군가 아픔에 조금이나마의 위로로 움직일 수 있을테니.
그러고 보면 인간은 참으로 숭고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서로를 위해 지어진.
* [하날빛의 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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