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해답은 '나'에서 나옵니다
관계는 항상 복잡하고 어렵다. 학생 때 친구 관계는 학업만큼 중요했었고, 성인이 된 지금은 상사와의 관계가 이직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모든 감정이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건강한 관계는 삶에 필수적이고, 그래서 페르소나가 필요하다. 친구, 연인, 부부, 자녀 그리고 직장 동료에게 나도 모르게 조금씩 다른 행동을 보이며 사실상 페르소나를 사용하고 있지만, 건강한 관계를 위해 각각의 역할에 더욱 알맞는 페르소나가 필요하다. 상사와 썸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 같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일반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3가지다. 1)그 관계가 필요해서, 2)만나고 싶기 때문에, 3)현재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직장이나 가족과 같은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계에서 우리는 만남의 대한 선택권을 갖고 있다. 만나고 싶으면 만나고 아니면 안 만나면 된다. '나는 왜 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라고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관계를 유지함에 있어 '건강함'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관계는 1)내 자존감과 자신감을 떨어트리지 않으며, 2)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관계가 완벽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 마음에 상처는 입히지 말아야 한다. 만남 후 좋은 감정이 들지 않는다면, 한번 쯤 그 관계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은 내면의 오뚜기가 필요하다. 소용돌이가 휘몰아쳐도 구심접을 잡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중심 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인 오뚜기가 바로 자기 수용 Self-acceptance이다. 자기 수용은 스스로를 부인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내 그대로의 모습과 감정 등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다. 수용은 현재를 파악해주고 이 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될지 변화와 성장의 나침판이 되어준다. 그리고 타인의 영향을 받는 자존감과 다르게 자기수용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라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되어준다. 자기수용으로 빚어진 오뚜기는 각자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고, 우리는 이제 그 안을 자존감으로 채우면 된다.
자존감(self 자신, esteem 존경하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는 마음이다. 관계 페르소나의 가장 중요한 점은 1)자기수용으로 자신의 오뚜기를 세우고, 2)그 안을 건강한 자존감으로 채우고, 3)이를 지켜줄 마인드셋팅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오뚜기 안에 자존감을 차곡차곡 쌓아가는데, 건강한 자존감일수록 점점 무게가 더해져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면 건강한 자존감이란 무엇일까? 먼저, 자존감 그 자체여야 한다. 사람들은 쉽게 자존감을 자신감과 햇갈려 한다. 자존감은 내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자아존중감)이고, 자신감은 능력과 가치로 인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믿음(자기 신뢰감)이다. 존재가 전자고 능력이 후자다. 즉, 자신감은 2화 <오늘 당신의 페르소나는?>에서 말한 라벨로 인해 얻는 감정인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능력에 의한 자신감이 쉽게 무너질 수 있는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렇게 건강한 자존감하 순수해야하고, 100%라는 수치를 넘으면 안된다. 수치를 벗어난 자존감을 자만으로 변질되 우월감과 배타적이고 비판적인 성향을 띄게 된다. 그래서 내 안의 중심인 오뚜기가 순수한 자존감으로 몇 %만큼 차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를 알기 위해 우리는 여섯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것이다.
5화 <당신의 페르소나를 찾아줄께요>에서 페르소나를 만나기 전 정체성 문장을 성립한 것과 같이, 관계 페르소나를 형성하기 전에 본인의 자존감 상태를 아는 건 기초 단계다. 자존감은 내면의 실천을 통한 결과물(%)이다. 자존감의 대가라 불리는 미국 심리학자 Nathaniel Branden 나다니엘 브랜든은 여섯 가지 실천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실천 사항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나의 자존감 상태를 알기 위한 도구로 사용할 예정이다.
< 자존감의 여섯 기둥 >
1) 스스로를 의식하기 : 본인의 현재 마음, 행동, 감정 등을 알고 인정하며 본인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실천하는 것.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2) 자신을 수용하기 :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것.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3) 자신을 책임지기 : 자신의 선택과 행동, 행복과 삶의 가치 등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을 갖는 것.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책임을 필요로 한다.
4) 자기 주장을 표현하기 :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건 자존감의 기초다.
5) 목적 있는 삶을 살기 : 목적이 없으면 주변 상황과 우연에 휘말려 주관을 잃게된다. 나만의 기준으로 방향과 목적을 설정하여 인생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자.
6) 자아 통합 : 자아 통합은 자신의 생각과 말, 행동들이 모두 일치되는 것이다. 5화 <당신의 페르소나를 찾아줄께요>의 정체성 문장으로 우리는 자아 통합을 실천할 수 있다. 조금씩 다른 성향과 모습을 띄는 멀티 페르소나 세계에서 자아 통합은 기준점이자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핵심이다.
