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은 그 당시 연세가 일흔을 넘기셨지만 '빈*' 브랜드의 바지폭 날씬한 정장을 늘 착용하셨고, 카리스마가 넘치다 못해 시청직원들조차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드시는 분이셨습니다. 연륜과 경력에 맞게 웬만한 공공기관의 장들과도 친분이 있으셨지요. 어찌 보면 전 회장님과 완전 반대의 성향과 성품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벌써 십 년 전 일이 되었군요.
제 삶의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다시 [어린이집연합회]를 선택함으로써 저의 두 번째 회장님이 되신 겁니다.
저의 이 선택은 평생 경험해 볼 수 없는 것들을 해 낼 수 있는 기회였지만, '번아웃'의 길로 질주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되었습니다.
정** 회장님!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헬스장에서 만났을 때 반가워하시면서 저보고 그러셨지요.
'나 안 보니 얼굴이 폈구먼 하하하'
회장님!
지금 돌아보아도 어떻게 회장님과 함께 사무국장으로서 역할을 감당했는지 저 자신에게 물어보며 답합니다.
" 당신 참 대단했어"
그래요. 회장님!
2년 동안 한 달에 한 번꼴로 대형 행사들을 치러냈어요.
그전 2년까지 4년이란 시간 동안 제50대의 십 년 치 에너지를 다 빌려 써 버렸지요. [구미시 어린이집 안전보육 자정대회]를 마지막 행사로 끝내고, 저는 깊은 잠수의 세계로 빠졌습니다. 그리고 십 년이란 시간을 휴식해야 했습니다.
그냥 연합회라는 그 자리에 버티고 있었다면, 아마 저에겐 많은 명함들이 더 주어졌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무슨 일인지 제겐 그 모든 것들이 물에 젖어 나뒹구는 종이조각처럼 보이기 시작했지요.
한동안 컴퓨터 전원 스위치를 누르는 것이 두려웠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고통스러울만치 두 분의 회장님을 모신 저에게는 '소진'이란 단어 이외엔 다른 표현이 없을 듯합니다.
하지만 회장님!
돌아보면 회장님의 저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지지가 없었더라면 제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 연합회일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