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바다는 낭만적이다. 작년 이맘 때는 해운대 해변가를 걸었고 어제는 다대포를 걸었다. 엄마는 어릴 적엔 해운대가 좋았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대포가 좋아진다고 한다. 어쩌면 그녀의 무의식 속에서 고향 바다를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운대의 화려함 보다 다대포의 평온함을 사랑하게 될 때_ 그것이 공감되는 순간이 곧 오겠지. 깔맞춤을 좋아하는 내가 선택한 가을 옷의 색은 주황빛이었는데 개구장이 한 소년이 말했다.
- 음, 맥도날드 아니고 맘스터치 직원 같아요. - 그래, 나도 알아. 해외보다 한국 브랜드를 사랑하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좋아해.
보통의 외국인들은 부산하면 해운대를 떠올리겠지만, 한국인들은 다대포도 떠올리겠지. 그렇게 엄마의 고향 바다를 보며 색다르지만 뭉클한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