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하는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을 함께 걷고, 좋아하는 소설을 함께 읽으며 소설 속 주인공 그녀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좋아하는 과일을 먹고, 아직 여름의 감흥이 가시지 않은 동해바다를 마음에 품고 노년이 되면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책방을 하고 싶다는 30대의 여자와 바다가 있는 곳에서 태어났지만,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60대 여자의 시시콜콜한 대화 속에서 닮은 듯 다른 두 여자가 웃음꽃을 피운다.
'엄마는 바다가 좋아, 산이 좋아?' '바다는 태어날 때부터 지겹도록 봐서, 산을 좋아해보려해.' '나는 산보다, 바다가 좋은데.' '너 나이 때 나도 그랬어, 바다가 좋았지.' '그럼 내가 엄마 나이가 되면, 산이 더 좋아질까?' '아닐 껄. 넌 바다에서 태어나지 않았으니까 끝까지 바다 좋아할거야.'
바다에서 태어난 그녀를 부러워 했는데, 바다에서 태어나지 않은 내가 더 바다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론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그녀보다 더 길고 깊게 바다를 사랑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