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표현력 기르기

건강하게 소통하는 아이에게 있는 것

by 신운선

자기 표현력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 욕구, 권리 등을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고 말을 많이 하거나 감정이 풍부한 아이가 다 자기 표현력이 좋은 건 아닙니다. 눈치를 보거나 체면 때문에 소극적으로 행동하거나 억지로 상대를 맞추는 행동을 하는 것, 혹은 자신의 권리에 지나치게 집착해 상대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도 바람직한 자기 표현력이 아닙니다.


자기 표현력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상대의 권리와 감정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용기 있게 표현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친구와 놀고 싶어 하는 아이의 경우 아래의 예처럼 여러 가지 태도를 보일 수가 있습니다.


① 친구에게 다가가 “나랑 장난감 갖고 놀래?” 하며 말을 건넨다.

② 놀고 싶은 친구를 계속 바라만 본다.

③ 놀고 있는 친구에게 다가가 훼방을 놓는다.

④ 양육자나 교사에게 매달려 찡얼거린다.


①의 아이가 가장 자기 표현력이 좋은데요. 이때 양육자나 교사가 ② ③ ④의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친구랑 놀고 싶어서 그러니?”라고 물었을 때 아이는 “아니에요”라며 솔직하지 못한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는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과 낮은 자존감, 발표에 대한 비합리적인 사고나 표현 기술의 부족, 무력감과 불안 등이 원인이 되어 자기표현을 어려워하는 것이죠.


자기 표현력이 부족 vs 자기 표현력이 발달

자기 표현력이 부족한 아이는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좌절감과 불만이 쌓이게 되고 자존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위축되기 쉽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욕구불만이나 감정을 표출하기 쉬워서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나는 하고 싶지 않아” “도와줘서 고마워” “오해해서 미안해” 등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은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내 주장을 펼 때, 도움을 요청하거나 내 생각이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때 자존감이 올라가고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며 갈등이 줄어듭니다. 자기표현을 적절하게 잘하면 불안이 감소하고 자신감이 생기며 질문하고 생각하며 소통하는 삶을 만듭니다. 자신을 더 잘 이해하며 상대가 나를 오해하지 않게 하죠. 씩씩하고 용기 있으며 긍정적인 사람이 됩니다.


아이의 자기 표현력을 키우려면?


첫째, 아이의 감정을 잘 읽어주기

아이는 양육자의 말이나 태도, 표정이나 행동을 보며 배웁니다. 언어 표현이 미숙할 때는 울거나 떼를 부리는 등으로 의사표현을 하는데, 이때 양육자가 “졸린데 텔레비전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짜증이 났구나” “잘 안되어서 화가 났구나”처럼 아이의 감정을 잘 읽어주게 되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부정적인 감정이 해소됩니다. 양육자가 자신의 감정을 읽어주며 대화한 경험에서 소통 방법을 배웁니다.


둘째, 자기 조절력을 길러주기

자기 조절력은 자신의 감정, 행동, 생각을 조절하는 능력으로 이것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관찰하고 조절하며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능력입니다. 유전, 환경, 경험 등이 자기 조절력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① 양육자가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것을 보여주기 ② 자녀에게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기 ③ 규칙과 바람직한 행동을 알려주기 등으로 자기 조절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의 표현을 지지하고 수용하기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나에게 경험은 가장 강력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직접 경험한 것이 성격이나 가치관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요. 어린 시절의 경험은 양육자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므로 양육자가 아이의 자기표현 욕구를 어떻게 다스리고 반응했는지에 따라 아이의 자기 표현력은 달라집니다. 양육자가 아이의 질문을 귀찮아하거나 아이의 말을 끊는다면 아이의 표현 욕구는 좌절됩니다. 아이의 작은 표현에도 기뻐하고 지지해 주며 더 좋은 언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아이의 자기 표현력을 발달시킵니다.


넷째, 그림책을 함께 보며 아이와 소통하기

그림책을 매개로 소통할 경우 아이는 표현 욕구가 더 생기고 양육자는 아이의 생각이나 감정을 더 잘 알게 됩니다. 그림책 속의 상황을 아이의 생활에 적용하여 표현 방법을 알려 주기에도 효과적입니다.


아이의 질문에 호응하는 양육자, <질문하는 아이>

질문하는 아이.png <질문하는 아이(박종진 글|서영 그림|소원나무)>의 한 장면

아이는 엄마와 길을 나서면서 은행잎이 왜 떨어지는지, 신호등에는 왜 사람만 그려져 있는지 묻습니다. 그 질문은 엉뚱하지만 엄마는 아이의 질문에 장단을 맞추어 대답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질문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요. 무엇일까요? 이 책의 엄마처럼 아이의 질문에 장단을 맞추면서도 현명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다면 아이의 자기 표현력은 커집니다.


마법의 말을 표현하게 하기, <샐리의 감사편지>

샐리의 감사편지.png <샐리의 감사편지(코트니 샤인멜, 수전 버드 글|헤더 로스 그림|두레아이들)>의 한 장면

‘고맙습니다(thank you)’는 서양에서 ‘부탁합니다(please), 미안합니다(I am sorry), 실례합니다(excuse me)’와 함께 ‘매직 워드(magic words)’라고 부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이어서 모두에게 좋은 마음을 느끼게 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이 책의 샐리는 선물을 보내준 할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는데, 마법과도 같이 그 편지는 주변을 다정하게 물들이며 행복을 더 크게 만듭니다. 이 책의 인물들처럼 가까운 이들에게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아이가 글이 서툴다면 양육자가 대신 받아써 주어도 좋겠습니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기, <생일>

생일.png <생일(울리카 케스테레 저|문학과 지성사)>의 한 장면

이 책의 동물들은 저마다 생일을 축하하고 즐기는 방법이 다릅니다. 곰돌이는 맛있는 케이크를 구워 놓고 아무도 초대하지 않지만 호랑이는 친구들을 초대해 커다란 식탁에서 선물 받기를 기다립니다. 푸들은 친구들과 신나게 춤추며 노는 게 좋고 사자는 자기 생일을 까먹은 채 잠만 자네요. 이처럼 우리는 모두 다른데요. 나와 가장 비슷한 생각을 하는 동물은 누구인지, 다른 생각을 하는 동물은 누구인지 등을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다름을 인정하는 법을 터득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은 나의 감정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잘 살피고 소중히 여기며 주위 사람을 존중하며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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