위의 여섯 가지 도구를 그 동안 얼마나 실천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자. 그러면 내가 어느 항목에 부족한지 알 수 있어 건강한 자존감을 채우는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스스로의 자존감을 채우는 동시에 혹시 내가 누군가의 자존감을 낮추고 있었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한 자신감은 겸손(타인을 존중하는)과 자기 객관화(자신의 부족한점을 인정하는)를 갖추고 있고, 잘못된 자신감은 자만과 비난으로 연결된다. 자기 객관화가 부족할 경우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허세로, 겸손이 부족할 경우에는 자신감과 우월감이 똘똘 뭉쳐진 자만으로 이어진다. 진짜 문제는 자만이 무시와 비난이라는 무기를 가졌을 때다. 미국 철학자이자 교육자 '존 듀이'는 인간 본성 중 가장 큰 욕구는 중요한 인물이 되려는 욕구라고 했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중요한 인물이라는 느낌을 갖으려 하는가? 혹시 무시와 비난을 통해 스스로가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걸 느끼고 있는가? 내가 나의 자존감을 건강하게 채우려는 것처럼 남들 또한 건강한 자존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무시와 비난보다는 이해와 격려를 하는 당신이 되길 바란다.
현재 당신의 상황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대하지 말자. 대신 당신이 갖은 최고의 품행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라. Don't talk to people base on your current situation. But Relate with people with your best behaviour. - Ojingiri Hannah
자기 수용으로 나만의 오뚜기를 세우고 그 안을 건강한 자존감으로 채우는 방법을 알았다면, 이제 관계 페르소나에 필요한 마인드 셋팅 Mindsetting을 할 시간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안에서 수 많은 상호작용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나는 왜, 어떤 생각으로 이 사람을 만나며 어떤 감정이 드는지 알아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건강한 관계는 각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의 기준과 다르다고 비난하거나 깎아내려선 안된다. 내 의견이 굳이 필요치 않는 상황에서 '나와 다른 사람이니까.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라는 마법같은 한마디가 다양한 상황과 의견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제 각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담은 페르소나에 담아 일상에 적용해보자. 원한다면 직장 동료에겐 활발한 모습이며 친구에게는 공감과 경청을 해주는 모습을, 그리고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날카로우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페르소나를 통해 들어낼 수 있다. 그 중 하나의 관계가 틀어지며 비난을 받더라도, 이는 그저 다양한 페르소나 중 하나일 뿐이다. '그 관계에서의 내 모습'과 '나'라는 자신은 다르다. 그 비난이 더 나은 내가 되는데 도움이 된다면 수용하고 아니면 무시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페르소나를 통해 자신을 지키는 동시에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를 형성해보자.
이제 관계에서의 나, 즉 관계 페르소나를 찾을 차례다. 관계 페르소나(RelationshipPersona)의 중점은 '나'와 상호작용다.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고 그 사이의 상호작용 interaction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아야 건강한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프레임워크는 모든 관계를 생각하며 진행하기보단, 본인에게 조금 버거운 관계 혹은 소중해서 오랫동안 잘 유지하고 싶은 관계를 특정지어 진행하길 바란다.
프레임워크를 진행하면서, 본인에게 그 관계가 건강하지 않고 개선 여지가 없다면 관계를 끊는 것도 고려하길 바란다. 왜냐면 관계를 맺고 유지함에 있어 우리는 감정과 시간 등의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나는 그 사람이 본인에게 득이되는지 실이 되는지 저울질하는 인간관계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호작용이 긍정적인지 혹은 부정적인지 판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를 개선하거나 정리하자는 것이다. 오해가 없길 바라며, 이제 페르소나의 마인드셋팅을 하러 가보자.
이렇게 하나의 관계 페르소나가 형성됐다.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과정은 나와 내 주변을 한번 점검하게 만들어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이 후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는 가끔 상대방을 지나치게 생각하느라 내 자신에 소홀해지기도 한다. 혹시 상대방이 내 행동에 상처받거나 비난할까봐 내 불편한 마음과 감정을 무시한 적이 있는가? 당신의 행동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겠지만, 이는 배려가 아니다. 배려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다. 마음이 가지 않은 행동을 어찌 배려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남탓을 하지 않아야 겠지만, 본인 탓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사이 매우 얇은 경계선을 찾아 관계 안에서 내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과 내가 할 수 없는 외부의 문제를 잘 파악하자. 모든 관계는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거니까.
관계 페르소나를 일상에 사용하면서 스스로 많이 되묻게 되었다.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이야?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데? 라고 물어보며 나와 상대방을 구별지어 판단하려고 한다. 관계는 내가 상대방에 속하는 것도, 상대방이 내 의사대로 따르는 것이 아닌 교집합인 영역이다. 서로 일부분을 맞춰가며 맺어야 하는 관계가 어느 한쪽으로 과하게 쏠려버리면 쉽게 망가져버린다. 그래서 관계에 있어 1)나와 상대방을 분리시켜 바라보고, 2) 나(내 안의 오뚜기)를 지켜주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받아들이며 3)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강한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요즘 서점에 가면 관계, 상처, 나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이 정말 많이 보인다. 아마 그 만큼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힘든 사람이 많다는 게 아닐까 싶다. 페르소나를 통해 관계를 재정립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갖길 바란다.
두 인격의 만남은 두개의 화학 물질이 접촉한 것과 같습니다. 성공적인 반응이 있다면, 둘 다 변화하게 되죠. The meeting of two personalities is like the contact of two chemical substances: if there is any reaction, both are transformed. - 칼 구스타프 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