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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Feb 22. 2023

어쩌다, 시낭송 045

상대를 화나게 하는 화술 2가지

I    이 두 가지만 피해도 당신은 소통전문가


눌변인 나는 늘 달변이 부럽다.

어떻게 저렇게 말을 잘할 수가 있을까.

말을 잘하는 화술법에 관한 글과 책들은 범람하고 달변가들도 차고 넘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짧게 정리해 주는 글이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여러 화술 관련서적과 달변가들의 특징을 종합해서 화술에 있어서 피해야 하는 두 가지로 압축해서 전해드리고자 한다.

적어도 경험상으로 이 두 가지만 하지 않아도 상대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다.

딱 두 가지이기에 기록할 필요도 없이 기억하기도 편할 것이다.

우선 덜 중요한 요소부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이어 기술해 본다.


첫 번째 요소로, 말을 하다가 멈춰 주제를 언급하려다 말거나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은 우선 화술에 있어서 치명적이다.

대상과의 소통을 위한 자세와 태도가 바르지 못하다.

기본적으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불성실함에 상대는 당혹스럽거나 불쾌할 것이다.

배가 산으로 가더라도 대화상대와 함께 가야지 혼자 등반을 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것은 독백이거나 혼잣말이고 맥락 없는 넋두리에 불과하다.

대화 시에는 산만함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어 타자와의 불통으로 이어진다.

대화나 발언을 시작한 이상 상대의 관심사나 처지, 정서에 발맞추어 이어가려는 의지와 배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통화 중일 때에는 치명적이다.

온전히 대화의 성실함이 통화상에서는 중요한 부분인데 상대의 답답함을 부추기거나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상대로 하여금 이 통화를 왜 하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글쓰기도 그러하지 않을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자신이 목적하는 이야기의 주제를 하나의 소재에 얹어 읽는 이에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수용하도록 기술하고 시작과 맺음을 명확하게 한다.

브런치 글벗들의 글을 매일 만나면서 감탄과 부러움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에게는 여전히 숙제같이 남아 있는 능력이기에 글벗님들의 글을 볼수록 시샘이 날 지경이다.

그래도 날마다 글을 쓰면서 글근육을 키운다면 글벗님들의 글에는 못 미치지만 조금씩 성장하리라 기대해 본다.

그다음으로 언급할 요소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인데 두 번째는...

  



II    내 마음은 사물에도 깃들어 있어


기분전환을 하려고 땅콩바닐라 라떼를 받아 안고 자리에 앉는다.

잔에는 반신욕을 하듯 빙하의 일부가 빼꼼 존재를 드러내듯 얼음 세 조각이 얼굴표정을 하고 있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다. 아무 말도 걸지 말라는 표정이다.

눈은 작고 한쪽은 길게 찢어진 짝짝이 모양이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토라진 게 분명하다.

한 모금 입에 머금고나자 아래 입술모양의 얼음이 수면 위로 한껏 떠올라 입을 쩍 벌리고 고함을 치는 형상이다.

화가 난 듯 잔을 내려놓자마자 몸을 뒤로 젖힌다.

이 꼴을 더 이상 두고 보기 두려워 원 샷으로 잔을 비우자 얼굴도 얼음도 표정도 이야기도 사라진다.

거울이 아니어도 나는 내가 존재하는 곳의 사물들에 나도 모르게 혹은 나만 알아차리게 비치고 있다.




III    사실 두 번째가 생각이 안 난다고 너에게 쓴다


https://youtube.com/watch?v=6pbE5YYK3Vo&feature=shares

너에게 쓴다_천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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