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보 그림책의 조건과 활용 방법을 알아보아요
정보 그림책이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지식에 근거하여 만든 그림책입니다. 지식 그림책, 사실 그림책, 논픽션 그림책 등으로 지칭하기도 하는데요. 사실만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사실이 지닌 의미와 작가의 세계관을 담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야기 속에 정보를 담아 이야기책처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첫째, 전달하려는 정보가 사실이어야 합니다. 그림이나 사진도 사실에 바탕을 두고 표현되어야 합니다. 지식의 내용은 달라지기도 하므로 잘 살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행성을 소개하며 명왕성을 포함시켰다면 잘못된 지식을 담은 것이겠죠. 과거에는 명왕성이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으나 2006년에 행성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독자를 고려하여 어휘나 내용, 표현 방법 등 전달방식이 알맞아야 합니다. 자연을 다룬 그림책이라면 3~4세에는 사물과 동식물 등을 명명하거나 의인화한 그림책이 알맞고 4~5세 이상이라면 동식물의 먹이, 사는 곳, 습성 등을 알려주는 책이 적절합니다. 성교육 그림책이라면 아이의 성장에 맞춰서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다룬 그림책에서부터 2차 성징, 성추행, 성폭력에 대처하는 법을 다룬 그림책으로까지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전집을 구입할 때는 한꺼번에 다 사주기보다 그중 몇 권을 산 후 아이가 좋아하면 다른 것도 사주는 게 바람직합니다. 정보 그림책은 수, 물건, 생태, 인체 등 주제가 다양한데요. 전집류는 낱권으로도 구입이 가능하며 각 권의 그림이 내용에 따라 독창성 있게 표현한 책이 좋습니다.
넷째, 책에 반영된 작가의 시각이 바람직해야 합니다. 독자는 책의 내용이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믿기 쉬운데 엄밀하게 말하면 여러 사실 중에서 작가의 주관에 따라 선택하고 가공한 내용입니다. 정보의 가치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작가의 시각에 따라 같은 정보가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책의 성격뿐만 아니라 아이의 발달 수준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낯선 책이라면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 중요하고 친숙한 내용의 책이라면 내용을 예측하게 하거나 경험과 연관 짓게 하여 아이를 읽기에 더 끌어들이는 게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림책의 예를 들며 상호작용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설명하기 <나는>
어른이 아이에게 그림과 글에 대해 설명하거나 아이에게 설명을 하게 하는 활동입니다. 이때 어른의 설명하기가 길어지면 아이는 책 읽기가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책의 내용과 아이의 읽기 수준 등을 고려해 설명하기를 조절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놀이터에서는 즐거운 아이고 교실에서는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는 엄마지만 직장에서는 의사지요. 나는 한 사람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대답을 통해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하게 하고 “선생님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지” “이 사람은 집에서는 아빠인데 직장에서는 운전사야”처럼 직업과 역할을 설명하며 한 사람이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페이퍼 컷팅을 활용한 구성으로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그림책입니다.
둘째, 예측과 추론하기 <똥 이야기, 안 했어요!>
어른이 아이의 사고력을 촉진시키거나 인관 관계 등을 생각하도록 질문하는 전략입니다. “다음에 어떻게 됐을까?” “주인공의 기분은 어떨 것 같아?”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예측하기 쉽도록 이야기가 반복되는 내용의 책을 선택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기 생쥐는 똥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빠 생쥐와 함께 동물원에 가면서도 똥 상상을 계속하지요. 아기 생쥐의 반복적인 상상에 ‘다음 장면에서 또 똥 상상을 하겠구나’ 하는 예측이 가능한 그림책입니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똥의 쓰임에 대한 정보를 담았습니다.
이야기가 반복되는 구조는 아이에게 예측하며 읽는 즐거움과 예측이 맞았을 때의 성취감을 줍니다. 어른이 책을 읽어 주며 다음 장에 나올 내용과 관련하어 “요리사 똥은 어떤 모양일까?” “아기 생쥐가 다음에는 어떤 똥을 상상할까?”처럼 아이의 사고를 촉진시키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예측과 책의 내용을 비교하며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셋째, 활자 지식 알려주기 <길어도 너무 긴>
소리 내어 읽어주기, 손으로 짚으며 한 자 한 자 읽기, 따라 읽게 하기, 단어의 뜻을 알려주기 등이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활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데도 어른이 활자를 알려주려고 하면 아이에게 그림책 읽기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공부가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활자에 호기심을 보일 때 알려주세요.
코끼리 코가 길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숲에서 벌어진 소동은 귀엽고 그때마다 등장하는 동물들은 낮잠 자는 곰 한 마리, 책 읽는 호랑이 두 마리 등 동물의 이름과 숫자를 익히게 합니다.
뚝딱뚝딱, 움찔움찔 등 의성어는 글의 재미를 북돋습니다. 활자 지식에만 집중하면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놓칠 수 있으므로 이야기를 즐기며 활자지식을 익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넷째, 경험과 연결시키기 <몸몸몸, 나의 몸 너의 몸 다른 몸>
그림과 글에 대해 경험과 연관 짓기, 개념과 지식을 경험과 연결하여 알려주기 등이 있습니다. 이때 아이의 표현이나 경험을 수용하고 인정해 주는 표현, 수정할 내용은 정정하여 알려주기 등이 필요합니다.
어떤 몸이든 크기, 색, 장애, 젠더 등을 넘어 모두 소중한 몸입니다. ‘매끈하게 면도한 몸’은 여성에게 국한되지 않고 ‘팔다리의 무성한 털’ 역시 남성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몇몇 인물은 몸에 인슐린 펌프를 달고 있거나 배에 장루 주머니를 달고 있기도 합니다.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며 “얘는 ㅇㅇ처럼 보조개가 있네” “지난번에 휠체어를 탄 사람을 본 적이 있지? 다리가 아파서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의 도움을 받기도 해”처럼 아이의 경험과 연결하여 이야기 나눌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몸이지만 모두가 소중하기에 이해와 사랑으로 존중해 주어야 함을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다섯째, 목소리의 강약을 조절하며 읽어주기 <처음 읽는 건축의 역사>
책을 읽어줄 때는 이야기의 중요도에 따라 다르게 읽어주면 좋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조금 천천히 큰 소리로, 혹은 또박또박 읽어주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은 작은 소리로 읽어 주거나 때론 생략해도 됩니다. 새로운 정보가 나올 때 놀랍다는 감정을 담아 읽어 주면 아이는 더 흥미를 갖고 정보의 중요도를 판단하며 듣게 됩니다. 궁금해하는 부분이나 다음 내용이 중요한 경우 그 앞에서 잠시 멈추면 아이는 더 집중하며 듣게 됩니다.
이 책은 진흙과 짚에서부터 종이, 강철 등의 건축 재료가 어떻게 발전하는지, 건축과 건축가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방대한 내용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하고 그림을 통해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유아보다는 초등학생 이상의 독자가 읽기에 적합니다.
독립적인 읽기가 안 된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준다면 그림을 중심으로 관련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읽어줘도 괜찮습니다.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순서에 상관없이 궁금한 부분부터 읽어줘도 좋습니다.
정보그림책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개념을 단순하게 설명한 정보그림책으로 시작하여 차차 복잡한 내용을 담은 그림책을 선택하세요. 배경지식이 필요할 경우 직접 체험이나 박물관 등의 견학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