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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령 Feb 06. 2022

그 많은 날 중에

나는 아이가 한 명이다.

아들은 16살, 과고에 진학하면서 기숙사에서 살았다.

그리고 18살에 대학 진학, 그때부터 혼자 서울에서 살고 있다.

일찍 내 품을 떠나서 그런지 내겐 여전히 아련한 16살의 어린 아이다.

거리가 멀어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마음은
늘 아들과 "함께"다.


서론이 좀 길다.

변명처럼 길다.


오랜만에 아들과 함께 음식점 키오스크 앞에 섰다.

메뉴를 선택하고 결재의 순간 아들이

"엄마, 카드요"한다.


그날

나는 그랬다.

"왜? 여긴 너희 동넨데? 네가 사!"

카리스마도 좀 작열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자식 귀한 줄 안다.

그러나 자식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그래도 그렇지 혼자 있는 어린 자식한테 밥 사라는 엄마가... 있네! 지금 나네! 

구차스럽지만...

상황이 이래서 가오가 좀 딸리지만... 

그동안 언제나 내가 샀는데...


그날, 그랬다.
그 많은 날 중에
하필 그날...



다음 장면요?

아들이 내게 짧은 말을 했고.

나는 빠르게 들었고.

그리고 신속하게 내 카드를 줬고.

나와 아들은 함께 밥을 먹었고...


지금도 생생한 그날,

그 말은


"엄마!  
오늘 제 생일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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