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이렇게! 양육자가 꼭 알아야 할 칭찬의 기술 6

칭찬의 역효과를 알고 칭찬을 연구해요

by 신운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이 말은 칭찬의 힘을 나타내는 유명한 말인데요. 정말 그럴까요? EBS에서 방영한 <칭찬의 역효과>에서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잘한다, 똑똑하구나, 최고야” 등의 칭찬이 왜 문제인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요.


실험 1) 초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낱말카드를 주고 3분 동안 외우게 한 후 기억해서 적도록 합니다. 그러고는 “머리가 좋구나, 똑똑하구나” 등의 칭찬을 한 후 교사는 잠깐 자리를 비우죠. 아이는 어떻게 했을까요? 칭찬받은 아이의 70%가 교사의 정답 카드를 몰래 봅니다. 칭찬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부정행위를 한 것이죠.


실험 2) 유치원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야채 주스를 먹게 합니다. 한 그룹에는 주스를 마시면 칭찬스티커를 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칭찬 없이 주스만 마시게 했습니다. 일주일 후 칭찬스티커를 주던 그룹에도 칭찬 없이 주스를 먹게 합니다. 칭찬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평소 마시던 양의 절반 정도를 마셨습니다. 칭찬스티커가 보상의 수단이 되면서 주스 맛의 즐거움을 잃은 것이죠. 칭찬 없이 마신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 마셨습니다. 그동안 주스 맛을 좋아하게 된 것이에요.


우리는 좋은 양육자가 되기 위해 칭찬을 자주 하라고 하는데요. 이 실험에서 보듯 어떤 칭찬은 독이 됩니다. 아무리 잘 듣는 약이라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듯, 칭찬도 법칙을 지키고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이죠.


약이 되는 칭찬의 기술 여섯 가지


첫째,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칭찬하기

앞에서 소개한 EBS 실험의 예는 결과를 칭찬할 때의 부작용을 보여줍니다. 결과에 집중하여 칭찬하게 되면 아이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좌절감을 느끼거나 자칫 좋은 결과를 위해 과정을 무시하게 됩니다. 결과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해야 합니다. 노력을 칭찬받을 때 아이는 어려운 일이 있거나 실패를 해도 노력으로 헤쳐 나가게 됩니다.


• 100점을 맞았구나! 잘했어(×) → 열심히 노력하더니 좋은 결과를 얻었구나(○)

• 책을 열 권이나 읽었네. 대단하다(×)→ 책을 꾸준히 읽는 모습이 보기 좋아○)

둘째, 인격을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표현하기

“밥도 잘 먹고 착하구나” “장난감 정리도 잘하고 천사네”라는 표현은 인격을 칭찬하는 말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밥 잘 먹는 것=착한 것” “정리 잘하는 것=천사”도 아니죠. 아이는 밥 먹기 싫을 때도 있고, 안 착할 때도 있기에 이런 칭찬은 부담스럽습니다. 칭찬에 부응하기 위해 솔직한 자기 모습보다는 거짓된 모습을 보입니다. 칭찬할 때는 아이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주세요. 칭찬의 말은 아이의 행동을 표현하면서 내용은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 밥을 잘 먹으니 건강해지겠는 걸(○)

• 장난감이 제자리에 있으니 깨끗해서 보기 좋구나(○)

셋째, 당연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사소한 것 칭찬하기

칭찬은 거창하고 특별한 일을 했을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당연하다”는 것은 어른의 주관적인 기준일 뿐 아이에게는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동생과 사이좋게 노는 것, 혼자 옷 입는 것, 양치질하는 것 등 사소하고 당연해 보이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주세요.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양육자의 태도에 자신감을 갖고 성장합니다.


•희수가 그린 사자가 정말 용감해 보이는구나(○)

•하늘이가 책을 제자리에 꽂아두니 찾기가 좋구나(○)


넷째, 칭찬 후 비난하지 않기

“그림은 잘 그렸는데 글씨는 못 썼네” 같은 말은 칭찬 후 비난이 섞인 말입니다. 이런 말은 아이에게 칭찬받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점에 대해 비난받았다는 감정을 줍니다. 아이에게 아쉬운 점이 있어 고쳤으면 하는 말을 하고 싶더라도 꾹 참으세요. 칭찬할 때는 온전히 칭찬의 말만 해주세요.


