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애가 자꾸 말대꾸를 해요”
“말이 안 통하니까 상처받는 기분이에요”
아이와 말이 통하지 않아 속상하다는 양육자님들이 많습니다. 아이가 고집을 부리며 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명령이나 훈계의 말을 자주 하게 된다고 털어놓습니다.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아이의 생활 태도를 바로 잡아주거나 더 많은 것을 알려주려다 보면 명령이나 훈계의 말을 자주 사용하게 됩니다. 위ᅟ검을 예방하거나 잘못을 꾸짖을 때도 자연스럽게 훈계를 하지요. 하지만 이런 말을 자주 들으며 성장한 아이들은 양육자에 대한 진정한 신뢰를 키우기 쉽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양육자의 지시나 뜻을 따르지만 마음속에는 거부감과 반항심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아이에게 자주 사용해서는 안 될 대화법
①명령형 “네가 할 일은 ~ 이야. 당장 ~ 해!”
②심문형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한 거 맞니?”
③도덕적 판단형 “~해야 착한 아이지.”
④절대자형 “이거 쉬워. 이렇게 하면 되잖아.”
⑤위협형 “말 안 들으면 이거 안 준다.”
위와 같은 형태의 말을 자주 듣는 아이는 자신감이 없고 불만이 쌓입니다. 양육자에게 친밀함보다는 반발심을 느낍니다. 양육자는 아이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즐겁지 않은 대화인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대화의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방법은 “아이의 감정 읽기”와 “적극적 경청”입니다. 대화의 주인공에 아이를 두고 잘 들어주는 것이죠. 양육자가 감정을 읽어주고 적극적으로 경청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양육자에게 자신의 느낌과 생각, 경험을 나누게 됩니다. 더불어 양육자를 신뢰하며 성장하지요.
공감 대화법 1. 아이의 감정 읽기
아이의 감정을 잘 읽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를 잘 관찰해야 하는데요. 양육 책의 내용이나 전문가의 의견에 내 아이의 상황이 모두 일치하지는 않고 양육자의 추측도 항상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감정을 미루어 짐작하거나 단언하지 않고 주의 깊게 살피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공감 대화법 2.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봉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상대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인데요. 경청의 방법으로는 아이가 이야기를 할 때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는 등 “내가 너의 말을 잘 듣고 있다”라는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어머, 그랬어?” “진짜 화났겠다” 하며 맞장구치는 것도 좋습니다.
공감 대화법 3. 양육자의 어린 시절을 공유하기
양육자 아이 간의 대화거리가 풍부할수록 관계 형성에는 좋습니다. 모든 그림책이 대화의 장으로 손색이 없지만 양육자의 어린 시절을 들려주거나 보여줄 수 있는 그림책은 양육자와 아이 모두에게 특별한 기쁨을 줍니다.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 토마스 고든은 “아이들은 신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양육자를 더 좋아한다”라고 말합니다. 양육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면 아이는 ‘양육자도 나와 같은 아이였구나’를 느끼며 친밀감을 느끼고 양육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자라고 지내온 동네 이야기 나누기, <나의 독산동>
<나의 독산동>은 1980년대 공장이 많았던 독산동의 활기와 공동체적인 삶을 보여줍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 골목에서 아이들은 뛰어놀죠. 공장과 가정집이 어우러진 동네는 서로 도움 살아가고요. 주인공인 은이가 배우는 교과서에서는 공장이 많으면 살기 나쁘다고 하지만 은이는 이 동네가 좋기만 합니다.
푸른색과 노란색을 많이 쓴 오승민 작가의 그림은 유은실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는데요. 불이 환하게 켜진 독산동의 밤 풍경은 소시민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의 따뜻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처럼 내가 자란 동네 이야기를 아이와 나누며 지금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함께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양육자의 사진첩 함께 보기, <사진관 집 상구>
<사진관 집 상구>는 오래된 앨범을 넘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유애로 작가의 압지인 사진가 유석영이 찍은 흑백사진을 곁들였기 때문인데요. 이 책은 1960년대의 아이 상구가 이제는 할아버지가 되어 어린 시절을 들려줍니다. 김장철 젓갈 장수의 흥겨운 노랫가락과 겨울밤에 울려 퍼지던 고추감주 장수의 목소리, 논에서 우렁이를 잡고 송전탑에 기어오르며 놀고 장터에서 공갈빵을 사 먹던 어린 시절은 정겹기만 합니다.
지금은 사진 찍는 게 일상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관에 가야 했습니다. 사진 한 장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는 1960년대 강경의 자연과 이웃의 소박한 일상을 엿보게 합니다. 이 책에서처럼 나의 사진첩이 있다면 꺼내어 아이와 함께 넘기여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어린 시절의 놀이 함께 하기, <담>
2015년 제52회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수상작인 <담>은 담 아래에서 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집안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놀이터나 키즈 카페 등에서 노는 시간이 많을 텐데요. 이 작품은 담 아래서 숨바꼭질과 낙서를 하고 엄마를 기다리기도 하며 담을 따라 걷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았습니다.
슬레이트 지붕과 담에 널어놓은 조각 이불, 빨랫줄에 걸려 바람에 흔들리는 빨래들, 장독과 난로 위에서 끓고 있는 솥의 모습은 담백합니다. “쏟아지는 별들, 밤새 안아 준다”와 같은 시적인 문장은 유년의 풍경을 속삭이듯 들려줍니다. 이 책에서처럼 나의 어린 시절 놀이를 떠올려 보세요. 아이와 함께 그 놀이를 함께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아이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양육자가 그렇지 않은 양육자보다 양육자효능감이 높고 아이 양육 태도가 긍정적입니다. 양육자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상장하는 아이는 학업 성취도와 정서적 안정감이 높습니다. 가정에서의 소통 경험은 학교에 들어가서도 이어져 친구 사귀기나 적응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아이와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 아이와 조금 더 잘 통하기 위해 한걸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