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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Seok Oct 19. 2021

나는 내 MBTI를 좋아하는구나

ENFP인 게 좋다 

요즘엔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보게된다. 아무래도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챙겨 보기엔 시간이 넉넉치 않다보니, 10분 내외 유튜브 영상을 찾게된다. 내가 좋아하는 건 브이로그쪽. 브이로그를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은 묘한 위로를 받는다.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고,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그저 온전한 사람 한 명으로서의 보편성에 마음이 놓인다. 


내가 좋아하는 브이로그 장인들이 몇 분 계신데, 그중에서도 다비치 강민경의 브이로그를 좋아한다. 그녀의 브이로그를 보고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되는데, 그녀의 인테리어, 패션, 먹방 등등에 삶을 긍정하게 해주는 어떤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다. 최근에도 강민경의 브이로그가 업로드 됐기에 '오! 반가워라'하며 바로 클릭. 그런데 브이로그 자막을 보니, 그녀도 MBTI가 엔프피(ENFP) 유형이었다.


엔프피? 아니, 또?  


이건 한 두 번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구독하고 있는 많은 유튜버 크리에이터들이 엔프피 유형이다. 예를 들어 함연지 뮤지컬 배우, 박민영 배우, 문명특급의 재재도 엔프피고, 이밖에 다른 유튜버들도 엔프피인 경우가 꽤 있었다. 그때마다 난 '우리는 동류구나, 그래서 내가 끌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왜 수많은 배우, 유튜버 중 나는 나와 엠비티아이가 같은 사람들의 컨텐츠를 즐겨보고 있던 걸까? 왜 그들의 컨텐츠로 위로를 받았던 걸까? 


그건 내가 영상 속 그들에게 내 자신을 투영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그들을 보며 내 삶을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자기애에 도취되는 것? 나는 나와 닮은 사람을 보고, 댓글에서 그들이 칭찬받는 걸 지켜보며, 불특정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인정받고 싶었던걸까. 일종의 '자기애'가 유튜브 구독 과정에서도 드러난다고 생각하니 흠칫했다. (엔프피 말고 다른 MBTI 유형의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MBTI 유형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지 궁금하다.)


내게 엔프피 유형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호기심 많고, 열정적이고, 사람과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문장은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내 대답이기도 하다. 죽기 전에 삶을 되돌아봤을 때, 내 자신이 일에 대해 열정적이었고 가족과 친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주고 받는 사람이었다면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전형적인 엔프피 유형의 모습으로 살고 싶기에, 나는 스스로 엔프피인 게 좋다. 


엔프피들이 타인에게 MBTI 유형을 묻는 이유가 있다면, 자신이 엔프피인걸 밝히기 위해서란다. 너무나 엔프피스러워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었는데, 내가 지금 엔프피 관련 글을 주구장창 써대는 것만 봐도 왜 저런 말이 나왔는지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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