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세요
2024년은 전 세계적으로 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유럽연합을 포함한 64개의 국가에서 전국 단위의 선거가 이미 치러졌거나 앞으로 치러질 텐데요.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도, 몽골, 벨기에, 핀란드, 멕시코 등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가 선거를 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4월 9일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선거를 통해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여 정치 참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면 민주주의가 평화롭고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깨닫게 합니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보듯이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민주주의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기도 하는 것이지요.
민주주의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이루어지는 정치제도이지만 때론 다수가 바보 같은 결정을 하는 오류도 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는 갈지자로 흔들려도 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시민의 힘은 결국 바른 답을 찾아가지 않을까 합니다. 그 길을 잘 찾기 위해서는 현명한 선택이 중요하겠지요.
이번 선거는 현재 18세 이상의 국민, 2006년 4월 11일에 태어난 사람까지 포함하여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첫 투표를 행사하는 국민도 있을 텐데요. 민주주의와 선거와 관련한 그림책을 살펴보며 투표를 어떻게 행사하면 좋을지 지혜를 모아보겠습니다.
시민의 힘을 보여줘 <민주주의야, 반가워!>
민주주의는 자신이 사는 사회의 운영에 모두가 공평하게 참여하는 사회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통치자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시민의 힘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민주주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성장하였는지,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등을 알려줍니다. 민주주의의 개념부터 역사, 정부가 하는 일, 다양한 형태의 정치 체제, 민주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청원이나 평화적 시위, 토론 등의 소통 방법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담아냈습니다.
아이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세요. 더불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을 확인해 보세요.
쥐 생각하는 고양이에게 속지 않기 <생쥐 나라 고양이 국회>
생쥐 나라에서는 4년에 한 번 투표로 지도자를 뽑습니다. 그런데 생쥐들이 지도자로 뽑는 건 언제나 고양이들입니다. 검은 고양이가 가혹한 정치를 펼치면 흰 고양이를, 흰 고양이의 정치가 마음에 안 들면 검은 고양이를 뽑는 식이죠. 가끔은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를 반씩 섞어서 뽑거나 얼룩 고양이를 뽑기도 하는데요. 이들 우두머리가 정한 법 중에는 쥐구멍은 커야 하고 생쥐가 빨리 달리면 안 된다는 등 생쥐의 생명을 위협하는 법도 있습니다.
그때 한 생쥐가 “이제 우두머리로 우리 같은 생쥐를 뽑으면 어떨까요? 하다못해 제비 뽑기를 하더라도 고양이를 뽑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요?”라고 제안을 합니다. 과연 생쥐 나라의 선거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요?
책 본문의 “생쥐나 사람은 가둘 수 있어도 생각은 결코 가둘 수 없는 법이란다”라는 문장은 깨어있어야 할 시민의식과 함께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생각을 북돋게 합니다. 우리의 지난 선거들이 색깔만 다른 고양이를 뽑고 줄곧 고양이의 감언이설에 속아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아이가 ‘쥐 생각하는 고양이’에게 속지 않는 어른으로 자라기를 바라며 이 책의 고양이들이 발붙일 수 없는 세상을 일구어 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민주주의라는 놀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룰까요?>
민주주의는 쉽고 익숙한 듯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개념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놀이’에 비유하며 쉽게 이해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놀이들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라는 놀이에도 몇 가지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며 민주주의의 본질과 내용에 대해 알려줍니다. 정당을 이루는 법과 그들이 하는 일, 선거의 진행 방식 등에 대해 아이들 눈높이에서 단순하고도 쉽게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대표자들이 어떻게 나랏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해요. 그리고 한 사람이 모든 힘을 갖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해요. 왜냐하면 그럴듯한 말과 돈과 지키지 못할 약속들로 사람을 속이는 것은 쉬운 일이거든요”라며 나랏일의 운영에 대해 모든 사람의 참여와 노력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콜라주 기법의 완성도 높은 그림은 현대 미술관에 걸려 있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보는 것 같고 민주주의에 대해 정리한 글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내일의 방향성을 알려줍니다. 2016년 볼로냐 라가치 상 논픽션 대상작입니다.
리더의 조건 <곤충들의 대장 뽑기>
숲 속의 연못이 말라 가자 곤충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장을 뽑기로 합니다. 여왕벌, 귀뚜라미, 메뚜기, 장수풍뎅이 등이 차례로 나서서 자신들이 대장이 되어야 하는 까닭을 말합니다. 말라 버린 연못의 물을 채우기 위해 대책회의도 하지요. 곤충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내면서 길고 지루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사이 개미들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말보다도 실천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과연 곤충들의 대장은 누가 되었을까요?
대장을 뽑는 과정은 선거에 대한 이해를 돕고 각 후보 곤충들이 말하는 대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리더의 자격과 실천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데요. 대장 후보로 나선 곤충들의 공약과 곤충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대장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 보세요. 곤충들의 공약은 곤충의 특징과 관련이 있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모두를 위한 정치 제도 <울라네 마을 선거>
2019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에스테르 뒤플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불평등 문제를 개선하려면 관련 제도와 정책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오랫동안 세계 곳곳에서 연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주도할 수 있는 아이들을 위해 그림 작가 샤이엔 올리비에와 함께 교육, 의료, 노동, 여성, 복지 제도 등에 대하여 그림책을 만들었는데요. 이 책은 여성과 정치의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울라네 마을은 곧 촌장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울라 엄마가 촌장 역할을 잘 수행했음에도 울라 아빠가 울라 엄마를 대신해 촌장 역할을 했다고 오해를 하고 여성이 촌장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남자가 촌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과연 마을의 촌장으로 누가 당선될까요?
이 책은 사회 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와 그 제도의 중책을 맡는 촌장을 선발하는 과정을 통해 편견과 선입견을 벗어나 진정한 리더의 역할을 탐색하게 합니다. 공존과 상생에 기반 한 리더십과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연결성을 갖는 게 문제해결에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사각형, 삼각형, 동그라미 등으로 표현한 배경과 옷, 머리 모양은 재미를 더하고 원색의 풍부한 색감은 이야기를 경쾌하게 만듭니다. 인물의 피부색이나 머리색 표현은 인종이나 국가, 성별에 따른 편견을 배제하여 글 작가의 철학을 효과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오늘을 교훈 삼아 내일을 만들어 갈 사람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전달해 주는 것은 어른의 몫입니다. 더 나은 세상을 이루기 위한 조건을 생각하며 아이와 함께 민주주의와 선거에 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