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동 동쪽 끝에는 현대 맨션이란 아파트가 있다.1974년 완공된 아파트로 8개 동에 653세대가 입주해 있었으니 결코 작은 단지는 아니었다.
이 아파트도 오랜 기간 이촌동의 터줏대감 아파트 중 하나로서 유지되어 왔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노후화되면서 주민들 간에는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이 거론되기 시작했고 논의 16여 년 만에 최종적으로 리모델링으로 결정되면서 2021년 말 기존 입주민들은 모두 이 아파트를 떠났다.
67년 완공된 공무원 아파트, 71년 완공된 민영 아파트는 이미 90년대 중반 재건축으로 사라졌고 74년 완공된 현대 맨션마저도 이제철거되는 것이다. 70년에 완공된 한강 맨션도 오래전에 재건축이 결정되었으니 이제 70년대 나와친구들이 거주했던 오래된 이촌동 아파트들은 거의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한세대의 인생도 막이 내려지는 것 같다....
아래 사진들은 이제는 더 이상볼 수 없는 리모델링 공사 이전의 과거 현대 맨션 모습들이다. 바로 이 공간 한복판을 거닐던 순간들이 정말엊그제 같은데 이제 모두 깊은 기억의늪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사진) 현대 맨션 리모델링 이전 과거 모습. 더 이상 볼 수 없는 과거 기억 속 이촌동 모습이 되어버렸다.
리모델링 일정에 맞추어 2021년 하반기부터 현대 맨션 입주민들도 이주를 하기 시작하면서 현대 맨션은 이삿짐센터의 방문과 이사 가는 분들의 폐기물들만이 점차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현대 맨션 외벽의 '이주 개시'란 대형 광고와 이주한 가구들의 폐기물 모습
아울러 그즈음부터현대 맨션 전면에 있던 상가들 역시 다른 장소로 이전하거나 폐업하기 시작했다.
사진) '공가'라는 표식이 붙어있는 상점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그중에는 9년간의 영업에 감사드리며 폐업을 한다는 내용의 인상적인 인사말이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사진) 현대 아파트 관리사무소 또한 2021. 9월 말 날짜로 폐쇄되었다.
2021년 10월부터는 현대 아파트 주변에 공사용 차단막이 설치되기 시작했고, 2022년 초부터는 드디어 단지 내 모든 나무를 베는 등 본격적인 공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사진) 아파트 입구에 설치된 차단막 (2021. 10월)
사진) 단지 내 나무를 모두 베어버린 후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 준비를 하는 모습 (2022. 2월)
이렇게, 이러한 과정을 거쳐 70년대 어린 시절추억과함께했던 현대 맨션은기억 속으로 사라져 갔다. 머지않아 이 현대 맨션은 매우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인데새로운 세대에게는 그 새 아파트가 또다시 오랜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