•밥은 잘 먹었는데 흘리고 먹었구나(×)→밥을 꼭꼭 씹어 잘 먹는구나(○)

•수학은 100점인데 국어는 80점 밖에 못 맞았네(×)→수학 문제를 열심히 풀더니 100점을 맞았구나(○)

다섯째, 매사 칭찬만 하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

“칭찬의 다른 말은 인내심”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앞에서 소개한 EBS 실험 2는 칭찬스티커를 주는 것보다 주스의 맛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려준 것의 효과를 보여줍니다. 매사 칭찬만 할 경우 “우리 양육자는 원래 그래”라는 생각이 들어 양육자의 말을 무의미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칭찬의 신빙성도 떨어트리죠. 공공장소에서 뛰어다니는 아이에게 “달리기를 잘하는구나” 하고 칭찬하면 곤란합니다. 쉬운 칭찬 대신 관심과 믿음을 갖고 기다려 주세요. 그것은 아이에게 좌절을 배우게 하고 어떤 것에 대해 좋아할 시간을 기다려준다는 의미입니다.


여섯째, 막연하거나 거창하게 칭찬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사실과 다른 거창한 칭찬은 역효과가 납니다. 그림을 못 그려 속상한 아이에게 “나중에 커서 훌륭한 화가가 되겠는 걸”이라고 칭찬한다면 아이는 그 말이 진심으로 와닿지 않겠죠. 또한 칭찬이 과하다고 여겨질 때 아이는 칭찬이 부담으로 다가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커집니다. 사실을 구체적으로 칭찬해 주세요. 아이의 행동을 정확하게 짚어 칭찬해야 아이는 칭찬받음을 알고 기뻐하게 됩니다.


•유명한 화가가 되겠는 걸(×)→ 자동차 바퀴를 근사하게 그렸구나(○)

•오늘 예쁘다(×)→오늘 입은 셔츠가 잘 어울린다(○)


그림책을 보며 칭찬을 연구해 보세요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기, <기린은 너무해>

<기린은 너무해> 글 조리 존|그림 레인 스미스|미디어창비

기린 에드워드는 자신의 목 때문에 불만이 많습니다. 너무 길고 잘 휘고 가늘죠. 그런 기린에게 거북이 사이러스는 “넌 내가 일주일 내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바나나를 십 초 만에 따줬잖아”라며 칭찬을 합니다. 기린 또한 거북이에게 “네 목은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 등딱지 하고 잘 어울려”라며 칭찬을 건네죠. 둘은 서로의 말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긍정하게 됩니다. 누구나 자신에 대해 불만이 있을 텐데요. 기린과 거북이처럼 아이가 불만스러워하는 점을 긍정의 눈으로 보고 칭찬을 해줘 보세요.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 글 구스노키 시게노리|그림 후루쇼 요코|베틀북

이 책의 사랑이는 다른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며 주눅이 듭니다. 키도 작고, 달리기도 느리고, 공부도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사랑이의 고민을 들은 우정이는 사랑이에게 관심을 갖고 누구보다도 따뜻한 손과 마음을 지니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우정이의 칭찬에 사랑이는 자존감이 회복됩니다. 칭찬은 우정이처럼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존중할 때 가능한 말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 모습을 존중하며 칭찬해 보세요.


당연해 보이는 것의 가치 알기, <대단해, 대단해>

<대단해, 대단해> 글 마스다 유우코|그림 다케우치 츠우가|뜨인돌어린이

이 책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이 저마다의 소중한 가치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하마, 신발, 캥거루, 우산 등의 장점을 얘기하며 “대단해 정말로 대단해”라고 말하죠. 반복적인 문장은 운율과 말의 재미를 주고 선명하고 강렬한 그림은 생동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주변의 것들과 자신의 대단한 점을 찾아 칭찬놀이를 해보세요. 책의 구절처럼 “00에게 박수” 하며 손뼉을 쳐보면 훨씬 흥겨운 놀이가 됩니다.


칭찬을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관심을 높여야 합니다. 아이를 잘 관찰하며 적절한 칭찬의 말도 만들어야겠죠. 이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오늘 아이에게 칭찬의 말을 한마디씩 건네면 좋겠습니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5화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