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Jan 20. 2023

어쩌다, 시낭송 012

평범함의 위대함

I    당신의 목소리는 참 귀합니다


가끔씩 특별한 것들을 가늠해보곤 한다.

무엇이 특별한가.

가지지 못한 것들의 항목에서 찾자면 끝이 없어 보이나

그것은 특별하다기보다는 낯선 것들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소유하지 못한 것이기에 무릇 갈망하는 대상일 뿐이다.

혹여 그것을 획득하는 순간 환희보다 담담해지는 경우가 잦은 것은

특별함의 허상을 맞닥뜨리는 당혹감이 성취감보다 더 큰 탓일 게다.

그렇다면 특별한 것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 데이터로 정리해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발견한 바로는 대체로

내 주변에 널려있는 것으로 구성된다.

흔해서 알아보지 못하거나 그것의 변형이 가져다주는 놀라움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에서 온다.

그 많은 누구나가 지닌 특별함 중에서

각자의 목소리는 온전하고 공평하게 누구나에게 특별하게 장착되어 있다.

그것으로 평범한 의사소통에만 사용하기에 몰라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울림의 유일함, 내 삶의 궤적을 오롯이 담고 있는 감성의 그릇, 내 마음의 리트머스, 내 육체를 지켜주는 파수꾼, 내 영혼을 어루만지는 등대...

목소리는 이토록 하는 일이 많고 유별난 존재이유들을 지니고 있다.

날마다 말을 하니까 잘 모르고 지낼 뿐이다.

날마다 숨을 쉬니까 당연할 줄 아는 것처럼.




II    더 깊이 들여다보면 특별해집니다


길에 떨어진 돌멩이도 주워다가 잘 씻어서 가장 보기 좋은 곳에 올려놓고 보면 특별한 수석이 된다.

나의 하루 중 한 순간만이라도 내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여 들어보거나 말해보면 아름다운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내 목소리를 휴대전화로 녹음한 후에 틀어놓고 들어보라.

처음에는 낯설다가 점차 익숙해지면서 보이는 것들이 생겨난다.

그동안 신경 쓰지 않은 뒤통수를 발견한 듯 신기하고 생경하다.

목소리는 현재에 발화되어 휘발되지만 나의 과거이면서 미래이기도 하다.

기억을 소환하기에 

욕망을 소진하기에

목소리는 나의 혈액처럼 많은 생각과 마음의 상태를 내포하고 있다.

외면하면 아무것도 아닌 내 목소리가

조금만 들여다보고 귀담아 들어보면 세상 누구의 목소리보다 사랑스럽고 특별하다는 것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것은 당신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III    당신의 목소리로 다시 낭송해 주실래요?


https://youtube.com/watch?v=lGHEOjsweTw&feature=shares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_백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