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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Jun 10. 2024

브런치 마을에서 만난 숫자.

감사편지 스물네 번째.  100, 그리고...

오늘은 60번째 저의 생일입니다.


작년 8월.

새로 주어진 59라는 나이를 그냥 보낼 수 없어,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하고 바로 브런치마을에 주민이 되었습니다. (작가님들의 브런치 마을이라는 표현이 참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두)

글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발행 버턴을 누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참 동안 서랍 속에 감추었던 글들을 두 눈 질끈 감고 쉴 틈 없이 눌렀습니다.


며칠 후 몇 천 개의 조회수가 신호음과 같이 알려져 왔을 때, 쏟아지는 댓글에 후다닥 닫아버렸던 페이스* 글들이 생각났습니다. 겁먹은 제 맘을 알고 있었던지 묵묵하게 꾹꾹 눌어주는 라이킷의 숫자가 늘어가는 건 그래도 은근히 설레었습니다.


어느 날 보낸 감사편지 첫 번째.

37년 동안 김치를 보내시는 형님께 보낸 글이 조회수 10000, 20000, 30000,... 그리고 자꾸자꾸 불어나는 숫자들. 이렇게 경이로운 조회수를 브런치마을에서 경험해 봅니다.

어느 글에선 조회수는 순식간에 10000을 넘어가는데 달랑 달린 미처 확인 못한 댓글 하나, 맞춤법지적입니다. 아! 부끄러움과 당혹감은 '내 생에 이런 날이?' 희열과 흥분으로 가득 찾던 저의 감정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그래도 브런치 마을에는 사소한 호소에도 두 팔 걷어붙이고 응원하는 주민들이 있어 조심스레 이글집 저글집 구경을 다닙니다. 어쩌다 댓글 남겨보기도 합니다.


저는 구독자 100분이 되면 100번째 글로 브런치마을 주민들에게 감사편지를 적어야겠다고 벼르고 벼루었습니다. 그런데 요 숫자 100이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분들의 글은 최대한 정독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다 보니 구독버튼을 누르는 게 쉽지 않습니다. 지인들에게 제 글을 소개할 만큼의 자신도 없는 터라 구독자 수가 한분 한분 늘어가는 것에 그냥 감사하며 기다렸습니다.


오늘 들꽃을 좋아하시는 작가님께서 100번째 '구독버튼'을 눌러주셨습니다.


제게는 참으로 소중한 숫자들입니다.


나이 60은 제 삶의 후반 새로운 시작점이고, 구독자 100은 글을 쓸 수 있는 자신감이 풀충전되는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브런치스토리 마을 모든 분들께!


처음 몇 개월은 속에서 찰랑대던 묵은 감정들을 토해내느라 많이 아팠습니다.

때론 '이래도 되나?' 두려울 만치 조심스럽기도 하고 움츠러들기도 했지만, 작가님들의 솔직한 삶의 고백에 저도 용기 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그래도 한번 해 보라'는 격려 차원인지 무슨 이유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지만 메인에 제 글들 오픈해 주시고, 보석 같은 작가라 홍보해 주는 작가님도 계시고, 1년이 채 안된 시간이지만 '작가님'이라 불러주시는 지인들도 계십니다.

'미리 사인받아놓자'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브런치 마을을 통해 저의 삶이 변화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논문 말고 내 이름 박힌 책 한 권은 내야지' 쉽게 말했지만, 이제 그리 가볍게 그런 말 하지는 않습니다.

'출간작가'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감을 작가님들을 통해 대리경험했기 문입니다.


그렇습니다.

긴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글들을 적어낼 수 있을 때 건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기일지도 모릅니다.

브런치 마을 입주 초창기, 어느 작가님의 고백이 오래도록 기억될 거 같습니다.


글 우물이 채워지기를 기다린다.

저도 늘 글우물이 채워지진 않겠지만 마르지는 않도록 잘 관리해 보겠습니다.

'작가'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도록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4년 6월 10일 작가 바다의 별 드림


https://brunch.co.kr/@seastarmj/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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