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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험미
Oct 22. 2024
조지아 여행을 마치며
조지아 여행의 마지막은 카자흐스탄 알마티
볼트를 불러 트빌리시에서 공항까지 46라리(약 24,000원).
조지아에서 마지막 소비였다.
딱
3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카운터는 2시간 20쯤을 남기고 열렸다.
길고 긴
체크인
줄 속에서 아쉬움보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체크인으로
이번 여행이 끝나버리는 게 아니라
아직
알마티로의 여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인지, 아니면 조지아를 떠나게 되서
드는 감정
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우리는 에어 아스타나 스탑오버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인당 19불씩, 왕복 교통편과 숙박을 제공한다.
새벽 3시,
드디어 알마티 입성.
스탑오버 예약자를 전부 모아 한
차로 이동하는데,
예약자 중 수화물을 찾아 나오는 몇 사람 때문에 나머지 10명 넘는 인원이 4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
(3am~21pm의 짧은 스탑오버 동안 굳이
거대한
캐리어를
찾아야 했는지 묻고 싶었다. 작은 짐가방 하나면 되지 않을까. 모두 작은 배낭 하나만 들었는데... 유난이다 싶었다.)
시차에 약간 적응하긴 했어도, 한국시간 아침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긴 기다림과 피로에 인내심은 한계였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나오자 모두 지쳐 차로 향하는데, 환전을 하겠다는 그
분들...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다들
차량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개별 여행이라면 모를까, 타인과 움직여야 할 때는 다른 사람들도 조금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40분 넘게 기다렸다고
...
정말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스탑 오버 호텔, 플라자 호텔 알마티.
다른 호텔을 예약했는데, 플라자 호텔 알마티로 변경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스탑오버 호텔은 두 종류의 시간 옵션으로 예약 가능한데.
일반적인 전날
오후
3시
체크인~다음날
12시
체크아웃과.
주간 사용, 12시간 이용하는 옵션으로
오전
7시
체크인~
오후
7시
체크아웃이 있다.
나는 오전 7시까지 기다릴 자신이 없어서, 오전 4시 체크인 당일 12시 체크아웃으로 결제했다.
숙소에 도착하니 벌써 오전 5시였다.
우리와 같은 숙소에 도착한 다른 사람들은 주간 사용으로 예약해서 아침 7시까지 2시간 동안 로비 소파에서 기다려야 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는 말 못 하겠다.
그래도 나는 바로 체크인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기내에서 졸긴 했어도, 그건 잔 게 아니었다.
우리는 대여섯 시간을 자고 정오에 알마티
관광에
나섰다.
카자흐스탄의 가을 거리
거리는 완연한 가을이었다.
조지아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가을의 분위기.
카자흐스탄 거리는 한마디로...
조지아보다 훨씬 깨끗했다.
낙서도 없고 담배냄새나 꽁초도 없는 깔끔하고 한적한 거리.
Vilka 레스토랑
Vilka 레스토랑, 스테이크.
점심 식사는 스테이크로 정했다.
싸고 맛있다는 평에 맞게 스테이크는 저렴한데도 훌륭했다.
역시 구글 평점은 믿을 만하다.
무엇보다 우리를 놀라게 한건 직원 모두가 방실방실 웃으며 너무 친절하다는 것.
기분 좋게 식사를 하고 거리를 걸었다.
젠코브 성당을 향하는 길,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갔다.
차 마시면서 쉬려고 했는데, 풍성한 간식까지 먹었다.
카자흐스탄은 차 문화가 크게 발달해 있다.
어딜 가도
차를 마시는 현지인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블랙티, 프렌치프라이, 산딸기 펜케이크 종류
너무 친절하고 맛있었던 더블 커피
Double coffee
친절과 미소가 뿜뿜이었던 알마티의 더블 커피.
무뚝뚝한 조지아에서 날라 온 우리는 솔직히 타인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조지아 보다 더 예쁘면서 친절하기까지 하다.
나도 남편의 말에 지체 없이 동의했다.
얼굴 평가를 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길 바란다.
선호의 차이로 생각하자.
