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상황이 내게 주는 것들

인생 2회 차 캠핑에서 생긴 일

by 조아라

최근 캠핑을 다녀왔다.

캠핑을 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고 낯선 상황이 많이 펼쳐진다.



특히 초보 캠핑러에게 더 잘 펼쳐지지 않나 싶다. 우리는 이것이 2회 차 캠핑이었다.

우선, 이번 캠핑을 가자마자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우리가 예약한 데크에 다른 분이 텐트를 치셨다. 선착순인 줄 아셨다고 한다…

이미 텐트까지 쳐버린 상황에서 이것을 다 물리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지 뭐”하며 그냥 받아들였다.



그러자 남편이 “네가 원하기만 하면 싸워줄 수 있다”라고 얘기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화를 낸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었다.

텐트 간의 간격이 좋은 상황이어서 결국 이웃 간에 불편한 감정만 초래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순간을 넘어갔고, 그곳에 있으신 분은 미안하다며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셔서 잘 몰라서 그랬다고, 오렌지 3개를 건네주셨다.

오렌지 3개를 건네받고 우리도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텐트는 저번에 쳐서 잘 되었으나, 예상치 못한 것은 6월의 뜨거운 햇빛.

이 햇빛아래에서 타프(텐트 위에 치는 그늘막)를 치기 시작했으나, 저번에는 3월 캠핑이어서 타프가 필요하지 않아 치지 않았다.



하지만 6월의 햇빛은 뜨거웠고, 땀을 흘려가며 타프를 치기 시작했다.

처음 친 것은 무너지기도 하며 고생을 하고 있을 때, 옆의 텐트에서 놀던 여자아이 2명이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메~!!!!!!!!!!!!! 롱~~~~~~~”



땅에 타프를 고정시키느라 땅에 망치를 두드리고 있는 남편에게 아이 두 명이 하는 장난.

우리는 뭐라 대꾸해 줄 힘도 없었다.



그렇게 타프를 고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앞의 데크에서 우리 자리를 가져가셨던 분이 말씀해 주셨다.

“타프 줄 1개만 고정시켜도 돼요~!”


그 말을 듣고 주위를 둘러보자, 정말 다들 요령껏 타프를 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감사하다며 무사히 텐트, 타프 설치를 마칠 수 있었다.


정말 아까 굳이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이웃은 또 언제든지 주고받고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저녁을 순식간에 먹고 나니 벌써 해가 진 이후였다.

이날 일정이 있어서 피곤한 상황이었기에, 빨리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근데 밤 10시 이후…. 일반 캠핑장에서는 보통 매너타임(소리를 줄이고 조용히 하는 시간)에 속한다.

근데 정말 아무도 밤 10시 이후까지 소리를 줄이지 않았다.



대각선 데크에서는 10명이 술게임을 하고, 주위에서는 강아지가 계속 짖고…

바로 옆의 데크에서는 6명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리고 어떤 술 취한 분이 관리하시는 분에게 시비를 걸며 싸우는 소리까지…

정말 1시간마다 잠에서 깼던 것 같다.



아침이 되어서는 바닷가의 갈매기가 ”끼에엑 “ 하는 소리로 자동 알람을 해주기도 했다.

우리가 정말 예상치 못한 낯선 상황들…이 계속 펼쳐진 채 오히려 피곤만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왔다.


이번 2회 차 캠핑은 힐링을 하러 떠난 목적이 컸다.

하지만, 이곳에서 오히려 피곤만 안고 왔다.



우리는 허탈함에 웃음이 나왔지만, 결국 “썰을 잔뜩 만들고 와버렸네”하며 넘겨버렸다.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기대한 것과 다르게 펼쳐지는 상황들, 통제할 수 없는 사람들, 주위에서 계속 일어나는 일들…

그로 인해서 때로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이 증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나의 대응’ 뿐이다.

타인이 어떻게 행동하게 하는 것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조금 부탁을 드리며 ‘조용히 좀 해주세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이 상황에서 가장 편한 것은 그냥 내 귀에 귀마개를 꼽고 잠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불편한 상황은 그냥 빨리 떠나버리는 것이 답.

이렇게 하는 것이 나를 지키고 우리를 지켜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씩씩거리면서 지내는 시간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보다,

현재 상황을 수용하며 다른 방향으로 생각 전환을 해보는 것.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어서 그렇게 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우리가 처음에 베푼 호의에서 도움을 받는 순간도 경험하며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라고 느꼈다.



정말 굳이 얼굴을 붉힐 필요도 없다는 것도 느끼며,

인생의 이 과정에서 순간들을 수용하며 살아가는 것.



그리고 이 순간을 나중에 재밌는 이야깃거리로 만들어서 하하 호호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 것.

이렇게 매 순간을 기억하며 매순간순간 추억들을 만들어가며 사는 것이 결국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 레몬이 주어진다면, 나는 레모네이드를 만들 겁니다”라는 말처럼,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있더라도 나는 레모네이드를 만드는 지혜를 발휘하며 살아가자라는 다짐을 해본다




p.s. 그래도 이곳 캠핑장은 비추입니다…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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