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거짓말하는 네 가지 이유

여러분은 어떨 때 거짓말을 하나요?

by 신운선

아이들은 보통 3~4세가 되면 어휘력이 늘고 인지능력이 발달하면서 서서히 거짓말을 시작합니다. 대부분은 혼나기 싫어서, 혹은 답변이 궁색하거나 재미로 하는 거짓말입니다. 자신이 왜 거짓말을 했는지 깊게 고민하지 않고 속이 빤히 보일 만큼 쉽게 거짓말을 하죠.


어른들도 거짓말을 합니다. 주말에 함께 놀기로 한 아이와의 약속을 저버리기도 하고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핑계도 대죠. 배우자를 배려하기 위해 맛없는 음식을 맛있다고도 합니다. 아이들이 거짓말하는 이유도 어른과 비슷합니다.


아동학자들은 거짓말의 시작을 사회성 발달의 한 면으로 보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탐구 과정으로 보기도 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죠. 그렇다고 아이의 거짓말을 모른 체할 수는 없을 텐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여 나오는 거짓말

“거인이 나를 업고 날아다녔어.”

4살 연희는 신나게 이야기합니다.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고 상상의 세계를 즐기기 때문이죠. 4세 이후의 아이들은 동화 속 이야기나 자신이 꾼 꿈이 현실에 일어난 일이라고 믿습니다. 상상을 현실과 연관 지어 이야기를 꾸며내며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죠.


이때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핀잔을 주기보다 아이의 말에 호응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거인과 관련된 그림책을 읽고 한 말 같다면 “그림책에도 거인이 나왔었지?”하며 사실을 확인시켜 주면 됩니다.

“너는 왜 자꾸 말을 지어서 하니?”(☓)

“우와, 거인하고 재미있게 놀았구나.”(○)


그림책 1. 아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지각대장 존>

<지각대장 존(존 버닝햄 저|비룡소)>의 한 장면

이 책에는 지각하는 존과 존을 혼내는 선생님이 나옵니다. 존은 학교 가는 길에 악어와 파도, 사자를 만나느라 지각하지만 선생님은 존의 말을 믿지 않죠. 오히려 존에게 “악어가 나온다는 거짓말을 다시는 하지 않겠습니다”는 반성문을 300번 쓰게 합니다. 선생님은 존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점점 더 큰 언어폭력과 체벌을 가합니다. 그 결과 존의 학교 가는 길에는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일방적인 교육은 폭력임을 보여줍니다.

둘째,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

“내가 찢은 것 아니야.”

5살 건이는 찢어진 책을 들고 자신이 안 했다고 합니다. 이럴 때 “네가 안 그랬으면 엄마가 그랬겠니? 왜 거짓말하니?” 하고 몰아세우면 아이는 궁지에 몰려 또 다른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유아는 착한 사람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여기기 때문에 나쁜 결과의 행동과 자신을 일치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이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책이 찢어져서 보기가 안 좋은데 어쩌지? 책이 아야, 했겠는데”처럼 아이의 실수나 잘못에 공감해 주고,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지적해 주세요. 그러고는 “같이 고쳐볼까?” 하며 뒷수습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세요.

잘못을 추궁하는 유도 질문하기(☓)

실수에 먼저 공감해 주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그림책 2. 거짓말을 괴물로 만들지 않으려면? <거짓말 괴물>

<거짓말 괴물(레베카 애쉬다운 저|키즈엠)>의 한 장면

펄시는 할머니가 떠 준 스웨터가 마음에 들지 않아 강아지에게 입힙니다. 스웨터는 엉망이 되고 펄시는 스웨터를 쓰레기통에 버리죠. 그러고는 엄마에게 스웨터를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해요. 그때부터 펄시에게 거짓말 괴물이 나타납니다. 펄시가 거짓말을 감추려고 할수록 괴물은 점점 더 커지죠. 펄시가 진실을 고백하자 괴물은 사라지고 엄마는 “진실을 이야기해 주어서 고맙구나”라고 격려해 줍니다. 펄시는 할머니에게 사과 편지도 씁니다. 이 책은 어쩌다 거짓말을 하게 되어 느끼는 불편한 마음과 그 해결 과정이 잘 드러납니다.

셋째,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여기며 하는 거짓말

“이거 친구가 가지고 놀라고 했어.”

5살 소리는 친구의 장난감을 주인의 허락 없이 가져와 놀며 말합니다. 설마, 우리 아이가 도벽인 걸까요? 4~5세 아이들은 내 것, 네 것의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남의 물건을 가져오는 것이 잘못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도벽’이라고 판단하고 무작정 혼내면 아이는 수치심과 죄책감이 커집니다.


이때는 “이 장난감으로 놀이를 하고 싶었구나”라며 아이의 욕구를 이해해 주고 “그런데 이건 연희 거야. 남의 물건은 함부로 가져오는 게 아니야”라고 소유 개념을 정확히 알려주세요. 그러고는 갖고 온 물건을 제자리에 갖다 놓도록 타일러주세요.


우선 잘못을 바로 잡아주기(☓)

아이의 욕구를 먼저 이해하기(○)

그림책 3. 자존심에 상처 주지 않고 훈육하기 <또야와 세 발 자전거>

<또야와 세 발 자전거(권정생 글|박요한 그림|효리원)>의 한 장면

자전거가 갖고 싶었던 아기 너구리 또야는 몰래 뽀야의 자전거를 끌고 옵니다. 그날 밤 또야가 아끼는 곰 인형도 없어지죠. 곰인형은 뽀야에게 있었어요. 또야 엄마는 서로의 물건을 갖고 있는 또야와 뽀야를 여러 사람 앞에서 혼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 것과 네 것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유도합니다. 이 책은 유아에게는 소유 개념을 알려주고 양육자에게는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 주지 않고 훈육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넷째,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거짓말

“이거 정말 맛있는데.”

6살 준영이는 자신이 싫어하는 당근을 제대로 씹지도 않고 꿀꺽 삼키며 말합니다. 엄마가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죠. 유치원 친구에게도 잘 보이기 위해 거짓말합니다. 많은 아이들은 준영이처럼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더 받고 싶은 마음에 상대가 좋아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데요. 특히 사실대로 말했을 때 이해받은 경험보다 판단을 말을 많이 들어온 아이들이 거짓말을 자주 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내가 아이에게 공감과 수용의 말보다 평가나 판단의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세요. 아이가 만족할 만큼 충분한 사랑을 표현했는지를 살펴보세요. 가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은 아이가 친구 사이에도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아이의 거짓말을 혼내기(☓)

양육자가 아이에게 하는 사랑의 표현을 점검하기(○)


그림책 4. 인정하고 사랑을 표현하기 <포포의 거짓말>

<포포의 거짓말(민정영 저|길벗어린이)>의 한 장면

포포는 메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친구들에게 “메이가 독감에 걸려서 이번 생일 파티는 할 수 없게 되었대”라며 거짓말을 합니다. 메이에게 최고의 친구로 인정받고 싶은데 메이가 다른 친구들의 선물보다 자신의 선물을 보고 실망할까 봐 걱정이 되었던 거죠. 하지만 거짓말로 시작된 생일 파티는 엉망이 됩니다.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느낀 포포는 사실대로 말하는데요. 포포의 고백을 들은 친구들은 포포를 탓하기보다 힘을 합쳐 생일 파티를 합니다.


아이와 그림책을 함께 보며 거짓말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 책 속 인물들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만약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정직하게 말한다면 그 용기를 칭찬해 주는 것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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