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청, 어느 밝은 달밤에

by 하날빛


네가 비쳐주는

우리가 주인공일까.


우리가 올려다보는

네가 주인공일까.


이 계절이 품은 너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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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어린아이 주먹만하게 보이던 달이, 큰 돌덩이 크기의 큼지막한 모양새를 하고 그 얼굴을 드러낸 날이다.


태양빛에 반사되어 휘영청, 유난히 맑고 눈부신 빛을 내며 검은 하늘을 밝히고 있는 날.


일상의 모든 어지럽고 소란한 일들은 없었던 양,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는 시간이라 그런지 유독 달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것 같다.


가족들과 공원에 나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이 어둔 밤을 아름이 해주는 존재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영롱히 빛을 내어 주는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행복의 주인이 되어 이 계절, 이날 사랑하는 이들과 온기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러다가 문득 저 달, 저에게는 위에서 바라보는 그런 우리가 흐뭇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삼삼오오 무리를 짓고는 찬 바람 속,

달보다 더 환한 웃음을 흩날리는 저 아래의 작은 이들을 보며, 그는 아마도 그런 은근한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른다.


저보다 더 밝은 것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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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우리가 주인공인.

위에서 내려다보면, 저가 주인공인.


과연 이날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네가 비춰주는 우리였을까.

우리가 올려다보는 너였을까.

이 계절이 품은 너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었을까.



글쎄.


그 답은 알지 못하여도 그저.

선선하게 아름답고 포근하게 밝은, 밤이었다.


그늘진 검은 곳마저도 반짝이지 않을 수 없이 밝은,

그런 달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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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날빛의 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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