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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비문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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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o Choi Aug 21. 2015

It's done, Alone in the dark.

비문

It's done. 

arco.choi - 찍고, 쓰다.


한 밤을 보내고, 지내고 나면 밤이 걷히겠지 

하지만 아무 일도, 아무것도 바뀌질 않아 

또 한 밤을 보내고, 지내면

그러고 나면 이 밤이 걷히겠지

하지만 아무 일도, 아무것도 바뀌질 않아





'째깍-째깍'


시간은 자정을 지나, 거먼 밤이다.

나의 분별력을 잃은 마음의 소리들이 가득해진 거먼 밤.


시계 소리와 분별력을 잃은 내 마음의 소리들이 뒤엉킨, 낙서 같은 거먼 밤.


그 낙서 같이 거먼 밤 속에 나는

이제 조금은 덤덤하네.


다행일 거야, 그런 걸 거야.

그렇겠지?


보내고, 지새도 그대로 머무르던,

많은 밤들 이 오늘은 왠지 더- 검다.


'째깍-째깍'


시간은 참 잘도 가네.

그런 시간처럼, 그런 시간처럼.


여느 때의 사랑처럼.

여느 때의 이별처럼.

여느 때의 지워짐처럼.


그렇게 당신이 지워진다는 생각.

그럼에도 내 기억에 난 남자답게 손을 내밀어본 적이 없네.


고작, 문자 하나 카톡 하나.

그게 내 마음의 전부는 아니었어.


나에게는.

갖가지 상황들로 만들어진, 갖가지 이유들 속에서, 위축된 나에겐.

고작, 문자 하나와 카톡 하나도 절실함에 표현이었던 거 같다.



그래, 이제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이 밤을 멈춰보려고 해.

너를 잊진 않겠지.

그럴 수 없을 거야.


사랑이니까.


"째깍-째깍"


시간은 잘도 흐른다.

거먼- 아주 시커먼 밤은 멈춤이 없지만.

조금씩 너를 그리는 거먼- 아주 시커먼 낙서 같은 이 밤을 낯설게.

그렇게 보내볼게.


"째깍-째깍"



It's done, Alone in the d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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