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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Seok Oct 22. 2021

재미있게 사는 꿀팁

엔프피(ENFP)의 행복

한 친구는 술을 마시던 중 인생이 심심하다고 한숨을 푹 쉬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까지 마치니 더는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다고 했다. 매너리즘이 온 것 같다고도. 친구는 '너도 그렇지,' 라며 내게 동의를 구했는데 선뜻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었다. 아직도 내게 세상은 재미난 곳이었기에. 



친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혀 모르는 건 아니다. 나 역시 번아웃이 오고, 때때로 삶이 버겁게 느껴진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인생은 아름다워'라며 엔프피(ENFP) 특유의 '대가리꽃밭' 성향을 가지고 있었으나, 워킹맘이 된 후론 인생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엄마의 삶과 직장인으로서의 삶,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며 하루하루 사는 일은 예상했던 것 보다도 힘겨웠다. 



그럼에도 난 이 삶이 재미있다. 왜일까. 




삶에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력이 필요하다. 재미있는 상황에 처해야지만 삶이 재미있는게 아니다. 현재에 발을 올려놓고, 과거와 미래도 쳐다보지 않으려는 굳건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오로지 '현재'에 중점을 두고 소소한 행복을 음미할 알아야 '재미'라는 요소를 어딘가에 흘리지 않고 주머니에 꼭꼭 가져갈 수 있는 것 같다. 


일상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하루 일과 중 설레는 부분을 틈새마다 끼워두면 좋다. 


예시를 들기 위해 내 하루를 시간대별로 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6:15 기상 후 출근 준비

7:00~8:00 아들을 깨워 옷 입히고, 아침 먹이고, 무사히 등교 (하루 중 스트레스 극강의 시간)

8:00~8:50 출근길 드라이브 (팟캐스트 들으며 혼자만의 시간 만끽)

8:50~9:00 베이커리 들리기(커피와 빵을 사서 회사로 출근)

9:00~9:45 아침 주요 업무보기 (스트레스 강도 높은 편)

9:45~10:00 사온 빵과 커피 마시며 밤새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들 읽기 (맛있는 음식있고 읽을 거리 있으니 행복)

10:00~12:00 업무 (스트레스 강도 보통. 아무 생각 없이 일하는 시간)

12:00~1:30 점심시간 (지인과 점심을 먹거나 운동을 하러 간다. 지인과 함께 식사 하며 수다 떠는 일도 즐겁고, 운동을 하며 땀 흘리는 과정도 행복.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은 최고)

1:30~6:00 본격 업무 시작 (마감을 마칠 때까지 인터뷰 또는 취재. 본격 업무를 보는 시간인데, 마감 시간에는 시간에 쫓기느라 스트레스 강도가 높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즐기면서 일하는 편)

6:00~7:00 퇴근길 드라이브 (친구 또는 부모님과 통화하며 1시간 걸리는 통근시간을 즐기기)

7:00~8:30 육아 (이 시간은 기쁨과 피곤함이 반반씩. 그때 그때 다른 편)

8:30~11:00 자유시간 (남편과 와인을 마시거나 혼자 책 읽고 글 쓰는 시간) 



빨강색과 초록색으로 시간별 감정을 나눠봤다. 빨강색은 피곤하고, 고단할 때고 초록색은 내게 힘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때다. 색으로 구분해 놓고 보니, 빨강색과 초록색이 교차한다. 빨강색이라고 '즐겁지 않은' 시간인 건 아닌데, 초록색에 비해 비교적 즐거움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나는 일상의 순간 순간에 초록색인 시간을 끼워넣어 스스로를 즐겁게 해주려 노력한다. 뭐 특별한 걸 해서 행복해 지는 게 아니다. 출근 길 듣는 팟캐스트, 아침으로 먹는 커피와 빵, 직장인에게 너무나 소중한 점심시간, 퇴근길 통화 등으로 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다. 



물론 어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아주 우울한 날도 있다. 그런 날엔 어떤 걸 해도 감흥이 없다. 내 우울함의 우물에 빠져 버린다. 하지만 그 때에도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긍정 회로를 돌린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건 다름 아닌 나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과거와 미래가 아닌 '현재'에 집중하면 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위해 일상 속 즐거운 요소들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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