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를 공평하게 대하세요
우리는 흔히 어떤 이를 보고 “맏이 같다” 혹은 “막내 같다” 등의 표현을 쓰곤 합니다. 그게 선입견일 수도 있고 맞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인 아들러(Adler)는 개인의 성격과 생활양식은 출생 순서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신의 신체적 한계점을 인식하게 되는데, 한계점의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각자의 고유한 행동양식이 생긴다는 것이죠. 이러한 특징은 4~5세에 형성되어 거의 불변한다고 보았습니다.
오늘은 아들러가 주장한 출생 순위에 따른 보편적인 성격 특징을 알아보고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생 순위에 따른 성격 특징과 조언
성숙함과 책임감을 요구받는 첫째 아이
첫째는 책임감, 배려심이 발달하며 보수적이며 규칙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일이 나빠질 것을 두려워하여 비관적인 성향이 있고 높은 성취자가 되려고 합니다. 자신이 옳고 완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부모는 첫째 아이를 자녀의 기준으로 삼아 다른 자녀보다 더 엄격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첫째 아이에게 성공을 강요하기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가 실패했을 때 부모가 여유를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됩니다.
경쟁심과 적응력이 뛰어난 둘째 아이
둘째는 야심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첫째나 외동이와 달리 태어났을 때 이미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선점한 형제가 있어 형제들을 따라잡고 이기려고 하는 과정에서 경쟁심이 강해집니다. 질투가 심하며 추종자가 되기를 거부하고 반항적인 경향도 큽니다.
부모는 아동의 독특성을 격려하며 형들과 비교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형들과의 갈등을 아이 스스로 처리하게 해 주세요.
사랑을 독차지하고 응석받이인 막내 아이
막내는 다른 형제를 앞지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위의 형제보다 어리기 때문에 능력이 부족하기 쉽고, 그로 인한 열등감이 강해 자기 탐닉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열등감이 동기가 되어 능력을 영특하게 발휘하게도 합니다.
부모는 막내를 과잉보호하기 쉬운데, 과잉보호는 아이를 응석받이나 부적응아로 만들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합니다. 다 큰 자녀를 ‘아가’라고 부르거나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대신 해주지 않아야 합니다.
경쟁할 상대가 없는 외동아이
외동아이는 대체로 자부심이 강하고, 자기중심적이며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합니다. 유아독존적이기도 하여 남들과 경쟁을 피하고 자신만이 옳은 듯이 행동하거나 자기중심적인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다른 아이와 함께 학습하거나 친구 집에 놀러 갈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는 등 다른 이와 상호작용을 잘하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출생 순위뿐만이 아니더라도 형제자매의 성격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부모가 자녀를 공평하게 대하지 못하면 자녀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도 증폭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법은 오롯이 부모에게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서 비슷한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자녀를 공평하게 대하려면?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 대해 다음의 질문에 대답을 해보세요.
1) 자신의 성장 경험이 양육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나요?
부모의 성장 경험은 자녀와의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난이 싫었던 경험이 자녀가 원하는 물건을 다 사주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부모에게 강요받았던 깔끔함을 자녀에게 강요하기도 합니다.
2) 자녀의 성향을 인정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큰아이는 매사 느긋한데 작은아이는 조급할 수도 있고, 자녀는 안정적인 걸 선호하는데 부모는 진취적인 걸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나와 성향이 다른 자녀는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나와 달라 좋기도 합니다.
3) 자신의 욕망을 자녀에게 투사하고 있지는 않나요?
간혹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녀를 통해 이루려고 합니다. 나의 상처나 바람, 욕망 등을 자녀에게 투사하기도 하죠.
4) 내 기준으로 자녀를 재단하는 것은 아닐까요?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고 옳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기보다는 첫째니까, 혹은 막내니까 등처럼 내 기준에 자녀를 맞추려고 합니다.
위와 같은 이유들로 부모는 나도 모르는 새에 자녀를 공평하게 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녀를 공평하게 대하려면 우선 내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러고 나고 자녀를 대하는 기준을 내 마음이 아닌, 자녀의 연령이나 발달 특징, 성향이나 기질 등을 우선해야 합니다. 양육의 제일 앞에는 ‘아이’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만약 자녀들이 서로 다툰다면 “큰 애니까 양보해야지, 혹은 동생이니까 형이 먼저 하게 해야지”가 아니라 “번갈아 가면서 놀기”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놀잇감을 양보하기” 등처럼 자녀가 공통으로 지킬 규칙을 제시하면 좋습니다.
형제자매의 갈등을 다룬 책을 보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도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형제자매 간의 갈등을 다룬 그림책
갈등을 겪으며 가족이 되어가는 남매, <진짜 대장이 나타났다>
동생이 태어난 순간 큰 아이는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좋기도 하고 질투심이 생기기도 하며 설레다가도 동생이 밉습니다. <진짜 대장이 나타났다>는 동생이 태어나는 바람에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공평하게 받지 못한다고 여기는 오빠의 고군분투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습니다.
다투면서도 서로 의지하는 자매, <병아리 싸움>
형제자매는 가족이면서 평생의 친구이자 경쟁자입니다. 더 가지려고 다툼도 있지만 사이좋게 나누기도 합니다. <병아리 싸움>의 자매도 옥수수 한 알 가지고 싸우고, 풀씨도 먼저 먹으려고 부리로 쪼지요. 그래도 밤이 되면 자매는 날갯죽지 붙이고 같이 잡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에 홍순미 작가가 한지 그림으로 만든 시 그림책으로 자매의 다툼과 우정을 따스하게 그렸습니다.
모두가 빛나는 별, <언제나 빛나는 별처럼>
형제자매는 때로는 비교의 대상이 됩니다. <언제나 빛나는 별처럼>의 ‘나’도 언니처럼 뭐든 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언니처럼 잘할 수가 없어 속상합니다. 그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주인공에게 큰 위로가 되는데요. 서정적인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누구나 저마다의 빛남이 있어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형제자매의 관계를 통해 친구와의 관계를 학습하기도 하고 사회적인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을 경험합니다. 부모의 마음이 기울어져 있다면 자녀들은 온전하게 사랑받는 느낌보다는 소외감을 느끼며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나도 모르게 드러나는 차별의 마음은 자녀에게 상처가 됩니다. 내 마음의 편차로 억울한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잘 살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