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기의 작은 경험 모두는 아이의 배움과 성장으로 연결됩니다
팬데믹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사회성 및 대인관계 능력의 저하로 크고 작은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습니다. 3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학생들은 활동이 위축되고 마스크의 착용으로 서로의 감정을 읽으며 소통하는 능력이 저하된 것이 지금에서야 문제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지요.
팬데믹 동안이라도 기관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을 익혀야 하는데 그러한 점이 부족했고 마스크를 벗으면 친구나 선생님의 얼굴을 못 알아보거나 겁에 질려 울음을 터트린다는 안타까운 얘기도 회자되는데요.
이런 얘기를 들을 적마다 자칫 아이의 가능성이 펼쳐지기도 전에 움츠러들까 봐 걱정이 됩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양육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즐겁게 놀게 하기(즐거움에서 내적 동기가 생긴다)
어린아이일수록 즐겁지 않으면 인내심을 발휘하여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놀이든 학습이든 호기심을 보이다가도 재미가 없으면 싫증을 내죠. “나는 하고 싶다”라는 내적 동기가 있어야 무엇인가를 배우고 몰입하는데, 어릴수록 내적 동기는 즐거움에서 생깁니다. “이걸 하면 즐거워”라는 동기가 있으면 두려움이 있더라도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실패를 하면서도 블록 쌓기에 집중합니다. 즐거움이 인내심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죠. 종일 놀아도 지치지 않는 것은 즐거움 때문입니다.
이러한 즐거움을 주는 대표적인 활동이 “놀이”입니다. 어른에게 놀이는 휴식이나 스트레스 해소의 역할이지만 아이에게 놀이는 세상을 이해하고 배움을 해나가는 도구입니다. 아이는 놀이를 하면서 즐거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인지, 언어, 세상에 대한 지식, 신체, 사회성과 정서, 자기 주도성 등도 함께 발달시킵니다.
둘째, 역할 놀이를 지지하기(가상의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며 스스로를 발견한다)
유아는 약 12개월부터 5~6세경까지 역할 놀이를 즐겨합니다. 병원 놀이처럼 현실의 경험을 놀이로 하기도 하고, 상상의 이야기로 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이때 양육자는 아이의 역할 놀이 대상이 되어주거나 아이가 역할 놀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면 좋은데요. 아이는 역할 놀이를 하며 많은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병원 놀이를 하며 의사와 간호사의 사회적 역할을 경험하고 가게 놀이를 하며 수 개념을 익히고 물건의 특징을 파악합니다. 용감한 공주나 왕자, 악당 역할을 하며 자기를 조절하는 것을 배우며 선과 악, 용기와 협동 등의 가치를 내면화합니다. 자기가 아는 어휘를 총 동원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다른 친구와 협상을 하며 의사소통을 합니다. 놀이의 규칙을 정하고 지키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죠. 놀이를 통해 현실에서 이해한 것을 상상력과 함께 펼쳐나갑니다.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상을 즐겁게 알아가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 나갑니다.
셋째, 흥미를 보일 때 가르치기(흥미가 가능성을 이끈다)
스티브 잡스의 아버지는 6살 잡스의 손을 잡고 중고부품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기계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었습니다. 에디슨의 어머니는 늘 질문을 하는 에디슨에게 언제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죠. 이 일화의 핵심은 아이가 흥미를 보일 때를 놓치지 않고 양육자가 아이의 가능성을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아이가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면 가르칠 수 없습니다. 아이의 호기심을 배움으로 이끌려면 이들 양육자처럼 아이의 말, 표정, 행동, 잡는 물건, 호기심을 보이는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죠. 아이를 잘 관찰하되 아이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저게 뭐야?” 하고 물으면 알려주고, 낙서하기 시작하면 연필이나 종이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무엇인가 궁금하면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 알아보려고 하고, 호기심을 보이며 질문합니다. 바로 이때, 아이가 궁금증을 가질 때가 흥미를 더 큰 배움의 욕구로 이끌어 줄 때입니다.
넷째, 그림책 읽어주기(유아 지능의 1/3이 책 읽기와 관련이 있다)
자신의 가능성을 훨씬 더 잘 발휘하는 아이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 환경에서 자라며 책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유아 지능의 30% 이상이 책 읽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에요. 유아기에는 일생 중 뇌신경 회로가 가장 활발하게 발달하여 5세에 뇌는 성인 크기의 90%로 증가합니다. 3~6세에는 전두엽 피질이, 6세부터 사춘기까지는 측두엽과 두정엽이 빠르게 발달하며 많은 영역의 발달을 이루죠.
이 시기에 그림책을 읽는 것은 지능뿐만 아니라 인성, 감성, 창의성 등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좋은 그림책을 자주 선택하여 아이와 함께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은데요. 아이의 가능성을 응원하는 그림책 3권을 소개합니다.
* 존재 자체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지하는 <아마도 너라면>
노틸러스 어워드 2019년 그림책 부문 골드 메달 등을 받은 <아마도 너라면>은 유일한 오직 한 사람인 ‘너’는 무엇이든 꿈꿀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응원합니다. 존재의 소중함과 가능성을 생생하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독자에게 “네 삶은 너의 것!”이라며 응원을 보냅니다.
* 관습 너머의 꿈을 존중하는 <인어를 믿나요?>
2019 스톤월 북 어워드 대상 등을 받은 <인어를 믿나요?>는 자기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줄리앙과 그런 줄리앙의 꿈을 지지하는 어른이 나옵니다. 사회가 규정한 남자다운 모습에서 벗어나는 줄리앙의 이야기는 자칫 관습에 매여있는 어른을 반성하게 하는데요. 진정한 존중과 사랑의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 삶이라는 강에서 일어나는 모험을 격려하는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
2020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인 <곰이 강을 따라갔을 때>는 곰이 강물에 빠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곰의 모험은 예측하지 못한 일로 꽉 차 있어 불안과 두려움을 주지만, 그 과정은 새로운 만남과 배움이 함께합니다. 삶의 모험은 어려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과 기대로 가득합니다.
유년 시절은 일상생활의 작은 경험 모두가 배움과 성장으로 연결되는 시기입니다. 아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워주기 좋을 때죠.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자발적으로 꿈을 펼치는데 양육자가 가장 좋은 조력자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