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일식이 있는 날이었다. 그 역사적인 장면을 보기 위해 우리 가족은 안양천으로 향했다. 겸사겸사 독서 모임도 하기로 했다. 날은 무척 더웠지만, 그늘에 자리 잡으니 바람도 불고 시원했다. 오후 3시 53분부터 시작된다고 해서 선글라스를 쓰고 태양을 바라보았다. 강력한 빛이 내 눈에 닿았다. 눈이 시리도록 아팠다. 알고 보니 별도 셀룰 판지로 보아야 했다. 그것도 몇 겹을 겹쳐보아야 안전했다. 인터넷에 부분일식을 검색하니 선글라스가 따라 나왔다. 절대 선글라스를 쓰고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졸지에 아내와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었다.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그 뒤로도 한참 동안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부작용을 겪었다.
각자 자유롭게 독서 시간을 가진 후 스물세 번째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야외 독서 모임이었다. 이번에는 자율 도서였다.
새의 선물 - 아빠의 책 -
이 책은 '내 인생 최고의 책'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이었다. 은희경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나와 감성이 맞았다.
1. 줄거리 1960년에서 1970년으로 넘어가는 시기, 12살 진희는 할머니, 이모, 삼촌과 함께 생활한다. 진희 엄마는 자살을 했고, 아빠는 재혼을 해서 따로 산다. 진희 할머니는 집에 세를 놓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지낸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광진 테라네 가족, 군인인 남편을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장군이네 가족, 최 씨, 이 씨 선생님 등. 진희는 늘 이들을 관찰자 입장에서 바라본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삼촌 친구 허석이 잠시 진희네 집에 머물게 되고, 진희의 첫사랑은 시작된다. 그 뒤로 이들 앞에 거대한 불행이 찾아오는데.
2. 질문거리 (엄마)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혹자는 이 책이 진희의 성장 소설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보다는 불행을 안고 태어난 진희가 결국 운명을 극복하지 못하고 12살에서 성장을 멈춰버린 슬픈 현실을 보여준 것 같다.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딸)기억에 남는 장면은? 진희가 허석과 포도밭을 지나가는데, 작가는 그 장면을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그 문장을 직접 읽어줌) (딸) 가장 관심 가는 인물은? 광진 테라 아저씨 아내가 관심 갖다. 남편의 구박에도 떠날 수 없는 슬픈 마음이 공감이 많이 되었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 - 딸의 책 -
1. 줄거리 주인공 렝켄은 착한 아이입니다. 그러나 엄마, 아빠는 이런 랭켄의 말을 잘 들어주지 않습니다. 슬픈 랭켄은 요정을 찾아가고 각설탕 2개를 받는다. 집에 가져가 엄마, 아빠가 커피를 마시려는 순간 몰래 각설탕을 집어넣는다. 사실 그 각설탕은 엄마, 아빠가 랭켄을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원래 키의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랭켄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부모님은 키가 줄어들게 되고, 그때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된다. 과연 랭켄은 행복했을까?
2. 질문거리 (아빠) 실제로 그런 각설탕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엄마란 오빠에게 몰래 먹일 것이다.(독서 모임 전에 딸은 오빠에게 버릇없이 말한다고 혼이 났다. 그 여파인 듯) 그리고 키가 작아지면 엄마와 오빠 혼을 낼 것이다. (아들) 인상적인 장면은? 엄마, 아빠 키가 작아지는 장면이었다. 요정의 말처럼 각설탕을 먹으니 키가 반으로 줄었다. 신기하고 재밌었다. (엄마)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아무리 엄마, 아빠가 혼을 내더라도 가족은 함께 살아야 행복한 것 같다. 나도 책 읽기 전에 엄마에게 혼이 나서 기분이 나빴지만, 책을 읽고 나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내 엄마 무릎에 누워 행복한 표정을 지음)
창가의 토토 - 아내의 책 -
이 책은 소설이지만, 실화이다. 주인공이 실제 겪은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
1. 줄거리 주인공 토토는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부적응으로 그만두게 되었다. 엄마는 그런 토토를 근처 도모에 학원으로 보낸다. 이곳의 교장 선생님은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아이들의 위한 교육을 습득한 훌륭한 분이었다. 이곳에서 경청하는 교장 선생님과 체험 위주의 전인 교육을 통해 점차 학교에 적응해간다. 과연 토토는 이곳에서 무사히 교육을 마칠 수 있을까.
2. 질문거리 (딸) 엄마가 이런 학교에 다닌다면? 나는 싫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 통제가 있는 곳이 좋았다. 이렇게 자유롭게 둔다면 나는 불안했을 것 같다. (아들)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토토가 재래식 화장실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정화조로 변기에 있는 똥을 다 치우고 지갑을 찾으려고 한다. 우연히 그 모습을 지켜본 교장선생님은 토토를 제지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는데, 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놀라웠다. (아빠) 만약 실제로 그런 학교가 있으면, 우리 아이들을 보낼 것인가? 나는 안 보낼 것이다. 비인가 학원인 데다가 공부도 오전에만 시키고 오후에는 산책 등 체험학습을 한다.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이 말은 들은 두 아이는 서로 학교에 가겠다고 난리가 났음)
동물농장 - 아들의 책 -
1. 줄거리 농장주 존스는 동물들에게 밥도 제대로 주지 않고 학대를 한다. 어느 날 동물들의 정신적 지주인 메이저 영감은 혁명의 노래를 부르고 죽는다. 그 모습에 동물들이 혁명을 일으키고, 그중 돼지들이 정권을 잡는다. 돼지들은 7 계명을 만들어 그들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과연 동물이 주인인 세상은 인간의 세계와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2. 질문거리 (딸)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충직한 말 복서가 아프게 되자, 돼지들은 병원에 보내준다고 속이고 말 도축업자에게 팔아넘긴다. 그 장면에서 화가 많이 났다. (아빠) 돼지가 만든 세상은 어땠나?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이 만든 세상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들도 인간처럼 다른 동물들을 학대했다. (아내) 만약 아들이 돼지처럼 권력을 갖게 된다면? 나는 먼저 돼지들을 모두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내 마음대로 원하는 것을 실컷 하면서 살겠다. (그러면서 아내 눈치를 보기는!)
소감
(아빠) : 책 내용이 정말 흥미로웠다. 나중에 꼭 오늘 소개된 책을 모두 읽어볼 것이다. (딸) : 처음 모임에 참여할 때는 엄마한테 혼이 나 기분이 좋지 못했지만, 내 책을 소개하면서 기분이 풀렸다. (아들) : 아빠 책만 빼고 모두 읽은 책이라 흥미는 다소 떨어졌지만, 나름 재밌었다. (아내) : 오래간만에 야외에서 독서 모임을 해서 좋았다. 전보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책 소개도 잘하여 뿌듯했다.
6월이 한 주 남은 시점에서 가족 독서 모임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아내의 소감처럼 아이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조금 산만했던 아들은 진지했고, 딸은 책을 안보고 줄거리를 술술 말할정도로 어휘력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