짧은 시간 내
많이 먹어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알마티에 방문한다면
,
vilka 레스토랑도 더블 커피도 추천이다.
호텔에서 약 4킬로, 천천히 산책하듯 구경도 하고
,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한숨 돌리기도 하며,
드디어 젠코브 성당에 도착했다.
젠코브 성당, 세례식 후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
성당 앞은 휴식을 취하는 현지인들로 가득이었다.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산책을 하거나, 각종 솜사탕과 아이스크림을 파는 상인들로 붐볐다.
성당 바로 앞에 세례를 받은 가족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지아에서부터 카자흐스탄까지, 또 한 번 세례식을 보게 되다니 신기했다.
Green Bazaar/ 알마티 그린바자
젠코브
성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그린
바자.
과일, 채소, 각종 고기, 견과류 등이 가득한 농산물 직판장이다.
그린 바자를 중심으로 거리에 많은 노점상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마그네틱을
샀다.
조지아와 한국의 절반처럼 느껴지는 물가, 가격이 전부 착해서 좋았다.
그린 바자 정육 코너
그린바자는 정육 코너가 특히 인상적이고 생동감이 넘쳤다.
판매대 위쪽으로 동물 모양 그림이 큼지막하게 달려있다.
거대한 섹션 별로
말, 소, 돼지,
양,
닭 등이 구분되어 있으며, 정말 없는 부위 없이 모든 부속을 판매하고 있었다.
신기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린 바자 과일 코너
그린바자
견과류
코너의
상인들은
호객
행위가
엄청나다.
계속 시식을 권하며 끌어들이는데, 분위기가 유쾌하고 친절하다.
조지아에 비해 너무 친절하다는 말을 남발하고 있는 기분이라, 조지아에 살짝 미안한 기분이 든다.
호텔에서 걸어 걸어 도착했기 때문에 갈 때는 택시를 탈 계획이었다!
이럴 수가!
도로에 택시가 안 보인다.
문자 그대로 아예 없다.
보통 얀덱스 어플을 통해 택시를 예약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냥 돌아다니는 택시를 잡을 생각에 별생각 없이 입국한 게 실수였다.
카자흐스탄 택시들은 아예 택시 표시가 없다.
얀덱스 표시가 된 택시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얀덱스 앱을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하다.
길에서 그냥 서서 택시를 잡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계속 손을 들고 서 있다가 멈추는 차들과 흥정을 해서 탄다는데, 그것도 시도해 봤지만 어느 차도 우리 앞에 멈춰 서지 않았다.
얀덱스 고!
카자흐스탄 간다면 꼭 받아야 한다.
그리고 꼭!
한국에서 카드 결제 인증까지 끝내고 가야 한다.
부랴부랴 앱을 다운로드하고 인증을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현지에서는 결제 인증이 넘어가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현지 유심이 아니라 로밍이어서 그랬을 것이라 짐작만 한다.)
잠시
망연자실 있었다.
정신 차리고 주변
현지인들을
붙잡고 물어보다가, 번역앱으로 어찌어찌 소통하여.
맘씨 너무 착한 카자흐스탄 아가씨가 도와주어,
그분이 현금 결제 얀덱스 택시를 불러줘서 무사히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너무너무 고마웠다.
어벙한 외국인을 끝까지 웃으며 도와줬던 세상 친절한 분!
다양한 종류의 찻잎과 차.
호텔에 무사히 도착해서 근처
마트로
!
카자흐스탄엔 다양한 찻잎이 많아 선물용과 먹을 용으로 이것저것 샀다.
슈퍼에서도 에피소드가 있다.
계산하시는 분이 바코드를 찍는 데,
나는 이미 바코드가 찍혔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같은 바코드를 한 두 번 더 찍으시는 걸로 보였다.
나는 바코드가 잘 안 찍혀서 다시 찍는 건가, 생각하고 있었다.
트래블 월렛으로 결제하고,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
영수증을 확인하니, 역시, 바코드가 더 찍혀 있었다.
나는 원시적으로 물건 개수를 세서 보여주고, 영수증 아이템 개수와 비교해 주었다.
