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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준비하는 겨울여행지
몰타 or 말타?

몰타1편 I 따뜻한 유럽을 원한다면? 몰타!

by 별나라


'몰타'라고 들어보셨나요?



유럽 지중해 중심에 위치한 공화국으로 3개의 섬과 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이탈리아가 장화모양이라면 장화의 앞부분에 돌맹이가 하나 놓여 있는데 그 돌맹이가 바로 시칠리아 섬이랍니다. 몰타는 그 돌맹이 아래에 있는 아주 작은 조약돌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정말 작아서 보일듯 말듯한 조약돌이에요. 지도를 보면 여기도 유럽일까? 싶기도 한 유럽 말단의 위치이지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보다도 아래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겨울에도 따뜻한 유럽을 느낄 수 있답니다. 수도는 발레타[Valletta]이며 에로부타 지중해 해상교역의 중심지로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작은 국토와 40여만 명의 인구에도 불구하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전통이 있는 나라랍니다. 지구촌 작은 나라들이 그러하듯 몰타도 역시 여러 세력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다가 동로마제국으로, 그 후 다시 아랍인들의 세력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시 아랍인의 손에서 가톨릭교회의 지배를 받았고 이후에는 몰타기사단이라고 불리는 십자군 전쟁 당시 유럽에 존재하던 종교적 군대조직이 몰타를 지배하게 되죠. 이후 나폴레옹의 손을 거쳐 결국에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게 됩니다. 1974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공화국의 깃발을 올리게 되는 참 힘들고 힘든 역사를 지닌 공화국입니다. 몰타는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영어가 공용어이며 크기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6분의 1 정도라서 여행하기가 참 편합니다.


실제로 여행을 다녀보니 '몰타'라는 발음이 '말타'와 더 비슷했습니다. 현지인들이 모두 '말타'라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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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타 지도



중세에 멈춰버린 아랍풍 유럽을 느끼는 곳 - 수도 발레타[Valetta]


몰타의 수도 발레타는 아랍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모래 빛깔을 띄고 있어서 처음에는 마치 두바이나 카타르 등 아랍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 들지만, 거리를 다니다 보면 이내 여긴 유럽이 맞구나...싶답니다. 아랍의 옷을 입은 유럽이라고 하면 정확할까요? 그 독특함이 참 좋았습니다. 또한 유럽의 소도시 정도의 크기여서 걸어서 다니기에도 참 좋았어요(1월 겨 울 기준). 발레타 자체가 성 요한 기사단에 의해 16세기 건설되었으며 외세의 침입이 잦았던 탓에 구시가지 전체가 단단한 요새로 둘러싸여 있고 이 구시가지는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답니다.


저는 '슬리에마[Sliema]라는 지역에 숙소를 잡았는데 발레타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바라다보였습니다. 풍경 최고!! 버스를 타고 발레타 시티게이트 앞에서 내려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발레타에서 꼭 봐야만 한다는 의회 건물, 내부가 황금으로 장식되어 있는 성 요한 대성당, 몰타기사단장 궁전(그랜드 마스터궁), 어퍼 바카라 가든 등 볼거리들이 비교적 좁은 지역에 집약되어 있었습니다. 주요 볼거리들도 멋지지만 발레타의 진짜 매력은 발코니가 달린 오래된 건축물들과 그 건축물들이 만들어 내는 작은 골목길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사람사는 냄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음식이 맛있는 집이 참 많았습니다. 줄이 길어 먹기를 포기하기를 여러번..했거든요.


IMG_0013.JPG @ 슬리에마 숙소에서 바라본 풍경-숙소위치가 좋았어요!


IMG_9005.JPG @ 의회 건물


IMG_0046.JPG @ 성 요한 대성당 관람객 입구



IMG_0052.JPG @ 성요한 대성당의 화려한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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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055.JPG @ 미니열차를 타고 다닐수 있어요
IMG_9145.JPG @ 어퍼 바카라 가든
IMG_9155.JPG @ 어퍼 바카라 가든에서 조망한 three cities(비토리오사,생글레아, 코스피쿠아)


IMG_9170.JPG @ 어퍼 바카라 가든에서 본 발레타 시가지


발레타의 파스타와 리조토 - 맛있어요!!


사실 저는 음식의 맛을 평가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딱히 맛집을 찾아 다니는 스타일도 아니고 배가 고프면 기다리기 보다는 얼른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구요. 발레타에서는 골목길을 다니다보면 딱히 미리 조사하기 않아도 맛집을 딱 파악할 수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거든요. 점심때가 되어 식사를 하려했더니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곳이 많았고 심지어 어떤 곳은 줄을 서려고 했더니 오늘은 솔드아웃이라고 하더라구요. 할 수 없이 중심가를 살짝 피해 산책을 하다가 문이 열린 레스토랑에 들어갔어요. 실패할 확률이 적은 메뉴이긴 했지만 주문했던 파스타와 리조토가 너무 맛있었어요. 특히 리조토는 밥알이 정말.....! 이탈리아에서 울고 가겠어! 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가격도 저렴했어요. 파스타와 리조토가 메인이고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에피타이저가 나왔어요 여기에 맥주를 추가해서 25유로가 조금 안나왔네요~~ 음식의 양은 많았습니다(이게 제일 맘에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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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130.JPG @ 레스토랑




고조섬[GOZO ISLAND] 아주르 윈도우[Azure Window] - 영원히 안녕!



