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심리학 학위를 딴 이유
만개한 벚꽃을 시샘이라도 하듯
봄은 더디게 오고 있었다.
어느 날은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다가도,
또 어느 날은 귀가 얼얼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
20대의 내 기분은 마치 봄 날씨 같았다.
어느 날은 따뜻하고 평온하다가
또 어느 날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는 내면은
어떻게 가질 수 있는 걸까?
내내 고민하며 20대를 보냈던 것 같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나서
그 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심리학 공부를 통해
인생에서 고민하던 질문들에 대해
조금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내가 심리학을 구체적으로 공부할 결심을 하게 된 건 드라마 작가라는 꿈을 꾸면서부터다.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어떻게 하면 디테일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심리학 공부를 제대로 해보자고 결심했다.
어쩌면 조금은 지엽적인 의도로 시작했던 심리학 학위 도전은 나의 인생 전반에 큰 도움을 주었다. 심리학은 다른 사람의 마음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 대해 이해하고, 내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내가 깨달은 것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둔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1년에 걸쳐 두 학기 동안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두 번의 독학사 시험을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첫 학기에는 발달 심리, 사회심리학, 상담심리학, 성격심리학, 인지심리학, 임상심리학, 학습 심리학, 이상심리학 8개 과목을 이수했다. 각각의 수업 진도에 맞추어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출해야 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도 온라인을 통해 보았다.
두 번째 학기에는 심리학개론, 상담이론과 실제, 생활지도와 상담, 아동발달, 조직심리학 5개 과목을 이수했다. 이번에도 각각의 수업 진도에 맞추어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출하고, 중간, 기말 두 번의 시험을 봤다.
학점을 채우기 위해 두 번의 독학사 시험도 봤다. 동기와 정서, 소비자 및 광고 심리학을 공부했고, 직접 시험장소에 가서 시험을 보았다. 주말에 바짝 공부할 생각에 미루고 미뤘는데 생각보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았고, 벼락치기는 효과가 미미했다.
아는 문제보다 모르는 문제가 많았지만 머리를 쥐어짜 내 문제를 풀었다. 60점 이상이 되어야 합격인데 두 과목 모두 겨우 턱걸이로 합격할 수 있었다.
학점은행제에 학위신청을 하고, 얼마가 지나자 학점인정과 학위 수여를 받게 되었다. 1년간 공부한 끝에 나에게는 또 하나의 전공이 생겼다. 하지만 심리학은 학위를 땄다고 끝나는 분야가 아닌 것 같다. 평생 옆에 두고 공부하고 싶은 학문이다. 모든 일은 사람의 심리로부터 시작해서 사람의 심리로 끝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