캐셔 두 분이 허둥지둥하시더니 뭐라고 소리치
며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셨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더 찍힌 물건들을 가져와
,
가져가라고 하시는 것 아닌가...
음? 예?
아주 새로운 방식이었다.
내가 환불을 원한다고 하니, 카드 취소가 아니라 현금을 주셨다.
이 상황을 보고 있던 바로 뒤에 현지인 분이 영어로 우리에게 물으셨다.
카자흐스탄의 이런 서비스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지금까지 느낀 카자흐스탄의 경험이 괜찮았나요?라고..
나는 그냥 좋았다고 답했는데, 그분이 캐셔
에게 뭐라고 하셨다.
그분은 그동안 자국의 그런 서비스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말은 못 알아들었지만, 그분의 말투나 분위기가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그분이 캐셔를 상대하시는 사이.
취소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걸까.. 생각하며 쥐어준 현금을 보니, 그나마도 금액이 살짝 모자랐다.
몇 백 원 밖에 안 되는 돈이라,
우리는
그분과
캐셔의 소란을
뒤로하고
조용히 마트를 나왔다.
카자흐스탄 초콜릿. 면세점 2.5유로.
카자흐스탄에서 많이 사 오는 카자흐스탄 국기 상징이 찍힌 초콜릿.
면세점에서는 개당 2.5유로다.
마트에서 사면 거의 반값이니, 꼭 시내 마트에서 사자.
나는 마트에서 큰 것 10개와 작은 것 20개를 사 왔다.
아무튼, 마트에서의 경험은 알마티에서 있던 일 중 가장 신기하고 특이했다.
샐러드와 우리를 곤란하게 했던 스프
카자흐스탄 전통 음식점, Baursak city.
알마티 관광의 마지막 일정은
카자흐스탄 전통 음식점, Baursak city에서의 저녁 식사였다.
샐러드는 조지아처럼 짜지 않아 좋았고, 소고기 요리는 장조림과 비슷해서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카자흐스탄 전통 수프.
수프가 새로운 세계였다.
굉장히 시큼하다.
시큼한 우유에 곡물을 넣어 끓인
맛
이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남편의 솔직한 감상은
...
애기 우유 토한 맛이라며 한 입 먹고 끝이었다.
나도 서너 술 더 시도하긴 했는데, 그게 한계였다.
알마티를 떠나며
아무튼, 한 나절의 알마티 스탑 오버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따로 카자흐스탄 여행을 올 일이 없다면, 스탑 오버로 알마티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다.
한 나절의 알마티는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주며 긴 조지아 여행의 대미를 장식해 주었다.
고려극장. 고려인이 있는 카자흐스탄이라 그런가... 조지아보다 어쩐지 더 친근한 느낌이...
조지아를 방문하고자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다분히 주관적인 의견을 드리자면.
아주 잠깐의 트빌리시, 아주 잠깐의 카헤티 와이너리 지역(시그나기와 텔라비), 긴 카즈베기를 추천드린다.
만약 내가 다시 조지아를 간다면, 그냥 긴 카즈베기 일정을 택할 것 같다.
카즈베기에서 느긋하게 머물며 그냥 여유롭게 지내고 싶다.
전체 일정이 며칠이든지 말이다.
일정이나 장거리 이동만 괜찮다면 메스티아(트빌리시에서 왕복으로
상당히
장거리 이동)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메스티아와 카즈베기, 이곳들이 조지아 자연의 정수인 듯 싶다.
모든 글을 마치며,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나는 조지아를 험담하기 위해 이 글들을 쓴 것이 아니다.
조지아는 무뚝뚝하지만 속정과 노 프라블럼 정신이 있고, 광활한 자연과 와인이 매력적인 나라다.
이 두
가지 요인만으로도 조지아는 충분히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여행지다.
조지아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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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프라블럼, 조지아
06
조지아 카즈베기, 스테판츠민다
07
사랑의 도시 시그나기와 와이너리 투어
08
조지아를 방문한 무신론자의 소감
09
조지아 여행의 먹거리들
10
조지아 여행을 마치며
노 프라블럼, 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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