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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Nov 28. 2022

면접관 일기 _ 6화. 면접관이 무표정인데 난 떨어졌나

무표정이라고 떨어지지 않는다


면접을 보고 왔는데 면접관들이 무표정이었다. 나는 떨어졌을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떨어졌을 수도 붙었을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웃음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 어떤 모임에 가도 웃음 사냥꾼을 자처하는 편인데, 면접관을 했을 때는 거의 웃지 못했다. 왜냐면 그냥 그 상황이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지원자 입장에서 보면 면접관이 웃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문 면접관 중에서는 시종일관 포근한 미소를 머금고 지원자를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면접관 대부분은 해당 회사를 다니고 있는 현직자들이다. 그말은 그들도 9-6 퇴근만 바라보는 일반 직장인이라는 뜻.

    

사무실에 있으면 일하다가 잠깐 담배도 피고 커피도 마시고 하지만 면접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꼼짝없이 갇혀서 면접시간 내내 집중해야 한다. 일단 반복되는 질문과 문답에 기본 우울감이 깔려있다. 물론 새로운 신입사원을 만난다는 설렘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초반 몇 명을 면접하고 나면 설렘이라곤 사라지고 피로가 몰려온다. 2화에서 언급했듯 옆에는 평소에 잘 모르거나 잘 안맞는 사람과 배정되어있다. 기분이 좋을래야 좋을수가 없다.      


물론 면접을 진행하다가 면접관들이 웃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어이가 없어서 실소하는 경우다. 분석이 너무 말이 안되거나 질문에 대한 대답이 황당한 경우는 숙연해지거나 지원자의 해맑음(?)에 빵터지게 된다. 종종 너무 긴장한 지원자를 위해 눈으로만 웃고 입은 가만히 있는 억지웃음을 짓기도 하는데 면접관을 피곤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신호는 아니다. 면접관의 태도 중에 가장 지원자에게 호의적인 건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다. 괜한 얼굴표정에 신경 쓸 필요 없다.      


가끔 지원자 중에 평소의 나처럼 웃음 강박을 가진 지원자들이 있다. 앞에 있는 사람들을 주목시키고 웃음을 주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들. 이런 건 친구들 앞에서 하는 게 좋다. 대한항공 유명한 면접 일화 중에 면접장에 입장하면서 양팔을 들어 비행기를 흉내내며 입장한 지원자가 있었다. 이 사람이 붙었을까? 이 사람은 떨어졌다. 면접자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었지만 ‘면접’이라는 장소와 행동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소와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해야한다. 면접관은 방청객이 아니라 지원자를 평가하는 사람이다. ‘평가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면접관을 웃기려고 하지말길.

솔직히 웃는 것도 피곤하다.



Tip. 면접관을 불안하게 하지 않는 법
말을 끊기지 않게 한다. 면접관도 내 질문이 이상하지 않은지 불안해하니까. 질문했을 때 멍하게 있으면 면접관은 불안하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라고 하고 천천히 생각을 답해보자. 그리고 앞서 말한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는 건 지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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