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자기 효능감(self-efficacy) 높이기

양육자의 자기 효능감도 높여 보세요

by 신운선

“나 원래 이거 못해. 엄마가 해주면 안 돼?” vs “어려워 보이지만 해볼게. 내가 할 수 있어!”


비슷한 상황에서 두 아이의 반응이 다릅니다. 한 아이는 어떤 일을 해내려고 노력하기보다 포기합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해 믿음이 없어 새로운 시도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이죠.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 부담스럽게 나에게 왜 그래?” 등으로 반응합니다.


한 아이는 쉽게 좌절감에 빠지거나 단념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에도 인내심과 적극성을 가집니다.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고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합니다.


두 아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사회학습이론의 대표적인 심리학자인 앨버트 밴듀라는 “자기 효능감”으로 설명합니다. “자기 효능감”이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인간이 기울이는 노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합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에 따라 목표에 도전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자기 효능감”은 삶의 동력이 됩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게 하는 삶의 엔진인 것이죠.


자기 효능감에 영향을 주는 네 가지 요소(밴듀라)와 그림책 읽기


첫째, 성공 경험

성공 경험은 자기 효능감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아이가 어떤 성취를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잘 못 했던 자전거 타기를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성공하는 것을 말하죠. 성공 경험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조금만 노력하면 성취 가능한 수준의 과제를 주는 것입니다.


어떤 양육자는 아이의 발달 수준이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높은 성취 수준을 요구하는데요. 40점 맞는 아이에게 100점을 맞으라 하면 아이는 노력하기보다 절망에 빠지기 쉽습니다. 조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해야 합니다. 작은 성취들이 모여 아이의 효능감이 됩니다.

<천하무적 용기맨(김경희 저|비룡소)> 중 한 장면

이 책의 주인공은 용기 10개를 모으면 용기맨이 된다는 말에 당장 도전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졸릴 때 일어나야 하고 재밌을 때 게임을 끝내야 하는 게 어렵습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달리고 친구와 싸운 후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망설여집니다. 때로 양보가 내키지 않고 실패할 게 뻔한 일은 포기해 버리고 싶죠. 하지만 주인공은 노력과 끈기로 드디어 용기 10개를 모읍니다. 이 책은 날마다 새로운 일들과 마주하여 실패할까 봐 두려운 아이들에게 용기를 내어 노력했을 때의 변화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줍니다.

둘째, 간접 경험

간접 경험은 양육자나 친구 등의 성공 모습을 보고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양육자가 모델링이 되어 주면 좋은데요. 글씨 쓰기나 블록 맞추기 등 아이가 잘못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양육자가 먼저 시범을 보이는 것이죠.


또 다른 대표적인 간접 경험은 책 읽기입니다. 책 읽기는 인물과 사건에 공감해 나가는 일로 아이는 책을 읽으며 등장인물이 되어 사건을 헤쳐 나갑니다. 주인공이 위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여 문제해결 한 이야기는 마치 내가 문제를 해결한 것 같은 성취감을 줍니다.

<이 책에는 용이 없다니까!(루 카터 글|데보라 올라이트 그림|봄봄출판사)> 중 한 장면

이 책의 용은 스스로 세상을 바꾸고 영웅이 되고 싶다고 생각에 <아기 돼지 삼 형제>, <잭과 콩나무>, <신데렐라> 등 많은 주인공을 만나 부탁합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들어가고 싶다고요. 하지만 모두 자신의 이야기에 용은 필요 없다며 거절합니다. 그래도 용은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이 책은 자신의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줍니다. 동시에 여러 이야기가 겹쳐져 책 읽기를 한층 풍성하게 합니다.


셋째, 구두 설득

구두 설득의 대표적인 것은 칭찬이나 격려입니다. “넌 할 수 있어, 실패해도 괜찮아” 등의 말이 “성공할 수 있겠어? 못하면 혼난다” 등의 말보다 아이의 효능감을 높여줍니다. 양육자가 훈계나 강압의 말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이죠.

책 읽기 또한 아이들을 설득합니다. 아이들은 왕따 이야기를 읽으며 친구를 괴롭히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죠. 어려움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어려움을 이겨내야지, 하고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 설득당합니다. 바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는 이유입니다. 양육자가 모든 것을 모범 보일 수는 없지만, 책에는 내가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많은 것이 들어있는 것이죠.

<아름다운 책(클로드 부종 저|비룡소)>

책이라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동생 토끼에게 형 토끼는 “책은 읽는 거야. 글씨를 읽을 줄 모르면 그림을 보는 거고”라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사이좋게 책을 읽죠. 책 속에는 토끼가 무서운 사자와 여우를 훈련시키고 무시무시한 초록 용을 때려눕힙니다. 책을 읽을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흥미진진합니다. 이때 진짜 여우가 토끼 형제를 잡아먹으려고 나타났네요. 두 형제는 어떻게 했을까요? 바로 책으로 여우를 물리칩니다. 이 책은 책 읽기가 무엇보다도 즐거움을 주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됨을 재치 있게 담았습니다.

넷째, 생물학적인 요인

우리는 긴장을 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얼굴이 붉어지거나 땀이 나는 등 몸으로 나타나는데요. 생물학적인 요인은 나도 모르게 몸으로 나타나는 신호를 잘 다스려야 함을 말합니다. 긴장을 누그러트리고 자신감을 얻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쿵쿵이와 나(프란체스카 산나 저|미디어창비)> 중 한 장면

이 책의 주인공에게는 “쿵쿵이”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두려움”이라는 친구죠. 쿵쿵이는 주인공의 마음 상태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데요. 낯선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났을 때 쿵쿵이는 너무 커져 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은 자기처럼 “두려움”이라는 비밀 친구가 있는 아이를 만납니다. 그때야 비로소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닫죠. 쿵쿵이는 작아지고요. 아이들은 두려움이나 불안 등의 감정이 들면 어쩔 줄 몰라하는데요. 이 책은 두려움은 내 감정을 일부임을 긍정하고 드러낼 때 오히려 작아짐을 보여줍니다.


아이에게 양육자는 세상의 전부고 자기 효능감을 배우고 익히는 곳입니다. 특히 생후 8세 미만의 아이는 경험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크므로 양육자의 양육 태도가 중요합니다. “널 사랑한다, 널 믿는다”라고 아이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보내주세요. 모든 아이들이 양육자의 사랑과 믿음으로 건강하게 커나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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