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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비 Nov 14. 2023

배우 지망 아웃팅 1년차를 돌아보며

다시 공부하고 싶어하는 위기

배우 지망 아웃팅 후 1년이 지났다.

2022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 거의 1년이 다 되었다.

일과 병행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시간이 지났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걸까.


진전이 마음만큼 되지 않는 것 같은데 시간도 체력도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문득 잘하는 공부를 다시금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잘하면 칭찬 받을 수 있는데, 좀 더 내세울 수 있는데.


잘하고 있다고 확인 받을 길이 없다. 타인의 평가는 상황따라 변하기에 믿을 게 못 된다. 내가 만족했는지 아닌지의 여부만 남을 뿐이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평가가 있다면 다른 영향이 있겠지만 그것도 집단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결국 나는 얼마나 연기를 좋아하느냐로 귀결된다. 나는 정말로 연기를 알려고 했는가.


머리 아프면 깊게 알려하지 않는데 그런 심적 난관에 부딪친건 아닐까.


성적처럼 뚜렷하게 매겨질 수 있다면 좋을텐데. 내가 현재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움직임을 배우면서 들은 피드백은, 무게중심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디로 갈지 어떤 동작을 할지 스스로도 모른 채 그저 즉흥에만 내맡기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충분히 멈췄다가 정하고 움직이라 말하셨다. 그리고 충분히 천천히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걸 보여주라고 하셨다. 나는 너무 급급했고 불명확한 의사로 헤매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다시금, 그나마 인생에서 조금은 수월했던 공부를 하고 싶은 이 마음을 직면해 본다. 아마도 왜 내가 잘 하는걸 하지 않고, 결과나 성과가 뚜렷히 보이는 걸 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의 것을 배우려 하나 하는 약간의 투정일 것이다. 조금은 칭찬 받고 잘했다는 걸 알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수많은 업무와 시름하며 초과 근무까지 해 온 것 같다. 화장실 잠깐 다녀오거나 정수기에 물 뜨러 가는 시간 외에는 꿋꿋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일만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어떻게든 완벽을 기하려고 애썼다. 성취감도 효용감도 느끼는 나날들이었다.


아마도 이런 희열이 부족했던 것이다. 나의 쓸모를 느끼고 싶은 요즘이었다.


잠시나마 연기 훈련을 쉬면서 곰곰이 다음 1년을 생각해 봤다.


1. 좋은 연극을 많이 볼 예정이다. 국립극단 연극은 무조건이고, 어차피 매년 많은 연극을 봤던 서울연극제 연극 등. 많이 봐야 좋은 연기를 알 수 있기에. 월 1회 이상은 작품을 봐야지. 연극이 아니면 영화라도. 영화를 포함하면 월 2회 이상으로 잡아야겠다. 대신 정말 좋은 작품을 골라야 해, 그래야 유효한 카운트야.


2. 작품을 보면 견해가 얕더라도 무조건 후기를 쓰고 기억할 예정. 그래야 더 배우고,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고 생각을 전개할 수 있다.


3. 12월부터 장면연기 훈련을 들어가는데 아주 기대하고 있다. 독백 연습이나 혼자하는 연기훈련만 해 왔는데 상호작용하는 훈련을 하며 발굴한 나의 면면이 기대된다. 올해 2월에 잠깐 했던 장면 연기에서 눈을 마주치는게 어찌나 오글거렸던지, 인상적이었다. 눈을 잘 마주치는 나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눈 마주치는 게 어색해 지게 된 걸까. 나도 모르게 세월의 탈을 써 온 마음을 조금씩 닦아 봐야지.


4. 희곡 작품 역시 월 2권은 읽어야지. 읽고 써야지. 읽고 대사 외워야지. 


5. 나의 독백 10개를 준비해야지.


6. 연기법에 대한 이론 서적 좀 봐야겠어!


여기까지다. 새롭게 도전해 볼만한 게 있으면 주저하지 않아야지. 그 도전을 기회로 잡기 위해 부단히 준비해야겠다. 곧 만나, 훈련 2년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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