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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이음의 도구 아님이 아니어서

0992

by 이숲오 eSOOPo Feb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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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지니지 않은 것이 있으랴

불가마 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손택수 <차심> 중에서




마음은 어디에나 있다

마음은 아무데나 없다


심장 안에도 심장 밖에도

사물 속에도 찻잔 속에도


마음 내려앉을 곳을 알아차려도 잘 사는 것이다

마음은 연기 같아서 매어두지 못하고 궤적을 본다


살아있는 존재에서 피어나지 않는 마음은 없으니

사물에도 호흡을 넣으면 고유의 마음이 발생한다


인간이 무생물과의 공존이 가능한 것도 이 마음의 작용 덕분이다 마음이 손을 내밀어 이뤄진 결탁들


마음은 이음의 수단이자 도구이다


마음을 세상과의 연결도구로 쓰지 않는 것은 못을 박거나 뽑는 일을 멈추고 벽에 액자처럼 망치를 걸어놓고 감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망치는 마음을 잃고 스스로를 망치는 망치의 운명


마음은 세상으로 달려가 와락 안고 싶은 그물인데 가둬두는 마음은 더이상 마음이 아닌 상태의 그림


마음은 어디에나 이을 수 있다

마음은 아무데나 가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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