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수 씨(秉洙氏)와 함께 종로다방(鍾路茶房)에 들렀다가 국도극장(國都劇場) 앞에서 Colonel Ye 일행(一行)을 재회(再會)하여 '정복(征服)의 길'이란 영화(映畵)를 관람(觀覽)하고 돌아갔다.
혼자서 구경해야만 하는 괴로움도 느꼈으나, 누구하고 오더라도 짜증만 내는 내 신세(身世)라 차라리 고독(孤獨)을 즐길 뿐이다.
정오(正午) 전(前)에 한번, 저녁에 한번 정희(正姬)의 전화(電話)가 있었던 모양이다. 연락(連絡)을 기대(期待)할 뿐이지....
◎◎◎◎ 저녁을 굶고 자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에게 친절히 대해주는 사람을 가리켜 진실한 인격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겸손하고 친절한 태도를 취하기를 싫어한다.
이것은 동양의 성인, 공자(孔子)가 말한,
"배우고도 알지 못하는 것은 배우지 않은 것만 못하고,
알고도 행하지 못하는 것은 알지도 못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과 다름없다....
1956년 1月 9日 (月) 맑음
어지러운 세상(世上)에 반공운동(反共運動)한다고 색(色) 다를리야 없는 모양。
사단법인(社團法人) 한국 아세아 반공연맹(韓國亞細亞反共聯盟)의 초창기(初創期) 인사 문제(人事問題)에 있어 이사장(理事長)과 사무총장(事務處長)의 호흡(呼吸)이 맞지 않는 모양이다. 걸핏하면 현(現) Member는 그대로 유지(維持)할 수 없을 수도 있지 않겠는지....
이럴 때는 그야말로
'위대(偉大)한 실력(實力)의 보유자(保有者)' 또는
'위대(偉大)한 배경(背景)의 소유자(所有者)'가 아니면 자리를 유지(維持)할 수 없을 지경(地境).
이덕하(李河德, 아버님 성함)는 전자(前者)뇨? 후자(後者)뇨?
굳이 만나겠다는 ◎◎◎를 퇴근 후(退勤後) 청도(靑島)에서 만났다.
연대(延大)에 지망(志望)하겠다고....
저녁 때는 밤늦게까지 Colonel Ye 부부(夫婦)와 병수 씨(秉洙氏)가 와서 돈 걸고 화투(花鬪) 장난....
1956년 1月 10日 (火) 맑음
날씨가 급변(急變)한 탓인지 이름도 모르는 감기(感氣)에 걸려 요사이 새벽부터 기침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작야(昨夜) 전화(電話)로 상오(上午) 10시(時)에 Victory에서 정희(正姬)를 만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