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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May 27. 2024

상품권의 의미

감사편지 스물세 번째. 십 년 치 한꺼번에 받은 선물

"필요한 거 사세요"

어제 얼떨결에 받아 둔 상품권봉투.

오늘에야 열었습니다.

예상외의 금액에 깜짝 놀랐습니다.

10년 가까이 삼겹살파티를 시도 때도 없이 했지만 상품권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남편에게 기쁘게 전했습니다.

햇살 뜨거운 오후, 가마솥뚜껑 열기를 견디며  꽤 긴 시간을 삼겹살 구워준 남편에게 감사의 표현이기도 하고, 다음 또 다른 계획들 속에 미리 요걸로 동맹을 맺습니다.


어제는 고등부를 섬기는 모든 이들이 함께하는 야유회를 우리 집에서 삼겹살 파티로 대신했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우리 고등부는 어른과 청년의 비율이  적당하게 반반입니다.


코비드 19 사태 이후 이렇게 많은 수가 모여 파티를 연건 오랜만입니다.

남편이 흔쾌히 고기 굽기를 자처해 주었고 이분 저분들의 섬김으로 삼겹살. 목살구이/솥투껑 김치볶음밥/쫀득이/마시멜로/치즈 굽기까지 풀코스로 이어졌습니다.

날씨까지 바람이 슬슬 불어주고 갖가지 과일들이 어쩜 이리 달고 맛있는지...


마지막으로 마당에 둘러앉아 뒤풀이를 나눕니다.

같이 온 아이들이 집에 가길 거부했지만 다음날 학교까지 태워다 줄 자신까진 없어서 이만 아쉬운 안녕을 합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정리까지 마무리한 시간에 폭우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침대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제 내린 비탓에 마당이 생기가 돕니다.

넉넉하게 남겨준 고기들은 본인들의 몫인지 아는 고양이 일가족이 깔끔하게 먹어치워 주었습니다.


남편이 나간 후 탁자 위에 놓인 상품권을 보고 있노라니 많은 생각들이 그리고 고마움이 밀려옵니다.



고등부 선생님들에게


이젠 몇 년 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고등부를 섬긴 것이 한 십 년 정도 된 거 같군요.


현부장집사님께서 중등부장님 이실 때 고등부서에 온 거 같아요.

같이 호주로 비전트립을 다녀왔고, 꼭 같은 부서를 섬기고 싶다고 하셨었죠.

그리고 올해 참 많은 고민을 했지만 다시 고등부에 남은 건 아마 부장집사님 때문일 거예요.

오늘은 십 년이란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어요.


제 삶 속에 가장 버거웠던 시간들이었지만 감사하게 제가 버티어낼 버팀목이 되어준 곳이 고등부이더군요.


따뜻하셨던 세분의 목사님과 함께했어요.

열정이 넘치셨던 정*형목사님.

어느 모임에 눈치 없이  "목사님 고기 구워주실 거죠?"라는 저의 말에  "그럼요. 제가 구워드릴게요"  선뜻 나서주셔서 민망함에 어쩔 줄 몰라하던 절 구출해 주셨던 목사님이셔서  늘 기억이 나죠.


사역자로선 처음으로 먼저 커피를 사 오셔서  대접해 주셨던 박*호 목사님.

그 일 때문에 전 그분이 떠날 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선에서 섬겨드렸습니다.


짧은 시간 고등부를 섬기셨지만 청년부를 함께 섬기는 양*현 목사님.

분의 유쾌함이 좋았습니다.

저의 웃음코드가 무언지 이분을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거든요. 

'우리'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으셔서 지금도 따뜻함이 전해져 옵니다.


십 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한 이*미 권사님.

이 교회로 오기도전에 인연이 되었던 김*덕 고문장로님.

수원에서 중등부교사로 스카우트하신 그 한통의 전화로 우린 거의 20년이 가까운 시간을 동지처럼 여기며 제가 의지하는 유일한 분이었습니다.  

두 분에겐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고등부엔 부장님들께서도 인품들이 다 좋으셨어요.

아플 적마다. 좌절할 때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셨던 분들.

한 분 한 분이 감사함이군요.

만능엔터이먼트인 우리 총무집사님들도 섬세한 그 섬김이 완전 감동입니다


함께한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이 청년부에서 만나고 그들이 또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되고 다시 고등부를 섬기는 동역자가 되겠지요.

지금 섬기고 계신 우리 집사님들처럼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품권하나가 저의 지난 십 년 치 모든 것을 인정해 준 것처럼 위로가 됩니다.

하나님의 선물로 기억하겠습니다.


지금 바쁜 중에 고등부를 함께 섬겨주시는 안*태목사님 기도로 협력합니다.

국화향이 그득해질 때 다시 파티함해요.


2024년 5월 27일 김**교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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