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에 숨겨진 욕구는 무엇?

나의 욕구도 체크해 보세요

by 신운선

‘욕구’란 ‘인간이 무엇을 얻거나 하고자 바라는 일’입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윌리엄 글라써(William Glasser)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다섯 가지를 들면서 ‘욕구’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했습니다. 누구나 욕구 충족을 위해 행동하고 선택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어른과 달리 자신의 욕구 해결을 위한 방법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서 욕구가 좌절될 때 문제행동을 하기 쉬워요. 그러므로 양육자는 아이의 말이나 행동에 담긴 욕구를 잘 파악하여 보충해주어야 합니다. 욕구 충족이 될 때 아이들은 심리적인 치유를 하고 양육자가 바라는 바람직한 행동을 합니다.


아이의 말에 숨겨진 기본 욕구


1. “엄마는 동생만 예뻐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사랑을 나누며 협력하며 살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연애, 결혼, 관심, 모임, 친밀함 등의 욕구인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지요. 특히 아이들은 사랑받는 느낌이 중요한데요. 동생에게 사랑을 뺏겼다고 느끼는 아이는 동생을 괴롭히거나 컵에 우유를 먹을 줄 알면서도 동생처럼 우유병에 먹겠다며 떼를 부리기도 합니다. 사소한 일에도 “엄마는 나만 미워해!”라며 골을 내기도 하고요. 이럴 때는 아이의 사랑의 욕구가 좌절된 표현임을 알고 “동생에게만 관심을 주는 것 같아 속상하구나. 엄마는 00을 사랑해”라고 해주세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가 자존감이 높고 남에게도 사랑을 베풀 줄 압니다.


2. “이건 너무 어려워!”

사람은 경쟁하고 성취해서 자신을 중요한 존재로 느끼려고 합니다. 인정받기, 성적 올리기, 승리, 잘하고 싶은 것, 우두머리 되기 등의 욕구인 ‘힘과 성취의 욕구’지요. 아이가 놀거나 학습을 할 때 목표한 대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힘과 성취의 욕구’는 좌절되고 열등감에 빠지기 쉬운데요. 이럴 때는 아이가 조금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미션을 줘서 성공 경험을 하게 해 주세요. 작은 일에도 “최고야!” “잘했어” 등의 칭찬을 아끼지 마세요. 힘과 성취의 욕구가 충족될수록 아이는 자신에 대한 긍정성과 자신감이 생깁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동기부여도 강해집니다.


3. “이건 재미없고 지루하잖아.”

사람은 새로운 것에 대해 알고 그것을 즐기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배움, 취미, 긍정적인 생각, 웃음, 즐거운 일, 놀이 등의 욕구인 ‘즐거움의 욕구’입니다. 아무리 좋고 유익한 것이라 해도 아이가 재미없어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즐거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놀이든 학습이든 재미있어야 해요. 무엇을 하든 아이가 “정말 재미있다” “기분 좋아”라는 말이 나오도록 해주세요. 즐거움은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 세상에 대한 탐색과 도전을 긍정적으로 여기게 합니다.


4. “내 마음대로 할래!”

사람은 뭔가를 선택할 때 마음대로 하며 구속받기 싫어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매이지 않음, 창의성, 내 방식대로의 삶, 하고 싶은 일 하기 등의 욕구인 ‘자유의 욕구’지요. 어릴수록 자유롭기가 힘든데요. 그림책 속 상상의 세계를 통해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거나 아이의 행동에 한계를 설정하되 선택권을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것만 하자”라고 하기보다는 “세 가지 중에 하나 골라서 하자. 고르는 것은 00가 하렴”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남이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선택한 것을 더 능동적으로 합니다. 책임감과 자율성도 생깁니다.


위의 네 가지 심리적인 욕구 외에 ‘생존의 욕구’가 있습니다. 수면욕, 식욕, 건강 챙기기, 안전 추구 등의 본능적인 욕구지요. ‘생존의 욕구’는 심리적인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면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사랑을 받으며 즐겁고 자신의 힘을 느끼며 자라는 아이가 잘 먹고 잘 자고 심신이 건강하게 크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심리적인 욕구 관리가 중요합니다.


아이의 심리적인 욕구와 해결 과정이 드러난 그림책 네 권

1.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

1.jpg <내가 엄마를 골랐어!(노부미 저|스콜라)>의 한 장면

이 책의 아이는 하늘나라에서 뭘 해도 서툴고 엉망인 엄마를 골라요.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자주 혼이 납니다. 속상한 아이는 “엄마를 기쁘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맨날 엄마가 혼만 내고 기뻐하지 않으니까 태어나지 말걸 그랬나 싶어요”라고 말하죠. 사랑의 욕구가 좌절된 아이의 말에 엄마는 “엄마는 너라서 기뻐!”라며 사랑을 표현합니다. 육아에 서툰 엄마에게는 아이를 기뻐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위로를, 아이에게는 엄마의 한결같은 사랑을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2. 힘과 성취의 욕구

까불지 마.png <까불지 마(강무홍 글|조원희 그림|논장)>의 한 장면

이 책의 엄마는 힘이 없어 의기소침한 아이에게 “까불지 마!”라는 말을 가르칩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배운 대로 커다란 멍구와 벽돌집 방울이에게 까불지 말라고 소리치죠. 처음엔 덜덜 떨면서 조그맣게 “까불지 마!”를 외쳤지만, 점점 “까불지 마!”는 투구와 갑옷, 마법의 무기로 무장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자신의 힘을 못 느꼈던 아이가 엄마가 가르쳐 준 방법으로 용기와 자신감이 생겨 강해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습니다.


3. 즐거움의 욕구

아빠와 토요일.png <아빠와 토요일(저자 최혜진|한림출판사)>의 한 장면

이 책의 콩이는 놀이터에서 아빠와 즐겁게 놀기를 원합니다. 아빠는 스마트폰으로 ‘6살 아이가 좋아하는 체험, 키즈 카페, 아빠 육아’ 등을 검색하고 놀이터에 나가지만 아이와 노는 게 쉽지만은 않네요. 콩이는 “얼마나 더 놀까?”라는 아빠의 질문에 “100분!”이라고 외칠 정도로 더 놀고 싶어 합니다. 아빠와 함께하면 무엇이든 즐거움을 느끼는 아이와 딸의 즐거움을 충족시켜 주고자 노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는 아빠가 잘 드러난 그림책입니다.


4. 자유의 욕구

파란 분수.png <파란 분수(저자 최경식|사계절)>의 한 장면

이 책의 아이는 오랫동안 물을 뿜지 않는 분수에 관심을 가져요. 어느덧 날은 어두워지고 땅이 흔들리면서 고래가 나타납니다. 고래는 아이를 태우고 어두운 밤하늘을 날아가 파란 바다에 잠겨요. 아이는 고래를 따라 자유롭게 헤엄치고요. 바다로 가는 상상은 누구에게나 해방감을 주는데요. 아이가 고래의 숨구멍에서 내뿜는 물을 타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현실에서의 해방감과 자유로움을 한껏 느끼게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그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육자 또한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면 제대로 된 육아를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욕구도 살피면서 아이의 욕구를 돌보는 지혜를 발휘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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