고조섬은 몰타섬에서 페리로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숙소가 있었던 슬리에마 지역에서는 시내버스로 페리 터미널까지 쉽게 이동할 수가 있었구요. 고조섬하면 유명한 것이 아주르 윈도우인데요. 저는 2017년 1월에 이곳을 여행했는데 2017년 3월 8일 거센 폭풍우로 인해 아주르 윈도우가 붕괴되어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대자연이 만들어 냈고 대자연이 거두어 간 걸작품.


아주르 윈도우는 수천 년에 걸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석회암 구조물로 직경 100미터에 달하는 두터운 암석 두개가 큰 돌을 받들고 있는 형태입니다. 마치 고인돌 같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중앙의 터널같은 공간을 통해 반대편 바다와 하늘이 눈에 들어오게 되어 그 공간에 파랗게 보이게 되죠. '아주르'는 '파랗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번역하면 '파란 창'



IMG_8381.JPG @ 페리안에서 본 고조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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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599.JPG @ 아주르 윈도우가 있는 인근 지형-너무너무 멋져요!!
IMG_8730.JPG @ 아주르 윈도우
IMG_8833.JPG @ 아주르 윈도우 위를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었어요.


제가 여행했을 당시에는 아주르 윈도우 위를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날이 갑작스레 안좋아지니 어디선가 경찰들이 와서 못올라가게 하더라구요. 정말 엄청난 크기라고 느꼈는데 사라져버리다니 참 허망하네요...아주르 윈도우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고조섬은 꼭! 꼭! 가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근처 지형들이 너무 멋졌어요. 여름이라면 하루종일 수영해도 너무 행복할 듯 했습니다. 겨울도 산책하며 돌아다니기 좋았어요. 하지만 기온에 비해 바람이 매우 세게 불어 옷을 따뜻하게 입으셔야 합니다.


IMG_8848.JPG @ 광할한 바다-너무너무 속이 시원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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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811.JPG @ 마리아의 기적이 펼쳐졌다는 타피누[Ta Pinu] 성당


IMG_8958.JPG @ 고조섬의 석양



마샬슬록[MARSAXLOKK] - 알록달록 옛날 고깃배가 그대로 있는 어촌 마을



요새 '해외에서 한달살기'가 유행입니다. 만약 몰타에서 한달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 주저없이 마샬슬록을 선택할거에요. 일단 제가 너무나 애정하는 바다와 어시장이 있구요. 알록 달록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이쁜 고깃배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날씨...가 정말 변화무쌍하더라구요. 아침에는 비가 조금 내려서 걱정했는데 비가 뿌리다 햇빛이 쨍하게 나고 그러다 다시 흐려지고...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마샬슬록에서 어시장이 열리는 것을 보려면 일요일에 가셔야 해요. 엄청나게 큰 어시장은 아니지만 파닥거리는 고기들을 그물에서 떼어 내는 모습을 볼수 있었고 가판대에 놓인 생경한 해산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해안가를 따라 형성된 나즈막한 모래색감의 건물들과 그 앞에 줄지어 서있는 어시장, 그리고 그 앞에 놓인 거울같은 바다 위에 두둥실 떠있는 알록달록 색동 고깃배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참 묘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곳. 저에게는 몰타의 완소 여행지랍니다.



IMG_9698.JPG @ 마샬슬록- 알록달록 색동 고깃배들
IMG_E9424.JPG @ 날씨가 흐리니 하늘과 바다가 정말 똑같은 색이 되었어요! 정말 멋졌어요!!


마샬슬록을 가는 일요일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한번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가서 보니 오히려 비가 내리고 흐려서 더 좋았던거 같아요. 마샬슬록 앞바다는 호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아주 아주 잔잔했어요. 물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날이 흐리니 하늘색과 바다색이 정말 똑같아졌네요. 짙은 먹색위에 색동 고깃배가 떠있는 모습이 낯설게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듯 하늘이 새파래지고 하이얀 뭉게구름이 두둥실 부풀려져 가더라구요. 이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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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389.JPG @ 마샬슬록의 선데이 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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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샬슬록의 생선요리와 파스타 그리고 와인


마샬슬록은 작은 어촌 마을이라 해안가에 면한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작은 곳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마샬슬록 앞바다가 바로 보이는 곳에 앉아서 점심식사를 주문했어요. 신선한 생선요리와 파스타 또는 돼지고기요리 중 선택, 말타 에피타이저와 버터와 빵, 그리고 말타 와인, 물 이렇게 해서 2인용 점심 세트메뉴가 29.50유로 였습니다. 전 워낙에 생선요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바다를 바라보며 로제빛 말타 와인에 생선요리를 입에 넣으니 꿀 맛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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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669.JPG @ 레스토랑



몰타는 작지만 볼거리가 풍성했고 무엇보다도 몰타만이 가진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가 남달랐어요. 다음편에서는 몰타의 다른 곳과 다른 매력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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