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일잘러가 되고 싶나요?
페르소나는 특정 공간과 역할에 공개적으로 선보이고 싶은 성격의 이미지다. '나는 이런 면이 있는데 이런면도 있어'를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 당신도 나처럼 오늘도 내일도 어쩔 수 없는 출근러인가? 내년과 내후년에도 출근하고 있을 것 같은가? 내 일이 좋든 싫든 잘하고는 싶은가? 그렇다면 오늘 당신에게 필요한건 바로 페르소나다.
평생직장이 없는 세상에서 일과 직장을 바라보는 태도는 다양해졌다. 전공과 완전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오늘의 직장이 내일 직장이라는 보장은 없다. 프리워커, N잡러, 1인 기업, 인디펜던트 워커가 요즘 사람들이 일을 바라보는 태도다. 그래서 우리는 '일' 그리고 '직장'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은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교집합이다. 좋아하는 분야라도 잘하지 못하면 결과가 안 좋고, 반대로 잘하더라도 좋아하지 않는다면 감정적으로 매우 힘들다.
직장은 우리가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공간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물론 소중하고 값진 시간의 연속이면 정말 좋겠지만, 직장은 마치 날씨와 같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미생'과 같은 드라마가 큰 공감을 얻지 못했을꺼다.) 그래서 각자 직장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면 좋다. 나에게 직장은 러닝화와 같다. 물질과 심리적으로 내 발에게 안정감을 주며, 내가 잘 달릴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조력자다. 러닝이라는 목적에 부적합하거나, 발에 안정감 대신 통증을 유발한다면 가차없이 신발을 바꿔야 한다. 안 맞는걸 알면서도 계속 착용하면 그 통증은 점점 몸 전체로 퍼져나간다. (실제로 나는 첫 회사에서 허리 디스크를 얻으며 퇴사했다.)
이렇게 직장은 내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이런 방향도 있구나'라고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곳이다. 그래서 일하는 도중 현타가 오더라도 '아! 나보고 빨리 성장해서 이보다 더 나은 곳으로 가라고 하는구나~'라고 넘겨버릴 수 있었다. 이런 마인드로 인해, 현타는 일종의 부스터샷 같이 나의 성장을 푸시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고 현타가 반가운 건 절대 아니다) 스스로 직장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자. 생각보다 본인에게 직장의 의미가 작을수도, 아니면 자아실현과 같이 큰 목적을 갖는 공간일 수 있다. 직장의 의미가 페르소나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결정해줄 것이다.
지금 하는 일과 직장을 당장 때려치고 싶다고 바로 실행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수도 없이 많은 채널에서 '하고 싶은거 하세요', '인생을 즐기세요!'라고 하지만 그 문구를 보고 '그래! 난 이제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꺼야'라고 건물을 뛰쳐나오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나 또한 하고 싶은거는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어김없이 오늘도, 내일도 출근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와 당신이 용기가 없거나 포부가 작은 건 아니다. '내가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인가?'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해다. 우리는 그저 최적의 타이밍을 위해 잠시 세이브하는 것뿐! 그래서 그 타이밍이 오기 전까지, 스스로 나와 내 직장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점검의 기준은 인풋(나의 소모량)이다. 우리에게 하루는 24시간이고 일주일에 직장에서 45시간을 보내는데, 주말은 고작 48시간이다. 그리고 슈퍼맨과 슈퍼우먼이 아닌 우리는 한정적인 체력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당신이 직장에 쏟을 인풋은 몇 %인지, 나의 100%를 모두 인풋하고 있었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40% 인풋만 들어가도 충분할 직장에 80%를 쏟아 체력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었다면, 이제 페르소나로 인풋을 서서히 줄여보자. (인풋과 노력은 다른 개념이다. 인풋을 적게 한다고 해서 내가 덜 노력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내가 어디에 얼만큼 인풋하면 좋을지 인풋 다이어그램으로 나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보자!
이제 일할때의 나, 즉 워크 페르소나를 찾을 차례다. 워크 페르소나(Work Persona)의 중점은 인식과 태도의 변화다. 이 글은 결코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일과 직장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태도로 임하는게 본인에게 더 나은 방향일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일과 직장을 다소 감정적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본인의 현재 업무가 싫다고 일을 하기 싫은 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현재 업무와 직장에서 분리시켜 '일'과 '직장'이 스스로 어떤 의미인지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일을 잘 하고 싶어한다. 자신에게 '일잘러'란 어떤 이미지와 특성인지 파악하고, 이를 내 모습에 참고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일잘러의 특성(F1~F4) 그대로 본인에게 대입할 필요없다. 그 특성을 자신과 현재 직장에 적합하게 다듬어(F1'~F4') 적용하자. 레퍼런스는 언제나 참고용이다.
직장을 들어간 직후와 3개월, 6개월 후 나의 생각은 많이 변해있을 수 있다. 그래서 워크 페르소나의 업데이트는 필수다. 직장이 힘들다면 페르소나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다시 한번 이 프레임워크를 진행해보자.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일과 직장의 의미를 잊지말자. '현재 나의 일'과 '내가 꿈꾸는 일'의 오차가 95%라도, 언젠가 나도 모르게 정말 가까워져 있을테니까.
이렇게 당신만의 워크 페르소나가 만들어졌다. C1과 C2는 Lucky Charm(행운템)으로 당신의 페르소나 능력을 한껏 올려준다. 스티브 잡스의 블랙 터틀넥과 청바지처럼 말이다. 참고로, 나의 행운템은 하이힐과 귀걸이다. 하이힐은 프로페셔널한 모습과 걸음걸이를 갖게해주고, 귀걸이의 반짝거림이 나를 자신있게 만들어준다. 누가 들으면 어이없을 수 있지만, 그만큼 행운템은 매우 개인적여도 상관없다. 당신을 빛내는데 도움이 된다면!
워크 페르소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확실한 로그아웃이다. 하루에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로그인은 잘하지만, 그만큼 로그아웃은 힘들어한다. 그래서 직장의 스트레스가 하루의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내 행동이 직장 밖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워크 페르소나가 쉬어야 더 큰 효율을 낼 수 있고, 그 사이에 다른 페르소나들로 채워야 '나' 또한 리프레쉬 할 수 있다. 패밀리 페르소나의 로그인 공간을 현관문으로 지정한 것 처럼, 워크 페르소나의 로그인-아웃 공간으로 엘레베이터를 추천한다. (혹은 컴퓨터도 좋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엘레베이터로 1층으로 오는 시간에 서서히 워크 페르소나를 놓아주는 것이다.
무엇이든 오래 켜두면 방전된다. 과감하게 몸과 마음을 일로부터 로그아웃 하자.
The end of labor is to gain leisure. 노동의 끝은 여가를 얻기 위함이다. - 아리스토텔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